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드라마리뷰

신데렐라언니, 효선의 맨발 추격전-납량물 보는듯 했다

by 뷰티살롱 2010. 5. 20.
반응형

KBS2의 수목 인기드라마인 <신데렐라언니>는 여느 드라마보다 감정선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드라마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 의해서 사건을 만들어가는 드라마와는 달리 <신데렐라언니>는 사람들간의 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심리를 중시하는 듯해 보인다는 얘기죠. 어떻게 보면 마치 한편의 심리스릴러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게 드라마 <신언니>의 모습입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사람들과의 단절을 끊임없이 학습처럼 받아들였던 은조(문근영)는 자신만의 성에 스스로를 가두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던 소위 독한 계집아이였습니다. 그런 은조의 마음을 열게 해준 사람이 대성참도가의 구대성(김갑수) 사장이었죠. 의붓아버지로 친아빠 이상의 사랑을 끊임없이 은조에게 보여주며 바람막이가 되어준 구대성에 의해서 은조는 변화되었죠. 세상에 대한, 사람들에 대한 첫 걸음을 대성참도가에 들어오고 기훈(천정명)에게서 온정을 느꼈지만, 그 온기에 불을 지핀 이는 구대성 사장이었습니다.

그렇게 은조는 점차, 대성참도가라는 사랑과 정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세상에서 자라난 효선(서우)처럼 따뜻함과 밝음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밝음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독한 계집아이 은조가 착하디착한 여인으로 성장해나가는 반면에 사랑과 온정속에서 화초처럼 자라왔던 착하고 맹한 아이인 효선은 어두움에 물들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버지인 구대성의 죽음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대성참도가는 은조의 효모개발로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다시 과거 구대성 사장이 있었던 때와 같은 온기가 있었던 때가 다시 돌아올 날이 멀지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순조롭게만 보이던 대성참도가의 먹구름이 이제 시작되려 하는 모습입니다. 착하디 착한 효선의 변화가 그것이겠죠. 너무도 깊은 어둠을 간직하고 있어서 쉽사리 문을 열 것 같지 않던 은조는 점차 인간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에 반해 구대성의 친딸인 효선은 자신의 아버지 대성의 일기를 보고야 말았죠. 그래도 곁에 있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을 되씹으며, 송강숙(이미숙)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먼저 다가갔습니다. 그럴때마다 송강숙의 구박은 더욱 깊어져만 갔지만,  구효선이 구대성의 딸이라는 사실에, 그토록 스스로 속으면서까지 자신을 낮추려했던 대성의 일기를 발견함으로써 송강숙은 효선을 진심으로 예뻐해 줍니다.

그렇지만 그 평온함도 아주 잠깐이었나 봅니다. 효선이 아빠 대성의 일기를 읽게 됨으로써 엄마 송강숙에 대한 배신과 증오심이 뼈속에까지 사무쳐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빠에게 어떻게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이었겠죠. 효선의 변한 모습에 화들짝 놀라는 송강숙은 급기야 짐을싸서 대성참도가에서 달아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마치 자신과 하늘아래에서 둘도없이 사랑스러운 모녀지간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면서도 단 둘이 있을때에는 돌변하는 효선의 서늘한 눈빛에 온몸이 마비되는 오싹함을 느끼게 된 까닭이었을 겁니다. 특히나 자기의 친딸인 은조 앞에서는 태연스레 엄마에게 잘하는 둘째딸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은조가 없어지면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듯한 숨막히는 전율을 느끼던 것이었죠.


강숙은 효선의 변신에 대해서 마치 자신의 과거모습을 보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었을 겁니다. 하나님 부처님과 맞짱뜨던 송강숙이었었는데, 구대성이 살아생전에 자신이 했던 행동들 하나하나를 효선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죠. 구대성이 있을때와 없을때에 효선을 대하는 자신의 행동과 비교해본다면, 효선의 변해버린 모습은 자신을 능가하는 모습이었죠. 강숙은  대성참도가를 빠져나와 탈출에 성공하는 듯해 보였지만 효선은 강숙이 집을 나간 것을 알고 급히 뒤쫓습니다. 버스 정류소까지 뒤쫓아온 효선을 독하고 소름끼쳐하는 강숙은 그대로 버스에 오르죠.


효선은 버스를 향해 내달리지만, 신고있던 신발이 벗겨지고 급기야 효선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버스를 행해 달립니다. 그리곤 결국 버스에 탄 강숙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죠. 착한 아이 효선의 변신은 어릴적 기훈이 은조에게 했던 <독한계집애>라는 표현과 어울리법한, 아니 그 이상을 능가하는 듯한 오싹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납량특집극을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원한을 안고 죽은 혼령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의 등뒤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오싹한 내용의 영화를 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송강숙은 살아오면서 자신보다 더 독한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겠지요. 부처님 하나님과 맞짱뜨던 천하의 송강숙이었지만, 대성참도가의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독한 사람들이었던 것이죠. 끝없이 자신의 부족함만을 내세우며 송강숙의 허물까지도 감싸안았던 대성과 그의 딸인 효선의 모습은 강숙에게 두려움이었을 겁니다. 독하다 못해 오싹하기만 한 대성도가의 부녀 대성과 효선은 마치 강숙에게는 드디어 자신이 죄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죄를 이제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발까지 벗고 뒤쫓아 온 효선의 발이 다친 것을 보고는 직접 자신의 등을 내어주었습니다. 올해에도 납량특집으로 <전설의고향>이 방송될지는 모르겠지만, 강숙을 뒤쫓던 효선의 맨발 추격장면은 정말이지 한여름의 납량물을 보는 듯한 오싹함이 들기만 했습니다.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해 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 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