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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로열패밀리 7회, 한번에 두마리 토끼를 잡은 김인숙

by 뷰티살롱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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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MBC의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 7회에서는 JK클럽의 사장이 된 김인숙이 정가원의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야망을 드러내놓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존 기업 드라마가 남성중심의 이야기가 주였던 데 비해 <로열패밀리>는 여자들의 기업드라마같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공순호 회장(김영애)을 비롯해 첫째 며느리인 임윤서(전미선)와 둘째며느리인 김인숙(염정아)이자 K, 그리고 셋째 며느리인 양기정(서유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딸인 조현진(차예련)에 이르는 여인천하와도 같은 JK그룹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가장 최일선에서 악역다운 면모로 초반 시선을 잡아끌었던 공순호 회장은 김인숙을 며느리로 맞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름아닌 자신의 오랜 희망이었던 딜랑을 JK백화점에 입점시킨 공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성들의 왕성한 활동에 비해 남성들인 아들들의 모습은 비중이 작게 보여지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첫째인 조동진(안내상)과 막내인 조동민(김정학)의 경영에 관해서는 마치 엑스트라가 등장하는 듯해 보여 가히 여인천하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초반에 김인숙의 남편으로 등장했던 조동호(김영필)의 적지만 굵은 이미지가 남성 캐릭터의 전부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정가원 내의 여성중심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죠.

18년이라는 시간동안 억눌려 살아왔던 김인숙은 정치인이자 대선후보의 아내인 진숙향(오미희)을 통해서 JK클럽의 사장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일종에 그동안은 김인숙의 숨겨져 있던 인맥이 보여졌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던 모습이었죠. 그리고 JK클럽의 사장이 된 이후에 본격적으로 JK그룹을 다잡아 나가려는 움직임이 엿보였습니다. JK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정가원에 모여있는 가족들을 모두 손에 넣어야만 한다는 절대적인 미션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JK클럽의 사장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어머이자 정가원의 모든 원칙과 절차들을 다스리는 공순호 회장의 눈에 들어야만 합니다.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을 찍히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공순호 회장은 정가원 내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일 겁니다.

첫번째 희생자로는 딸인 조현진이었지만, 조현진은 김인숙의 계산된 움직임을 따르며 자신의 편으로 넘어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조현진을 우군으로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한지훈(지성)이 JK그룹으로 들어와서 손쉽게 해결된 것이라 보여지더군요. 한지훈이 말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그 사람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가원의 가족들은 김인숙이 JK클럽의 사장에 오른 것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었죠. 특히 첫째 며느리와 막내 며느리는 눈에 가시처럼 김인숙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첫째 며느리는 여전히 김인숙을 동서나 김인숙이 아닌 K로 부를 뿐이었고, 커피 심부름을 자연스레 유도하며 창피를 안겨주는 독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김인숙이 새롭게 타깃으로 정한 사람은 바로 임윤서인 첫째 며느리였습니다. 재벌가의 공주처럼 자라나 부러울 것이 없이 자랐던 임윤서는 아무것도 없이 정가원에 들어온 김인숙이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동서지간이지만 임윤서에게 김인숙은 일개 컨시어지나 다름없는 존재였었죠. JK클럽의 사장이 된 김인숙에게 임윤서는 '가련한 얼굴은 그만두고 김인숙 자신의 속에 도사리고 있는 더러운 것들, 탐욕과 증오를 보여주라'며 김인숙을 깨웠습니다. 가만히 있지말고 보여주라는 임윤서의 말에 김인숙이 반격을 가한 것이었습니다.

그 타깃은 오랜동안 공순호 회장의 염원이기도 했었던 딜랑의 백화점 입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딜랑은 임윤서의 집안인 구성백화점과 10년간의 장기계약을 코앞에 두고 있었고,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던 터였습니다. 김인숙은 임윤서를 무릎끓일 무기로 딜랑과의 계약파기와 JK백화점과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JK백화점과 딜랑이 계약하지 못하더라도 목적은 임윤서의 무릎을 꺾는 일이었습니다.

진숙향을 앞세운 지난 18년간을 정가원에서 숨어지내온 존재처럼 망각되어 간 김인숙의 모습이 1차 라운드였다면 임윤서와의 싸움은 김인숙의 인맥이 아닌 김인숙의 숨겨진 능력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치밀하게 짜여진 머리싸움이었는데, 임윤서가 자신들을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었죠. 진짜 정보를 흘리기는 했지만 공개되어지면 안되는 정보였던 것이었는데, 딜랑 회장의 아들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본가인 구성백화점으로 임윤서는 자신이 도청해서 얻어낸 정보를 얘기해 주었지만, 그 정보는 사실 딜랑 사장에게는 알려지지 않길 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김인숙의 계략으로 임윤서는 자신의 본가인 구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게 되었고, 딜랑의 최종 계약도 구성이 아닌 JK백화점으로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임윤서가 김인숙에게 말했던 보여달라고 한 질문에 아주 조금만 보여준 것이었죠. 딜랑의 입점계약이 체결됨으로써 김인숙은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격이었습니다.

애초에 김인숙은 딜랑과의 계약에는 별반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단지 임윤서의 무릎을 꺾는 데에는 목적을 두고 있었던 것이었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이용해 임윤서를 보기좋게 제압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딜랑과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김인숙은 임윤서라는 적을 없애버림과 동시에 공순호 회장으로부터도 가족으로 합류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습니다.

JK클럽의 사장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순호 회장에게 김인숙은 바지사장이나 다름없었죠. 언제고 문제가 생기면 김인숙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의 딸인 조현진을 앉힐 생각까지 했었던 공회장이었지만 딜랑과의 입점계약을 통해서 공순호 회장은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가족이 된다는 원칙으로 김인숙을 가족으로 인정했습니다. K가 아닌 정식 둘째 며느리로 말입니다.


첫째 며느리 임윤서와의 싸움은 가진자와 없는자의 싸움과도 같은 모습이었죠. 태어날 때부터 안락한 환경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재벌가의 딸이었던 임윤서는 구성그룹을 등에 지고 있는 공주였습니다. 약한 사람을 밟으며 살아온 반면, 김인숙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없는자였었죠.

딜랑과의 계약으로 화가 난 임윤서는 김인숙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가르쳐주려는 양 큰소리로 김인숙을 몰아세우지만 김인숙은 임윤서의 행동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조현진과 한지훈 그리고 자신이 서로 딜랑과의 입점계약을 따내기 위해서 대화했었던 내용들을 도청해 경쟁백화점인 구성의 동생에게 전해주려했던 내용이 담긴 녹음 메시지를 김인숙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간큰 임윤서라도 2중 스파이짓과도 같은 짓을 했다는 것이 공개된다면 공순호 회장에게 낙인찍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업계에서 매장된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인숙이 가지고 있는 녹취는 구성백화점과 JK그룹을 놓고 저울질한다는 명백한 증거이기 때문이죠. 보기좋게 임윤서와의 대결에서 판정승한 김인숙은 K가 아닌 '동서'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것처럼 임윤서의 무릎을 꺾는데 성공했습니다.

정가원 내의 가족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하나둘씩 정리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K라는 투명인간에서 '동서' '며느리'라는 호칭으로 거듭나게 됨으로써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모습이었습니다. 김인숙은 정가원에서의 경쟁자들을 하나둘씩 물리쳐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딸인 조현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버렸고, 첫째 며느리를 굴복시켜 놓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셋째 며느리는 사실상 경쟁상대가 되지는 못해 보이더군요.

그렇다면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그동안 정가원에서의 김인숙의 행동반경을 살펴보면, 다음 타깃이 어디로 향할지 엿보이기도 합니다. 정치인을 이용한 자신의 존재찾기에서 시작된 김인숙의 행보는 정가원 내의 다른 경쟁자들을 굴복시키는 데 있었습니다. 한가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이자 의혹은 정가원에 있는 남성들의 존재감입니다. 남편이었던 조동호는 사실 그룹을 승계하는 가장 유력한 후계자 1순위였었습니다. 하지만 조동호는 그룹 후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캐릭터였죠.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의 불편한 관계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었던 모습이 보여졌습니다.

변호사인 한지훈이나 집사인 엄기도(전노민)는 사실상 JK그룹의 경영권과는 무관한 사람들일 겁니다. 그렇다면 김인숙이 넘어야 할 산은 함축되어지겠죠. 사고로 인해서 죽음을 당했던 남편이자 JK그룹의 둘째였던 조동호, 그리고 여자관계로 구설수에 오른 첫째 조동진, 마지막으로 셋째아들인 조동민이 있습니다. 


JK전자의 사장이기도 한 조동진은 회장인 공순호 이전에 반드시 넘어야만 할 산으로 보여지더군요. 아내인 임윤서가 본가인 구성측과 자신의 집안인 JK를 오가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고있는 조동진은 김인숙의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넘어질 때 넘어져야 하고 업어질 때 업어져야만 한다는 식의 말을 건넸습니다.

어찌보면 여자관계로 궁지에 몰려있는 첫째아들이기는 하지만, 상황파악을 가장 잘 하는 인물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특히 메이드와의 불륜을 아내인 임윤서에게 들키지 않게 행동했던 것을 보면 용이주도함도 있는 캐릭터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정가원의 정식 가족으로 인정받게 된 김인숙이 본격적인 후계자경쟁 체제로 돌입한 모습이라 볼 수도 있겠더군요.

마지막으로 여전히 한가지의 미스테리는 김인숙의 남편인 조동호의 죽음이 아닌가 싶더군요. 개인적으로 김인숙을 악녀라 생각하는 것 또한 석연찮은 조동호의 죽음때문입니다. 사실상 정가원 내에서의 김인숙은 악녀는 분명 아닙니다. 억눌려 살아왔던 18년동안의 삶을 보상받기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도 있겠고, 자신의 아들인 병준(동호)을 위한 사투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막연한 상상일 수 있는데, 김인숙의 남편인 조동호의 죽음에 왠지모르게 김인숙이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치 양파껍질같이 한꺼풀 한꺼풀 본색이 드러나는 김인숙은 시시각각으로 이미지가 변하는 캐릭터입니다. 약한 모습이면서도 한없이 독한 사람으로 변모하기도 하죠. 드라마 초반에 보여지던 남편 조동호를 떠올려보면 묘하도록 미스테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JK그룹의 후계구도입니다. 가장 1순위였던 둘째였지만, 섬이나 지방으로 봉사의료를 떠나는 걸 더 즐겼던 아들이었습니다. 그룹을 경영하는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아들이었지만, 그룹내 이사진들은 모두가 첫째인 조동진보다는 조동호가 후계자에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죠. 그런데 문제는 아내인 김인숙과 어머니인 공순호 회장간의 불협화음이었죠. 자신의 아내를 무시하고 사람취급하지 않는 공회장를 떠나 조동호는 외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비행을 하게 되었었죠.

김인숙이 진짜 악녀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인숙을 최고의 악녀로 느끼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남편 조동호의 밝혀지지 않은 사고와 죽음때문이었죠. 단지 사고를 당해서 조동호가 죽었던 것이라면 김인숙이 악녀일 까닭도 없겠지만, 남편이 죽고나서 정가원내로 지훈을 끌어들이고, JK클럽의 사장자리까지 오르게 된 일련의 행보들을 통해서 보여진 김인숙은 변화무쌍한 변신의 귀재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마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연극과도 같은 김인숙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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