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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동이-숙종과의 첫 합방보다 웃겼던 상선영감

by 뷰티살롱 2010.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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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인 MBC의 사극드라마인 <동이>에서 그토록 고대했던 동이와 숙종과의 첫 합방이 이루어졌습니다. 그것도 비오는 날 허름하기 짝이없는 주막에서 말이지요. 장악원 여비에서 시작된 동이(한효주)는 어려운 시련을 맞으면서 감찰궁녀가 되었지요. 그리고 숙종과의 인연을 맺고 궁중생활을 해 나갔습니다. 처음부터 숙종이 나라의 왕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동이와의 인연은 처음에는 단지 판관나리 정도로 인식했었습니다. 그렇기에 무례함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었고, 그러한 숙종과의 몰래데이트는 드라마 <동이>를 보는 하나의 재미로 자리해 나갔습니다.

동이가 감찰궁녀가 된 이후 청국사신단이 조선을 방문하게 되고 뜻하지 않은 사건에 연류되어 동이는 판관나리로 알고있던 숙종(지진희)이 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는 어찌생각해보면 달콤한 연인들이 보내는 모습과는 달리 한마디로 유쾌발랄한 트랜드로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길들여질 것 같지 않은 동이는 숙종을 어느샌가 마음에 두고 있게 되었지만 그 결실이 언제 될지는 의문스럽기만 보였죠. 사실상 남인들의 견제로 궁에 들어오게 되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동이가 어떻게 궁으로 재환궁을 하게 될지도 문제였습니다. 서슬퍼런 중전 장옥정(이소연)과 포도대장인 장희재(김유석)이 눈을 부릅뜨고 동이의 행방을 찾아헤매고 있는 와중에 당당하게 두발로 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할 듯이 보이기도 했었기 때문이죠.

동이의 안위가 걱정된 숙종은 동이의 신분을 높이 격상시켜 남인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에 이르렀죠. 그것이 다름아닌 승은상궁의 어명을 내린 것입니다. 따지고보면 장옥정이 처음 궁으로 들어왔던 신분도 다름아닌 승은상궁의 신분이었습니다. 빈의 첩지를 받지 못하던 장옥정에게 최대의 걸림돌은 명성대비(박정수)였다 할 수 있습니다. 남인을 통해 조정을 안정시키려했던 숙종과 뜻을 달리했던 명성대비는 남인을 견제했었고, 남인의 세력이었던 장옥정에게 빈의 첩지를 내리는 것을 극구 반대했었죠.

결국 장옥정의 계략으로 중전 인현왕후(박하선)은 폐서인이 되고 명성대비는 죽음을 맞게 된 결과를 보이고 말았지만, 그러한 과정에 의혹을 찾아낸 것이 다름아닌 동이였습니다. 폐서인된 중전의 무고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진 동이와 동이를 죽여야만 하는 장옥정과 장희재의 관계는 그렇게 악연으로 묶여있었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숙종의 명으로 승은상궁이 된 동이를 남인들이 쉽게 다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승은상궁의 신분은 사실상 왕의 여자가 된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사실상 궁의 모든 여자들이 왕의 여자일 수 있어 보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동이가 승은상궁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상 숙종과의 초야를 치르지 않은 상태였죠. 승은상궁이 된 처지가 되었다면 당연지사 숙종과의 초야는 언제가 될지가 관심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 궁금증이 계속되던 가운데, 드디어 숙종과 동이가 합궁을 하게 되었습니다(18세 관람가라 입맞춤으로 끝났지만 말이죠^^) 그것도 화려한 궁궐이 아닌 초라한 주막집에서 비를 피하다 한마디로 한방에 넘어가 버린 형국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숙종과 동이의 알콩달콩한 합궁보다 배꼽잡게 만든 사람은 어쩌면 왕을 수행하던 상선영감(정선일)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얼마 등장하지도 않은 듯 보여지는 캐릭터인 상선은 왕의 최측근으로 등장하며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를 든든하게 지켜주던 지원군이었죠. 동이와 숙종을 이어준 일종의 사랑의 메신저같은 존재였다는 것이죠.


드라마 <동이>에서 왕인 숙종과 동이와의 관계는 어찌보면 미적지근한 관계가 지속되는 듯해 보였습니다. 가까운 듯 보여졌지만 남녀의 관계가 아닌 차천수(배수빈)와 동이의 관계처럼 어찌보면 오누이같은 관계가 계속되는 듯해 보였습니다. 숙종에게 동이는 마냥 지켜주고픈 존재로만 보여졌죠. 한마디로 진도를 나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절실해 보였다는 것이죠. 그런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물이 어쩌면 상선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동이를 남인들에게서 지켜주고 싶었던 숙종은 동이를 여인으로 안으려 생각지는 못하고 있었던 모양으로만 보였습니다. 그런 숙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이가 상선이었습니다. 정각이 완성되면 초야를 치룰 것인지를 물어보는 상선의 말에 당황하는 숙종의 모습이나, 그 전에도 남몰래 조용히 동이를 데려오라는 말에 상선은 <어느 침소로 모셔올까요>라는 발언으로 숙종을 당황하게 만들었었죠.


<어허참 이사람이~~>라며 손사례까지는 아니더라도 숙종은 상선이 가끔 내뱉은 말에 당혹감을 비쳤지만, 사실 싫지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해야 할지, 숙종과 동이의 첫날밤이 이루어지게 되었죠. 주막에서의 말입니다. 두사람의 오그라들던 키스씬을 뒤로 하고, 배꼽잡게 만들었던 상선영감의 한마디는 정말로 압권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허어 참 첫날밤이 주막이라니..... 오늘 환궁은 어려울 듯하니 주위경계를 단단히 하도록 하게>


상선의 허탈해하던 말한마디가 왜 그리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었을까요?
그동안 상선은 숙종에게 동이에 대해서 오해섞인 언사를 했었습니다. 숙종에게 어느 침소로 데리고 올지, 합궁날짜를 언제 잡을지 등으로 말이죠. 그럴 때마다 숙종은 상선의 말에 도리어 당황스러워하며 자신의 속마음이 전혀 아님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상선또한 뒤로 물러나지 않았었죠. 지극히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 보입니다.
<니도 그런 마음이잖아. 그냥 솔직하게 얘기해봐. 왕이 먼 대수래? 그냥 마음가는데로 하면되지>
뭐 그런모습 아니었을까요?

상선의 말에 화를 내던 숙종의 언사와는 달리 허름하기 짝이없는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동이와 숙종의 합궁은 상선에게 한마디로 예견했지만, 그것이 이렇게 허름한 주막이라니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었겠지요. 화려한 궁중에서 비단금침을 둘러치고 첫날밤을 했던 것을 상상했었는데, 의도치 않았던 둘의 관계를 보면서 허탈하기 이루 말할 수없었을 듯해 보였습니다. 숙종과 동이의 키스씬만큼이나 상선영감의 재치있었던 연애메신저가 결실을 맺은 모습이었지만, 그 결실의 맺어준 상선영감의 허탈스러워하던 모습은 너무나도 웃겼던 모습이었습니다. < 사진 = MBC (동이)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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