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혹은 '말많은 드라마이거나 아니면 말하기 싫은 드라마거나'라는 말이 생각나기만 합니다. KBS2 채널의 수목드라마인 <도망자 플랜 B>가 종영을 했지만, 드라마의 이해되지 않는 결말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아지는가 봅니다. 다름아닌 <도망자 플랜B>에서 여형사로 등장했었던 윤형사인 소란의 죽음이 그것입니다.

종영을 앞두기 이전부터 윤소란(윤진서)의 죽음은 이미 공개되기도 했었던 바가 있었습니다.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는 점도 그러했었고, 죽음을 암시한다는 글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극중에서 윤소란은 같은 동료형사인 도수(이정진)을 좋아하는 여형사입니다. 도수의 말이라면 누구의 말이라도 듣지 않는 여형사였지만 도수는 경찰이라는 신분에 어긋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던 열혈형사였었죠. 하다못해 윤소란을 좋아하는 마음보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더 많았었고, 사랑하는 여자보다는 범인잡는 일에 더 신경을 쓰던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도수가 변해버린 것은 경찰국장이 다름아닌 양두희(송재호) 회장의 하수인이라는 사실로 인해 경찰을 뛰쳐나가서 금괴를 가지고 필리핀으로 출국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천생 경찰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떠오르는 인물이 도수였습니다. 필리핀까지 날아가 무단결근을 하게 된 윤소란은 결국 지방으로 발령을 받게 되지만, 경찰을 포기하면서까지 도수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아니더라도 도수는 용감한 시민이라도 된 듯이 양두희 회장의 행적을 조사하고 양영준(김응수)에게 결정적인 증거가 될 음성을 녹음하기에 이르게 되죠. 양영준은 도수의 녹음기를 빼앗기 위해서 부하들을 시켜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그 와중에 윤소란은 도수에게 겨누어진  칼을 막기위해 스스로 칼에 맞게 되었습니다.....


도수를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희생시켰던 윤소란의 죽음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죽음에 대한 숙연함과 비장미?
그런데 윤소란의 죽음을 보면서 오히려 비장미나 숙연함보다는 분노스러움이 먼저 생겨나더군요. 왜 그들을 죽음이라는 운명으로 갈라놓아야만 했을까 하는 점 때문이었죠.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혹되거나 감정이입을 하면서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애써 최종회까지 본방사수까지 하면서까지 보아온 시청자의 1인으로써 윤소란의 죽음은 좀처럼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기만 하던 장면이었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슬픔을 연출하기 위해서? 였다면 너무도 B급 이하의 상황설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왜?
왜?
드라마상에서 도수와 윤소란의 사랑은 주인공인 진이(이나영)와 지우(비)의 사랑과 비교되면서까지 눈길이 가던 커플이었습니다. 진이-지우 커플이 코믹멜로 커플이었다면, 도수-윤소란의 사랑은 자꾸만 눈길이 가게끔 하는 귀엽고 앙증스러운 커플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최종회에서 뜸끔없이 죽음이라는 설정으로 두 사람을 갈라놓게 된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싶었습니다.

여기에 한가지가 떠오르더군요.
바로 경찰이었다가 일반인이 되어버린 도수였습니다. 철저하게 원리원칙이 몸에 배인 도수는 자신이 잡아야 할 범인에 진짜 범인인지 아니면 누명을 쓴 범인인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에게 내려진 의무만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캐빈을 죽였다는 지우를 잡기위해 동남아를 누비면서도 정착 지우가 진범일까? 라는 의문은 생각지 않았었죠. 그렇지만 도수의 올곧은 경찰이라는 신분은 비리와 정경유착이라는 고리에 의해서 철저하게 짖밟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수는 용감한 시민이 되어 양영준과 양두희의 뒤를 캐게 됩니다. 이를테면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던 도수라는 인물이 바뀌어지는 모습을 소란의 죽음으로 반전시켰다(?)라고 이해할 수 있었을 거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란의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럽기만 해 보였습니다. 반드시 죽여야만 드라마가 되었을까 하는 야속함마저 들더군요. 소란의 죽음으로 도수와 팀원들은 복직이 되고, 국장은 양두희의 수하였던 황미진(윤손하)의 청탁을 받았던 것이 드러나게 되어 조사를 받게 되지만 역시나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도수의 복직과 함께 지방으로 발령받았던 팀원들이 다시 합류하게 되는 과정을 잇기 위한 결정적인 도구로 윤소란의 죽음이 그려졌다면 소란의 죽음이 무의미하게 보여지지는 않아 보이기도 할 법한데, 정작 드라마의 최종회에서 윤소란의 죽음 아무런 연관성도 보여주지 못한 단지 허무적인 죽음이었습니다.



한가지 윤소란의 죽음으로 인해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수의 신분인 경찰이라는 직업을 떠올려보았죠. 비리로 얼룩져 있는 국장이 절대악에 물들어있는 비리경찰이었다면, 도수는 아직까지 비리에 물들어져있는 경찰이 아닌 강직한 경찰이었습니다. 강직한 경찰은 외롭고 힘든 직업이다 혹은 경찰이라는 신분은 누가 알아주지 않는 쓸쓸한 직업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요? 사랑이라는 것은 가진 자들이 누리는 호화스러움에 지나지 않을 뿐 경찰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호사입니다 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나 싶기만 하더군요. 윤소란의 죽음이후 경찰에 복직한 도수는 경찰로써 양두희의 수하들을 모두 검거해나갑니다.

경찰이란 직업을 가진 도수와는 달리 드라마에서 살인과 음모의 중심에 서 있던 커플들은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며 종영을 했습니다. 카이(다니엘헤니)와 소피(김수현)는 자유롭게 살라며 깊은 여운을 남겼던 반면 진이와 지우는 자신들의 사랑을 이어나갔죠. 드라마에서 죽음이라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비극적인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비장미를 안겨다주는 장면이지만 <도망자 플랜 B>의 윤소란의 죽음은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해주었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더군요. 어쩌면 최악의 죽음이란 오명은 남지 않을까 싶어 보이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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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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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마디로 의미 있는 죽음은 아닌.. 그런 느낌이 드는군요..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동으로...
    의미가 없는 연출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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