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모르는 영화팬은 없을 겁니다. 90년대 개봉되어 인기를 모았던 서편제를 통해서 주연배우였던 배우 오정혜는 스타덤에 올랐던 영화이기도 했었지만, 판소리라는 소리의 세계를 영상이라는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었던 영화이기도 했었죠. 당시 영화에 출연했었던 유봉역의 김명곤, 송화의 동생인 동호 역으로 등장했었던 배우 김규철씨의 풋풋한 모습도 아련하기만 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졌던 서편제가 뮤지컬로 재탄생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고 있답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떠올려보면 판소리라는 장르를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판소리의 한이 서려있는 소리를 뮤지컬화되었다는 점은 앞서서 생각해기엔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음악과 춤으로 이루어져 있는 뮤지컬의 음악적 색감과 판소리라는 색감이 전달하는 세계는 사뭇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죠.

지난 금요일에 두산아트센터를 찾아 <뮤지컬 서편제>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감동스러움을 뮤지컬에서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관람전부터 몹시 기대되기만 했었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로 내려가는 복도에는 밟는 피아노 건반이 멋드러지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관객들이 한번쯤은 밟으며 지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두산아트센터를 찾았던지라 아무것도 모르고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 건반들을 밟았다가 깜짝 놀랐지 뭡니까. 밟을 때마다 소리가 다른 소리가 나는 피아노건반이었는데, 설마 음이 나오리라곤 생각지 못했었거든요^^

<뮤지컬 서편제> 공연은 평일 1회 공연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8시 공연이고 주말에는 2회공연이 진행됩니다. 혹시 공연에 관심있는 분들은 홈페이지(http://www.seopyeonje.com/)에서 미리 공연시간과 날짜를 확인하시는 게 좋을 듯 싶어요

영화 <서편제>를 관람했던 분들이라면 굳이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싶네요. 대체적으로 영화가 보여지던 내용과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는 보여지는 것, 그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겠죠. 영화 서편제에서는 여자 주인공인 송화와 송화를 소리꾼으로 키우고자 했던 아버지 유봉이라는 인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모습이었지만,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영화와는 다른 모습으로 전달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24일 공연에서는 송화역에 민은경씨와 유봉역에 홍경수, 그리고 동호역의 임태경씨가 출연배우로 등장했었습니다.

영화와는 다른 느낌

뮤지컬 서편제는 영화와 같은 소리, 한국적인 한의 모습을 담아낸 판소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소리하면 생각나는 것이 신명나는 아리랑이을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심청가나 적벽가, 춘향가와 같은 긴 곡조의 판소리도 있죠(판소리에 대한 구분에 대해선 잘 아는 바가 없어서 이정도까지만~~). 그리고 이들 판소리들은 시간적으로 길다는 게 특징이어서 완창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또한 서편제의 소리들은 한이 서려있는 듯한 느낌의 슬픔이 묻어나는 게 대부분인지라 듣는 사람도 알게모르게 슬퍼지게 만드는 소리들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일종의 노래와 춤이 어우러져 있는 장르다 보니 북의 장단을 가지고 소리만으로 감정을 소화해내는 소리의 세계를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해 줄까 처음에는 의문이 들기만 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의 시작은 여느 뮤지컬과 다를바가 없는 노래로 시작되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뮤지컬 서편제>의 노래들은 모두 서정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발라드 계열의 노래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송화가 가지게 될 소리에 담겨있는 한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아버지인 유봉이 지니고 있는 열등적인 감정과 소리에 대한 집념,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소리에 대한 원망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도 누이에 대한 간절함을 담고 있는 동호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발라드라는 장르가 어쩌보면 가장 적절한 음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서정적인 음악이 버무려져 있는 <뮤지컬 서편제>를 관람하고 있노라면 공연이 시작되고 끝날때까지 가슴 뭉클함이 배어나오게 만들더군요. 소리꾼으로 키우려했던 아버지 유봉과 그런 아버지의 소리에 대한 집념이 결국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고 믿게 된 동호는 끝내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영화와는 달리 <뮤지컬서편제>에서는 아들 동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릴적 함께 자랐던 누이 송화에 대한 기억과 커가면서 소리꾼으로 자신들을 키워나가려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있죠.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버지 유봉에 대한 집념이 추가된 것도 하나의 볼거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리에 대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공연이었습니다. 특히 판소리라는 장르가 한국적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대중가요와 달리 판소리는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호를 통해서 보여지는 음악적 세계는 두 세계 즉 판소리와 대중가요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었죠.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동호는 소리꾼 유봉과 송화곁을 떠나 클럽의 락커가 되기도 하지만, 끝내 누이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뮤지컬이 시작되면서 불리워지는 슬로우 발라드 풍의 노래는 어쩌면 <뮤지컬 서편제>에서 보여주고 있는 판소리의 전부가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길에서 소리를 만나고 길에서 소리를 얻는 내용의 노래였는데, 무척이나 서정적인 가락이기도 했어요.

특히 송화의 인생이나 아버지 유봉은 소리를 얻기 위해서 오랜시간 방랑의 시간을 보냅니다. 자신안에 응어리진 한을 통해야만 소리가 완성된다던 유봉은 송화의 눈을 멀게 만들게 되고, 누이를 찾아나서게 된 동호는 장님이 된 누이인 송화와 재회하게 되죠. 영화의 큰 줄거리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 <뮤지컬 서편제>는 현대적 장르인 뮤지컬을 통해서 판소리가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송화 역의 민은경씨에 대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에서도 판소리가 여럿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대중가요와는 달리 판소리는 고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가요에서나 듣게 되는 락의 음율을 판소리에서는 쉽게 볼 수 있고, 특히 그 음색 자체는 락의 음색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과연 판소리의 고음법을 소화해낼지는 한마디로 의문스런 부분이기도 할 듯 합니다.

24일의 공연에서는 송화역에 민은경씨가 출연했는데, 특히 뮤지컬이 아닌 판소리 부분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가히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곡들보다는 한층 길고 높은 고음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통 판소리를 듣는듯한 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국악을 전공했다는 기사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더군요.




영화 <서편제>와는 달리가 <뮤지컬 서편제>는 분명 감동을 관객에게 전해주었던 모습이었어요. 뮤지컬이 지니고 있는 발라드와 락의 소리, 그리고 전통 판소리의 세계가 한꺼번에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많이 들더군요. 알다시피 <뮤지컬 서편제>는 서로 다른 배우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공연이기 때문이죠.

송화역으로는 민은경 외에도 이자람과 차지연이 출연하고 있으며, 동호 역에도 임태경 외에 김태훈씨가 따로 등장합니다. 또한 유봉역에는 JK김동욱을 비롯해 서범석씨가 준비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동호모역으로도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등장합니다. 뮤지컬은 같은 배우라 하더라도 공연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색을 안고 있는데 주인공역에 다른 출연배우들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지게 되는 것이겠죠. 그래서인지 다른 출연배우들의 공연은 어떨지 더욱 간절하게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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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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