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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긴장감 높이는 장옥정 vs 기대감 높이는 동이

by 뷰티살롱 201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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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의 <동이>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계의 수장인 아버지를 두었던 동이가 궁으로 들어가 장악원 노비로 일하게 됨으로써 숙종(지진희)과의 첫 대면이 이루어졌고, 장옥정(이소연) 역시 숙종의 후궁으로 들어섬으로써 본격적인 주인공들의 자리매김이 끝난 모습입니다.

<동이>를 시청하면서 두 여배우에게 시선을 돌리게 될 수밖에 없더군요. 바로 주인공격이라 할 수 있는 장옥정과 후에 영조의 어머니가 되는 숙빈 최씨인 동이(한효주)입니다. 정치적 세력으로 본다면 군주인 숙종에게 촛점이 맞추어져야 하겠지만, 옥정과 동이에게 더 눈길이 가는 까닭은 알게 모르게 드라마의 흐름을 양단짓는 흐름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악원 노비로 들어선 동이는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세력이나 권력 혹은 신분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방영되었던 인기드라마인 <이산>을 돌이켜보면 성송연이라는 인물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인물이 동이라고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그렇지만 <이산>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성송연은 실패적인 캐릭터였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완전 실패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당시 정조대왕을 연기했던 이서진이라는 남자배우의 캐릭터에 비해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면이 없지않아 보였던 모습이었죠. 사실상 드라마 <이산>이 영조에서 정조로 넘어서는 조선시대의 개혁군주를 다루던 모습이었기에 성송연과 정조의 로맨스는 개혁이라는 주제에 비해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면이 없지않나 싶기도 해보입니다. 그렇지만 <동이>의 경우에는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를 신비주의로 이끌고 갈 듯해 보입니다. 음계의 파괴된 원인을 찾아나선 동이와 숙종이 처음으로 만난 대면식에서 동이는 숙종의 정체를 단지 한성부의 판관직을 역임하고 있는 관료로 오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내가 이 나라의 왕이다 라는 호령을 바로 동이의 코앞에서 내뱉었지만, 임금이 하사한 음식이 장악원으로 내려졌던 대목에서 동이는 '판관나리가 잘 말해주었구나'라며 여전히 왕임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더군요.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왕을 판관으로 둔갑시키며 신비주의적인 인물로 등장시킴으로써 가속도를 붙게 만들 것으로 보여지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때에 동이가 사실 자신이 알고있던 판관이라는 사람이 왕이었음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될 것을 상상하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로맨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는 얘기겠지요. 이같은 미스테리적인 숙종의 신분은 주인공 동이로 하여금 웃지못할 개그적인 발상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성부에 들러서 판관을 만나러 갔지만, 판관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위 사람들이 얘기하면 고개를 갸웃둥 거리게 될 것은 뻔한 이치이고, 느닷없는 때에 판관이 동이게 재등장함으로써 여전히 동이와의 수수께끼같은 퀘스트들을 하나둘씩 풀어나가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 보이더군요.

또 한명의 여인인 장옥정에 대한 기대치는 보다 높아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동이가 발랄하고 활달한 소유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해내고 있다면, 장옥정이라는 캐릭터는 기존 사극에서 익히 알고 있듯이 악연이라지만 내면적인 감정조절을 표현해냄으로써 시기와 질투의 화신이 아닌 권모술수와 책략을 두루 갖춘 악연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장옥정의 이같은 캐릭터는 흡사 <선덕여왕>에서의 미실(고현정)과 닮은 악역이라 할 수 있어 보이는 캐릭터였습니다. 자신의 분노에 의해서 일을 그르치는 치정과 복수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적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는 미실의 표정연기는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시선을 고정시켰던 캐릭터였었습니다.

숙종의 어머니인 명성대비(박정수)를 찾아가 위협하는 모습에서 적잖게 장옥정이라는 캐릭터가 시기심만으로 똘똘 뭉쳐져 있는 캐릭터가 아님을 알 수 있어 보였습니다. 남을 위협하는 데에도 강압적이고 표면적으로 드러내놓고 발산하는 위협보다는 내면적으로 상대방의 심의를 꺾어놓는 위협이 더 두려운 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궁에서 일어난 음변사건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명성대비와의 대면에서 옥정은 명성대비에게 불리한 증거를 내어줌으로써 일종에 위협을 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위험부담보다는 명성대비의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지요. 이는 상대방에게 웃으면서 위협을 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입꼬리만 살짝 올려라"라는 미실의 대사가 생각나는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장옥정과 동이의 모습은 상당히 상반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희빈 장씨는 궁에서의 세력을 장악하고 있는 남인과 서인간의 싸움의 한복판을 가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동이는 어떠한 세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캐릭터죠. 드라마 <동이>의 전체적 분위기는 어찌보면 남인과 서인의 권력쟁탈전이라 할 수 있어 보이는 드라마입니다. 그 중심에서 긴장감이라는 부분을 소화해내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장옥정이라고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재미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위에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요 소재인 세력과 권력다툼에 의한 긴장감이 두 여인인 동이와 옥정에게서 시작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긴장감과 기대감이 양분되어 질 수 있는 모습이지만, 한효주와 이소연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죽은 것으로 알고있는 검계의 핵심일원인 차천수(배수빈)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어 앞으로 장악원에서의 동이와 상봉하게 되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관심사로 보여집니다.
<※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MBC에 있으며, 인용에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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