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프린세스 2회, 김태희의 망가짐으로 승승장구?

수목드라마의 판도가 오랜만에 뒤바뀌는 듯한 모습입니다. 2011년 새해들어 방송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드라마들이 방영되고 있는데, MBC에서는 송승헌과 김태희의 인기 톱스타를 내세운 <마이프린세스>를 선보였고, SBS에서는 법의학이라는 독특한 분야를 소재로 한 <싸인>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초반 두 드라마의 경쟁은 박빙이라는 말이 따로 없을 듯해 보이더군요. SBS의 <싸인>이라는 드라마는 메디컬 드라마라는 흥행불패의 장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연기파 배우들의 기용이 눈에 띄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박신양, 전광렬 등의 연기파 배우에 김아중이라는 인기 여배우까지 가세된 모습이기 때문이죠. 수목극에서는 MBC의 <마이프린세스>와 SBS의 <싸인>, 그리고 KBS2채널의 <프레지던트>라는 세개의 드라마가 2강1약 체제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더군요.

MBC의 <마이프린세스>는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공주라는 신분의 여자와 재벌3세의 남자가 엮어가고 있는 러브스토리라는 것은 쉽게 알수 있는데, 특히 여자 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인 박해영(송승헌)과 이설(김태희)의 코믹한 모습은 시청하면서 내내 웃음을 멈출수가 없던 모습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초반에 강세를 보일 것이지만 최근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크릿가든>의 코믹류의 드라마가 많은지라 점차 약세를 보인다는 얘기도 나오는 듯 보여지지만, <마이프린세스>의 인기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여지기만 합니다.

여타의 코믹드라마들이 성공을 하기도 했었지만, 때로는 코믹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시청률 저조를 보였던 드라마도 있었드랬습니다. 그중에서도 로맨틱 코믹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이라면 단연 <내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됩니다. 덕분에 김삼순역의 여배우 김선아는 코믹배우로써의 진가를 확인했던 작품이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모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성공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손예진과 이민호 주연의 <개인의취향>에서는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 손혜진이 여지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코믹함을 소화해 냈었지만,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었던 <신데렐라언니>나 <검사프린세스>에 밀리는 모습도 보였었습니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던 MBC 수목드라마 '개인의취향>


개인의 취향이라는 드라마가 선전하지 못한 데에는 동시간대에 방송되었던 타 방송사의 드라마들이 이슈가 많았었던 것도 있겠지요. 전혀 다른 모습의 이미지를 보이며 눈길을 끌기는 했었지만, 개인의취향이라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데는 부족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마이프린세스>라는 드라마에서의 김태희를 보노라면 아마도 <내이름은 김삼순>에서의 김선아나 혹은 <개인의취향>에서의 손예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2회에서 보였던 마스카라가 번진 김태희는 마치 김삼순에서의 화장실에서 헤어진 애인에 대해 울먹이던 모습이 엿보이기도 하더군요. 상황은 달랐지만 말이죠.

<마이프린세스> 2회에서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만나야 할 사람이 이설(김태희)이라는 사실에 놀라며 박해영(송승헌)은 펜션에서 하루를 지내게 되었죠. 그리고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샤워를 하던 중에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알몸으로 다급하게 거실로 뛰쳐나오게 되고, 그 과정을 이설이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당황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어필되는 것은 두 배우 모두가 연기자로써 코믹멜로의 달달한 모습은 생소한 모습이었다는 점이었을 겁니다.

대한민국의 여배우 중에서 예쁘다고 말하는 배우라 치면 아마도 김태희만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여배우는 없을 겁니다. 김태희의 출연작만을 보게 되더라도 코믹멜로보다는 무겁고 청순한 이미지 일색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었고, 남자배우인 송승헌 또한 마찬가지죠. 과거에 송승헌이 시트콤에 출연하기는 했었지만 정극이나 영화를 통틀어서 거친남자나 혹은 마초같은 캐릭터를 선보였던 배우에 속합니다. 두 남녀배우의 완전히 다른 유형의 캐릭터라는 점이 어쩌면 신선하고도 눈길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보여지더군요. 더욱이 두 배우의 호흡또한 드라마를 통해서 60여분이라는 시간동안 화보를 감상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아마도 <마이프린세스>는 김태희의 코믹스러운 새로운 모습이 가장 눈길을 끄는 모습이 아닐까 싶더군요. 예쁘고 청순한 이미지를 완전하게 벗어난 듯 보여지기 때문이었죠.

2회의 마지막 부분에서의 김태희의 망가지는 모습은 절정에 달하는 모습이었죠. 박해영의 집으로 함께 들어온 이설은 박해영과 스테이크를 먹다가 갑자기 찾아온 오윤주(박예진)의 방문에 부득이하게 게스트룸으로 황급히 몸을 숨기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죠. 스테이크를 급하게 먹었던 탓이었는지 갑작스레 뱃속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룸안에는 화장실이 없었던지라 이설은 다급하게 박해영에게 전화를 걸어 오윤주를 데리고 나가라고 속삭이고, 박해영은 마치 친구가 전화를 한 것인양 오윤주 앞에서 너스레를 떨면서 '성인이 되어으니 알아서 해결해야지'하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초가 시급해진 이설은 자신의 싸움(?)으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걸음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죠. 안나가면 명품백에 해결할 수도 있다는 엄포에 박해영은 오윤주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었죠. 그런데 나가려는 순간에 오윤주가 여자의 신발을 발견하게 되고, 난감해하던 박해영의 모습, 그리고 게스트 룸에서 엉덩이른 부여잡고 종종걸음으로 뛰쳐나오는 이설을 목격합니다.

오윤주를 사이에 놓고 이설과 박해영의 숨겨진 비밀얘기마냥 통화하던 모습들보다 이설의 종종걸음을 시청하면서 웃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속으로 한마디가 떠올랐습니다. '천하의 김태희가 저런 연기를 하다니' 하는 색다른 재미였었죠.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해서 만큼은 <마이프린세스>라는 드라마는 말 그대로 식상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작품이겠지만, 한류스타인 송승헌이나 여신이라 칭하는 김태희의 망가짐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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