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최철호의 조기하차의 위기 해결사가 혹시 차천수?

인기 사극 드라마인 MBC의 <동이>에 때아닌 된서리가 내린 듯한 모습입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폭행사건에 연류되어 있는 배우 최철호의 사건때문이죠. 오늘 하루 인터넷 기사들을 들여다보니 인기드라마인 <동이>에 대한 기사보다 오히려 배우 최철호에 대한 기사들로 넘쳐날 정도였습니다. 드라마의 인기만큼이나 어쩌면 배우 최철호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 <동이>에서 배우 최철호의 배역은 오윤이라는 한성부 서윤의 신분으로 승차한 이후 계속적으로 동이의 행방을 쫓던 캐릭터였습니다. 드라마 초기 검계의 수장인 동이의 아버지인 최효원(천호진)과도 연이 닿아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남인의 음모로 인해 검계가 와해되었으니 말입니다. 특히 오윤이라는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리 비중있게 등장했던 인물은 아니더라도 동이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악연을 쌓아가고 있는 캐릭터인 것만은 확실한 캐릭터입니다. 예를 들자면 동이에게 뒤를 받쳐주는 믿을만한 조력자인 서용기(정진영)가 있다면 장옥정에게는 서윤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서용기와 동이가 밀접하게 서로간에 왕래를 하고 있는 사이인 반면에 서윤과 장옥정(이소연) 간은 긴밀하게 교류가 있었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일종에 남인세력의 행동대장격으로 서윤이라는 캐릭터가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었죠.

폭행사건으로 인해 <동이>의 이야기는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제작진에서도 배우 최철호의 뜻을 받아들여 조기하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가 관건이 되는 셈이겠지요. 문제는 어떻게 오윤이라는 캐릭터를 드라마상에서 하차 시킬 것인가 하는 점일 듯 보여집니다. 드라마 <동이>에서 주인공 동이의 신분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는 인물이 있다면 중전인 장옥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오윤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신분의 비밀에 대해서 한발짝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 지난 33회차에서 보여졌었죠. 동이의 과거에 대해서 의혹을 품고 있는 오윤의 존재는 사실상 동이에게 치명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을 듯 보여집니다. 그렇다고 한참 긴장감을 높여놓고 있던 동이의 신분과 과거사 폭로에 대해 기대치를 높여놓은 상태에서 캐릭터 자체를 순식간에 하차시킬 수는 없을 듯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배역이 하나 있어 보입니다. 바로 동이를 지켜주는 차천수(배수빈)죠. 동이의 과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조사하는 오윤의 집요함에 일순간 동이의 과거가 밝혀지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그러한 위기를 차천수가 사전에 차단시키는 방법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 보이네요. 동이의 부탁으로 의주에서 신운택(김동윤)을 빼내고 돌아온 천수와 서용기(정진영)는 그간 자신들이 없는 사이에 동이가 어려움에 처해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천수에게 동이는 누이동생같은 존재를 넘어서 마음에 묻어두고 있는 여인이었죠. 그런 여인을 지켜주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캐릭터입니다.

동이의 신분이 어떻게 천하에 공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윤의 뒷조사로 인해서 동이는 또한번 어려움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어 보입니다. 차천수라는 캐릭터는 사실상 드라마 <동이>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이 드는 캐릭터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동이와의 로맨스도 지지부진으로 끝이 났었고, 장옥정의 오라비인 장희재(김유석)와의 관계나 대결에서도 이렇다할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죠. 단지 동이가 어려울 때 나타나는 영원한 수호천사 같은 역할이나 무술의 고수 정도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장희재와의 대립각을 지켜주는 이는 차천수가 아닌 서용기 이기 때문이죠.

 
절대 권력을 지닌 숙종(지진희)으로 인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해야만 하는 차천수였습니다. 비록 자신이 좋아하고 어릴적에는 신랑각시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나누었었고, 또 그것이 진실이었다 하더라도 동이는 현재 숙종에게 마음이 가 있는 상태입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믿고 따르는 오라비의 모습 그 이상이 아님을 천수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승은상궁이 된 동이를 곁에서 지켜주는 데에만 만족하며 자신의 숙명으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동이에게 위기가 찾아온다면 천수는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면 지켜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시기가 오윤의 집요한 뒷조사로 인해 동이의 신분이 과거 검계수장의 여식임이 밝혀질 것이 초읽기에 들어가게 될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윤을 죽임으로써 사실을 은폐시킬 수 있는 살수가 되는 것이지요. 그 죄를 혼자서 짊어지게 되는 비운의 캐릭터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최철호의 조기하차로 인한 또 하나의 딜레마는 다름아닌 평양기생 설희(김혜진)일 듯 합니다. 어쩌면 말 그대로 당초 계획했던 오윤과의 러브라인를 맺게 되는 캐릭터였었는데, 최철호의 조기하차라는 점에서는 최대 피해자일 수밖에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설희의 재등장(아마도 초반 드라마에 등장했다 20회 가량 지나서야 다시 등장한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이 있었을 당시에 오윤과의 러브라인보다는 왠지 차천수와의 러브라인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보였습니다. <친구의 여자를 사랑했네>라는 어느 노래가사처럼 차천수는 동이의 친오라비인 동주(정성운)와 친구사이였습니다. 설희는 다름아닌 동주를 사랑했던 연인사이였었죠. 어쩌면 동주와의 관계를 알고 있던 천수를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의 관계가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 기대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형성도 이루어지지 않던 것이 아쉽기만 했었습니다. 설희와의 러브라인을 차천수와 이어진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아보이기도 하죠. 동이를 지켜주는 차천수와 동이의 오빠를 사랑했었던, 그리고 승은상궁이 된 동이에게 적잖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 설희이니까요.

동이의 뒤를 쫓는 오윤은 사실상 동이와는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인물입니다. 남인의 행동대장격으로 동이의 친오빠인 동주의 죽음과도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오윤과 동주의 연인이었던 설희와의 러브라인은 한편으로는 오윤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재미를 시청자에게 줄 수도 있겠지만, 어색함이 있기는 마찬가지일 듯 해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가상에 불과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배우 최철호의 폭행사건으로 인해 <동이> 출연진이나 구성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요. 그렇다고 어이없이 하차시킴으로써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오윤이라는 캐릭터를 갑작스레 하차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예상이지만 동이의 과거를 극적으로 알게 되고 그 사실을 남인이나 중전인 장옥정에게 알리려하는 순간에서 차천수에 의해서 입막음하는 시나리오가 생겨난다면, 그동안 무술고수로만 비춰지기만 하던 차천수의 존재감도 새롭게 생겨나지 않을까 싶어 보입니다. 이후에도 차천수는 오윤을 죽인 죄의식과 비밀을 혼자서 안고 가야 하기에 어쩌면 존재감도 그만큼 커지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사진 = MBC 드라마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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