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기사를 통해 보도되었던 바 있는 방송프로그램의 수위조절을 위해서 강도높은 규제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3진아웃제나 다름없는 예능 프로그램 규제입니다. 어쩌면 이번 규제로 인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대거 메스가 가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번에 발표된 <방송의 소재 및 표현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어쩌면 규제에 걸리지 않는 방송이 없을만큼 강력해 보이더군요.
뉴스를 통해 전해진 KBS의 방송소재와 표현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전문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재의 선택 및 표현
KBS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 및 KBS 자체 심의 규정에서 제한하는 반사회적 가치를 조장하는 표현,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편견을 갖게 하는 표현을 하지 않으며 시청자들에게 품위 있는 방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음의 소재 선택 및 표현 시 신중을 기한다.
가. 특정 은밀한 신체 부위에 대한 지나치게 세밀한 묘사
나. 미신, 소문, 비과학적 사실 등 사실 관계가 모호하거나 타인의 명예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
다. 배설물, 욕설 등 민망한 소재
라. 간접 광고 및 홍보의 가능성이 있는 소재
마. 과도한 출연자들 간의 사적 방담
바. 기타 방송의 품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소재
2. 방송의 언어 및 자막
KBS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 및 KBS 자체 방송 언어 사용에 관한 심의 규정에 따라 표준말 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특히 다음의 사항을 준수한다.
가. 출연자간 지나친 인신 공격적 표현 및 상대방에 대한 비하를 하지 않는다.
나. 방송의 자막은 정보의 제공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속어, 은어, 인터넷조어, 혐오어 등을 자막으로 표기해 강조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3. 출연자 규제
KBS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 KBS 심의실 및 예능제작국 자체 심의 결정에 의하여 상습적인 막말, 비속어 사용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제한다.
가. 1회 위반 - 주의 처분
나. 2회 위반 - 경고 처분
다. 3회 위반 - 프로그램 퇴출
이같은 내용은 사실상 KBS의 문제만의 일은 아닐법해 보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에 따른 KBS의 자체적인 심의규정이라는 점에서 기타 다른 프로그램과는 상관관계가 없다 할 수 있겠지만, 강력해진 방통위 방송규제를 사전에 공영방송인 KBS 내에서 자제하려는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규제라는 것이 KBS만이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송국에도 당연스레 적용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방송규제에 따른 예능프로그램들이 어쩌면 추풍낙엽이 될 소지가 있다고 보여질 법합니다.
뉴스를 접하고 나서 생각난 것은 최근 오락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나오는 막말 방송이라는 점이 눈에 띄였죠. 왜냐하면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진행모습은 욕설과 비방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었죠. 사실 이러한 비방과 욕설 등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들도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거의 막말 방송이 단순히 욕설과 비방 등으로 끝이난 모습은 아니었다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회적 이슈를 꼬집기도 했었고, 간혹은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한 모습때문에 막발방송은 한편으로 시청자들에게 속시원함을 느끼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모습들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데에 있다고 보여지기도 하죠.
사실 최근 토크쇼 프로그램들은 살펴보면 사생활을 이야기거리로 삼아 즐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프로그램도 적잖게 많기도 합니다. 또한 특정 신체적인 모습을 빗대어 성적인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번 규제안으로 예능프로그램들이 적잖게 타격을 입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군다나 최근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리얼을 내세우고 있는 모습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욕설 등에 대한 제제는 불가피해 보이기도 합니다.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개인적으로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영원한 2인자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박명수는 위험스럽기만 해 보이더군요. 진정성이 없다 하더라도 맴버들을 향해 던지는 말들 중에는 적잖게 비속어 등이 많이 노출되던 맴버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맴버들은 안전선 안에 있는 것일까요. <무한도전>이 방송되는 모습은 일반적으로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대사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라면 흔히 친구들과 만나서 건넬 수 있는 욕이 아닌 반말 등이 방송으로 본다면 충분히 규제를 받을만한 소지가 많다고 보여지더군요.
<사진 : KBS 1박2일>
또한 <1박2일>은 어떠할까요. 복불복이라는 게임 하나만으로도 이미 왕따(?) 개념으로 갈 수도 있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시티콤처럼 급작스럽게 만들어지는 맴버들 간의 몰래카메라 형태는 폭력적인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붙이면 그대로 징계를 먹을 수 있다는 결론이 되기도 합니다.
토요일에 방송되는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나 일요일의 인기프로그램인 <1박2일>만의 문제일까요? 규제에 걸리지 않는 방송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보여집니다. 토크 쇼 형태의 <세바퀴>도 그러하고, 강호동과 이승기가 진행하는 <강심장>이라는 프로그램은 또 어떨까요. 특히 <강심장>은 출연자들끼리 언쟁을 하는 모습을 쉽게 눈에 띄이기도 합니다. 또한 <세바퀴>는 특성상 다수의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있는 모습을 띠고 있는데, 타 프로그램과 달리 연예인 선후배 간의 서열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배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가 반말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은 다반사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의 현실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규제를 주기 이전에 먼저 진정성이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막말 방송 퇴출이라는 점은 분명 예능프로그램에서 등장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재미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욕설도 괜찮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방을 소재로 삼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도덕 교과서나 EBS 교육 방송같은 예능이라면 예능이라는 분야는 없어지게 되는 결과를 빗어내는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번 방송규제에 대한 뉴스를 접했을 때, 우려스러워던 것은 그동안 인기를 모으고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전면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개그콘서트의 왕비호가 생각이 나는 까닭은 무엇때문이었을까요?
개그콘서트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왕비호로 대변되는 개그맨 윤형빈은 그 등장만으로도 이미 백만안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왕비호의 인기비결은 개콘을 관람하기 위해 온 같은 연예인들이 대다수들이죠. 소위 막말을 통해서 방청객이 된 연예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내뱉는 독설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이빨을 드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규제 뉴스를 읽으면서 어쩌면 이러한 독설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도덕 교과서를 대본으로 읽는 듯한 모습을 예능이 보인다면 어쩌면 그 자체만으로 더이상 예능이 아니라고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진정성은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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