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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회에서인가요? 12회에서인가요. 대성참도가의 주인이었던 구대성(김갑수)가 죽음을 당하고 강숙(이미숙)의 변화된 모습에 당황해하며 두려워하던 효선(서우)에게 은조(문근영)는 왜 자꾸만 치대느냐며 호통을 치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은조의 짜증스러움에 효선은 이미 자기도 엄마 강숙이 자신을 대하는 모습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얘기하며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었었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싫다는 엄마를 멀리하게 되면 영영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죠. 그런 효선의 본심에 은조는 의붓아빠인 대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곤 엄마 강숙에게 이런 사람들이 어디에 있느냐며 천벌을 받게 될거라고 말했었죠.
그런데 한가지 당황스럽게 만들었던 장면은 효선이 은조와 이야기를 마치고 방을 나서면서 서럽게 가슴을 치며 울던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두가지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점 때문이었죠. 은조가 대성도가의 모든 것을 쥐게 되었다는 두려움과 그것을 다시 찾으려면 은조를 완전하게 속여야 하는 효선의 변화가 아니었을까 싶은 묘한 트릭처럼 보이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효선의 이같은 모습을 보면서 왠지 자꾸만 효선에 의해서 은조가 점차 나쁜 아이로 자리매김할 수 밖에 없는 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은조에 의해서 엄마인 송강숙은 효선에게 전과는 달리 살갑게 대합니다. 대성도가 재산을 전부 엄마나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선을 달래야 하는데, 왜 그렇게 모질게 대하냐는 것이었죠. 결국 강숙은 은조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효선에게 과거 어여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때로 돌아가는 듯해 보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은조는 그 이후 효선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기훈(천정명)의 시선이 효선에게 떨어지지 못하도록 미리 단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었고, 효선은 말 그대로 찾한 신데렐라가 되는 듯해 보였죠.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교묘하게 계획되어 있는 효선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드랬습니다. 의붓아빠인 대성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된 은조를 이용해 점차 효선은 자신의 것들을 하나하나씩 되찾는 듯해 보였다는 것이죠.
그런데 엄마 강숙이 장롱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대성의 지난 8년간의 일기를 찾아냄으로써 결국 대성이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어 주었으면 하는 애뜻함과 강숙에 대한 사랑이 진심이었음을 알게 되고 오열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효선의 통곡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가슴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강숙의 통곡은 어찌보면 효선의 오열과도 같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강숙은 은조가 말해준 대성의 본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단지 자신의 딸인 은조의 말이기에 수용했을 뿐 대성의 진심은 무엇인지 일기장을 보게 되기까지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죠. 자신이 숨기며 과거의 남자인 장씨 아저씨를 만나게 된 것도 용의주도한 연기로 대성이 결코 몰랐을 거라 믿었었습니다. 완벽한 연기를 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던 강숙은 장롱에서 대성의 일기를 찾게 됨으로써 대성의 본심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날 절에 간다며 장씨를 만나고 돌아왔던 것도, 부인의 자격이 아니라고 오열하며 연기하던 자신의 모습을 대성은 <그 모든 것이 자기가 부족하고 모자라기 때문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그 사람은 강숙의 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이 그토록 농락하던 때만이 기억에 남을 뿐이었죠. 강숙의 통곡은 그러한 후회에서 비롯된 모습이었습니다.
또 다른 시선으로 옮겨가 은조를 바라보게 되면, 기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미 기훈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구대성이 죽음에 이르렀는지 알게 된 정우(택연)는 술에 취해 잠들어버린 기훈에게 꿀물을 타온 은조를 봅니다. 마치 아무런 사이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었지만, 은조는 기훈이 없으면 스스로 타서 없어져버릴 아이였습니다. 안봐도 슬프고 봐도 슬프고, 불러주지 않아도 슬프고 그렇다고 불러줘도 슬픈 그런 존재였었죠. 은조의 마음속에 자리한 기훈은 애증의 관계이자 어쩌면 대성이 강숙과 은조에게 대했던 것처럼 없으면 슬퍼지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정우는 이제 은조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조에게 기훈은 밉지만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살같은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그렇기에 술이 깬 기훈에게 은조에게만은 의붓아빠였던 대성의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다름아닌 기훈, 홍주가의 계략이라는 것을 함구하도록 말합니다. 자신이 편하자고 은조의 마음을 도려내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해 보입니다.
<신데렐라언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가 슬픔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듯해 보입니다. 악한 계모조차도 자신의 슬픔과 대성에 대한 감정을 뒤늦게서야 알아버리게 되었습니다. 대성의 본심을 알게 된 강숙은 살아있는 동안 대성이 자신에게 주었던 모든 것들에 대해서 참해를 해야 할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의 생활에서 어쩌면 그러한 깊고 깊은 애정은 어쩌면 더욱 깊은 슬픔으로 이어져 효선에 대한 미움으로 변해버릴 법도 합니다. 어쩌면 효선을 볼 때마다 자신의 지아비인 대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렇기에 효선을 본다는 것이 가슴저미도록 슬픈 일이라 할 수 있을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날 은조에게 자신의 본심을 얘기하며 문을 나서서 조용히 오열하던 모습은 어쩌면 대성이 그토록 마음에 품고있던 응어리짐은 아니었나 싶어 보였습니다. 그러한 응어리짐은 원망이 아닌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는 엄마 강숙과 은조에 대한 서운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봐도 슬프고 안봐도 슬프고 이름을 불러줘도 슬프고 그렇다고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슬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신데렐라언니>의 이야기일 듯 해 보입니다. 기훈은 은조와 효선에게, 은조는 기훈에게, 정우는 은조에게, 효선은 기훈에게 제각기 다른 사람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슬픔만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더군요.
※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면 과연 강숙의 일기에 대한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싶은 부분이 있었어요. 과연 강숙이 찾아낸 대성의 일기는 죽은 구대성이 지난 8년동안 쓴 것이었을까요? 아님.... ....억측이라 할 수 있어 보이는 부분이기는 한데, 만약 그 일기를 다름아닌 효선이 썼다면!!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는 드라마라서인지 강숙이 찾아낸 일기장을 보니 8년이라는 시간의 때가 전혀 묻어있지 않은 듯해 보이기도 해서 말이죠. 너무 의심병일까요? 8년전에 쓰여진 일기장과 8년이 지난 2010년에 쓰여진 일기장의 겉모습이 너무도 똑같은 것이 왠지 자꾸만 마음에 걸리기만 하더군요. 의도적으로 강숙을 속이기 위해서 누군가에 의해서 조작된 것이었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까 다소 오싹한 느낌이 들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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