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채널의 <도망자 플랜 B>를 시청하노라면 한가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양두희(송재호)가 진이(이나영)의 할아버지와 부모를 죽인 범인이었을까 하는 것이었죠. 과거에 진이 할아버지와 공범이었다면, 그리고 끝내 진이 할아버지가 욕심을 부려 양두희에게 금괴를 처분해 달라고 협박해서 부득이하게 죽이게 되었다면,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진이를 살려두었던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하는 것이었죠. 물론 진이가 과거에 알수없는 사람인 멜기덕이라는 인물에 의해 쫓기고 있고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에 양두희의 손길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면 이해가 가는 구석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진이가 의탁했던 곳은 다름아닌 양두희와 공조하던 카이(다니엘헤니)였었습니다. 카이의 품안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양두희로써 진이의 소재파악을 전혀 알아내지 못했으리란 것은 거의 임파서블일 겁니다.

나중에서야 카이는 진이를 헤치려 하는 인물이 다름아닌 양두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양두희에게 등을 보이며 목숨걸고 진이를 지켜내려 하고 있지만, 카이가 양회장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은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물론 카이는 재력가이고, 진이를 안전하게 지키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지만, 양회장의 정보망을 완전하게 차단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진이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왜였을까가 무척이나 궁금하게 느껴지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18회에서야 그 이유를 알수 있게 되는 듯 보여졌습니다. 양두희의 과거에 대해서 밝혀지게 되면 진이또한 자신의 할아버지의 비리를 밝혀야 하겠죠. 그럼에도 세상에 과거사를 알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양두희의 아들인 양영준(김응수)이 전면에 나서며 스토리가 급반전되고 있습니다. 깨끗한 정치인, 타협하지 않는 대선후보를 자처하며 속내를 알수없게 만들었었는데, 드디어 양영준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 것이었죠.

아버지인 양두희와 진이의 대화내용을 감청한 양영준은 자신의 아버지의 과거사에 대해서 그 죄값을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라며 대선 후보사퇴를 공언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아버지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며 진이와 지우(비)에게 무릎까지 끓었습니다. 카이의 부탁으로 진이의 목숨을 구명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며 '나는 깨끗한 정치인이며, 아버지의 일은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고, 아버지가 잘못했다면 자신은 후보에 나갈 수 없는 몸이라고 까지 했었습니다. 카이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어찌보면 말 그대로 '꼭 필요한 정치인'의 모습으로 비취지기도 했었죠. 잘못이 있다면 죄값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에게 죄를 물어야 한다는 공명정대한 룰을 스스로에게 적용시키고 있기 때문이었죠. 어떠한 뒷거리도 있을 수 없고, 타협또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던 양영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양영준의 실체는 아버지 양두희보다 더하면 더했던 전혀 덜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진이의 대화를 듣고 진이에게 독대를 요구하는 자리에서까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잘못에 대해서 천륜을 얘기하며 벌을 줄 수 없고, 그렇다고 덮어주자니 인륜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자신이 대선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모든 과거의 잘못을 공표하듯이 기자들을 불러 발표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이에게는 자신의 아버지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 백배 사죄하며 무릎을 끊어가며 용서를 바랬습니다.

아들로써 아버지의 잘못에 대해서 진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양영준의 모습은 진심에서 우러난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정말로 알고 있는 것처럼 정당하고 깨끗한 정치인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더군요. 자신이 후보사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똑같은 시간에 진이에게 과거 조선은행의 금괴사건에 대해서 같이 발표하도록 배려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를 건네며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말하죠. 완벽하게 짜여진 발표절차이자 속죄의 자리라고 여기기에 충분해 보이던 양영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이었습니다. 물론 <도망자플랜B>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양영준이 저렇게 깨끗할리가 없을텐데'하는 일말의 의심은 매회마다 있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러했으니까요. 아버지인 양회장과 카이, 다른 정치인들과 함께 있는 모습에서 양영준이라는 인물은 올곧게만 보였지만, 무언가 석연찮은 느낌은 남아있었죠.

진이와 지우에게 건냈던 발표회장의 장소는 다른 곳이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양영준은 자신의 대선출마의 진위와 선거전략을 공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진이와 지우는 괴한들에게 둘러싸인 텅비어있는 회견장으로 간 것이었죠. 양영준에 의해 지시된 것이었습니다. 진이가 가지고 있던 금괴를 손에 넣고 자신을 압박하던 진이를 처리할수 있는 일거양득의 노림수였습니다.

양의 탈을 쓰고 늑대의 이빨을 드러낸다는 말이 새삼스레 떠오르던 양영준의 변신이었습니다. 감추어져 있던 악마본색이 드러난 순간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양영준의 수에 의해 위기에 몰린 지우와 진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그보다 그동안 진이가 무사하게 될 수 있었던 것도 이해되던 순간이었습니다. 진이는 양두희의 손길에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했었지만, 여전히 목숨은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카이의 보살핌이 아니라, 어쩌면 그것은 양회장의 더 큰 욕심인 대한민국에서의 카지노와 건설사업에 눈을 쏠려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진이의 생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에 비해 양두희가 아닌 양영준의 과거를 생각해 보았드랬습니다. 자신은 일선에 나서서 어떠한 살인이나 살인교사를 내렸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오로지 정치인으로써의 길을 걷고 있었을 겁니다. 양영준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다면, 양영준이 나서기 이전에 자신의 아버지인 양두희가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처리하고 있었겠지요. 결국 자신이 한일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고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길을 걸을 수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지우에게 수사를 의뢰하고 양두희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양영준으로써는 어두운 면에서 일을 최종적으로 처리해주던 사람인 자신의 아버지 양두희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정체가 밝혀진 킬러는 더이상의 쓸모가 없는 논리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였지만 동시에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걸림돌을 치워낼 수 있는 해결사로써 양두희는 존재했던 것이었을 겁니다. 양영준 자신이 직접 말을 하지 않더라도 아버지로써 양두희는 아들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없애고 있었던 것이었겠죠. 그것도 전혀 양두희라는 인물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깨끗하게 처리되었으니 더할나위없는 후원자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해결사나 다름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말을 하지 않았지만, 과거 진이의 할아버지나 부모까지 살해하게 만들었던 배후 조종자는 다름아닌 양두희가 아닌 양영준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이에게 덜미가 잡혀 급기야는 자신의 정치생명까지도 위태롭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진이라는 인물조차도 알지 못하던 양영준이었는데, 아버지의 실수로 인해 아버지뿐만 아니라 자신까지도 파멸하게 된 상황을 맞게 된 것이었죠. 가면뒤에 감추어진 얼굴이 드러나게 된 것 격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 양영준의 악마본색이었죠. 자신의 정치야욕을 위해서 이제는 관련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처리하고자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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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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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02 18: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느정도 예상을 했지만... 충격적이였던 ㅠ.ㅠ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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