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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역전의여왕 25회, 황태희는 구용식에게 가혹해야만 했을까?

by 뷰티살롱 201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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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역전의여왕>에서 달달커플이던 구황커플이 완전히 결별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주었습니다. 결별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데, 그동안 동고동락하던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견제세력으로 이동하며 등을 돌린 듯한 모습이었다는 말이죠. 퀸즈의 한송이 상무(하유미)와 구용철(유태웅)에게 끊임없이 견제를 당하던 구용식(박시후) 본부장은 끝내 한송이 상무의 계략으로 한시직인 황태희 사원을 기획개발팀으로 보낼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져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황태희(김남주)를 지키고싶어하는 구용식이지만, 모든 것이 한송이 상무의 계략임을 간파한 황태희의 등돌림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죠.

황태희는 백여진(채정안)에게 황태희를 기획개발팀으로 이동시키려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깨달으라며 황태희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황태희와 백여진 두 사람의 관계는 늘상 황태희의 충고로 승리였던 모습이었죠. 그런데 도리어 백여진으로부터 충고를 듣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과거의 황태희라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종에 황태희 자신은 구용식과의 관계를 거리를 두면서 접근하고 있었지만, 실상 구용식과 자신의 관계에서 주위의 것들을 판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황태희는 구용식이라는 남자의 구애에 눈이 먼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죠.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있고, 백여진도 알고있는 단순한 한송이 상무의 계략조차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기획개발팀으로 불러들인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된 황태희는 자기 스스로 구용식을 떼어버리려 합니다. 손수 찾아온 한송이 상무에게 간 것이었죠. 구용식에게 '어리광이 지긋지긋하다'고 표현하면서까지 매몰차게 대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황태희의 구용식에 대한 아픈 사랑을 종지부찍은 것처럼 보여지는 모습이기도 할 듯 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면 황태희의 구용식에 대한 사랑보다 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해 보이더군요.


구용식은 황태희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돌적이기도 하고 로맨틱하기도 한 구용식의 구애는 어찌보면 어린아이같은 어리광같은 사랑같아 보였습니다. 자신에게 막대하는 황태희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갔던 것이 아니었었습니다. 독특한 개성탓에 구용식은 황태희에게 조금씩 신경이 쓰였던 것이었죠.

구용식은 어머니의 사랑이나 가족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죠. 형이라 생각하는 용철에게조차도 한번도 동생이었던 적이 없었죠. 그런 구용식은 특별기획팀을 만나게 되면서 황태희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사람의 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구용식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이죠. 재벌이라는 세상입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게 되면 먹고 먹히는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한송이 상무나 구용철 사장이 입을 벌리고 언제라도 덥석 잡아먹을 양육강식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용식 한사람의 무너짐은 개인의 패배가 아닌 팀의 위기나 다름없는 것이었죠. 즉 회사의 존패가 걸려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역전의여왕>에서 보여온 구용식은 로맨스가이의 환상세계의 모습은 있었지만, 회사라는 현실세계의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황태희와의 로맨스를 즐기기는 했었지만, 어디까지나 허상의 세계에 있었을 뿐이었죠. 소위 '내 사비로 회식을 하게 되었고. 내 사비로 기자재들을 샀다'라는 표현을 했었지만, 그 사비라는 것은 일종의 회사의 재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구용식은 회사라는 현실세계는 전혀 모르는 어린아이에 불과하죠.

헤르만헤세의 <데미안>이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죠. <새는 알에서 깨어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라고 말이죠. 구용식의 황태희에 대한 사랑은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소년의 사랑을 깨어 성인의 세계, 즉 현실로의 성장이 필요한 것이겠죠. 황태희는 어쩌면 그런 구용식의 성장을 누구보다 알고있기에 자신이 먼저 구용식을 뿌리쳐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특별기획팀 사람들은 구용식에게 바라는 것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구용식에게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버지 구호승(최정우) 회장도 가르쳐주질 않았습니다.


황태희가 돌아섬으로써 구용식은 가슴앓이, 사랑앓이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사랑이라는 세계에서 벗어나야만이 구용식은 성인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특히 구용식의 친모(유혜리)가 드디어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용식의 친모였는데, 30년동안 구용식을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엄마였죠.

용식에게 어머니라는 존재는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돌아서게 만드는 계기가 될 법해 보이더군요.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시절부터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게 구용식 본부장이죠.  황태희에게서는 일종의 엄마의 향취를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남들에게 잘해주는데, 유독 자신에게 못되게 구는 황태희에게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갔던 것은 아니었나 싶어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생각하지 마라'는 가족들의 말과는 달리 황태희는 끊임없이 구용식에게 반대되는 이견을 제시했었습니다. 그같은 것은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해주는 훈계와도 같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죠.


황태희는 한송이 상무의 계략을 깨닫고 구용식에게 일갈을 하면서 뒤돌아섰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뒤돌아선 황태희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만 하더군요.

<이제 제발 어린아이같은 투정은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요? 어리광을 부리기에는 구 본부장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황태희의 구용식이 아닌, 특별기획팀 전부를 위한 구용식 본부장님이 되어야 해요> 

라는 말을 던지는 듯한 모습이었죠.
결국 황태희가 구용식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린아이의 투정이 아니라 이제는 성인이 되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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