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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28화, 비담의 예언 [폐하는 저보다 3일 더 사십니다], 현실이 된다

by 뷰티살롱 200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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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C 선덕여왕>

인기드라마 <선덕여왕> 28화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등장한다. 덕만(이요원)은 자신의 공주신분을 되찾기 위해 비담(김남길)을 위장시켜 미실(고현정)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일식에 대한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생각할 수 없도록 하는 계략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덕만의 계략처럼 미실은 비담을 국문하게 된다. 왕이 보는 자리에서 비담에게 자신이 언제 죽을 것인지 묻는다.

"소신은 폐하보다 3일 먼저 죽을 것입니다"

비담의 예언은 국문장을 싸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왜냐하면 비담의 죽음이란 3일, 즉 자신이 죽는다면 진평왕 또한 3일후에 죽을 것이라는 예언이기 때문이다. 진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저주라고 할 수 있는 이같은 말은 순간적으로 비담을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화형에 처할 위기를 맞는다. 물론 덕만의 계략에 의해 미실에게 일식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강한 심리전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비담의 예언, 폐하보다 3일먼저 죽을 것이라는 말은 예언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드라마에서는 마치 현재의 왕인 진평왕(조민기)의 목숨을 두고 사람들의 심리를 건드렸지만, 사실상 비담은 현재의 왕인 진평왕이 아닌 선덕여왕 말기에 죽음을 당하는 비운을 맞는다. 비담의 난이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비담이라는 인물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선덕여왕 말기 상대등에까지 오를만큼 실권을 쥐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왕위에 욕심이 생겨서인지 "여자가 왕이 되면 안된다"는 명목으로 난을 일으켜 선덕여왕 체제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한다. 그것이 비담의 난이다. 어쩌면 비담이라는 인물의 기록이 사라지게 된 데에는 김유신(엄태웅)과 김춘추(유승호)라는 지배층에 의해 진압되어 비담이라는 인물을 신라의 기록에서 삭제시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볼때, 비담의 난은 작은 봉기수준을 넘어선 지배층 내부에서 터져나온 분열이었다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담은 647년에 죽음을 맞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그 해는 선덕여왕이 죽은 해와 같다. 후세의 역사평론가에 의하면 비담으로 인해 선덕여왕이 죽었다는 설도 등장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선덕여왕의 죽음에 개입되지는 않았지만, 비담의 죽음과 선덕여왕과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로 같은 해에 죽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비담의 난은 선덕여왕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은 미실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마치 예언과도 같은 모습으로 [폐하는 저보다 3일을 더 사십니다]라는 말의 의미는 미실을 겁박하려는 의도였다 할 수 있었겠지만, 공교롭게도 비담의 말은 현실이 되어버린 셈이 되어 버린 결과를 낳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될까? 덕만공주를 왕으로 추대하는데 있어서 월야(주상욱)나 김유신, 알천랑(이승효)보다 더 공을 세우게 되는 인물이 비담이라고 하지만(드라마상에서 소개되기로는 말이다), 그의 태생은 미실과 진지왕(임호) 사이에서 사생아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언제든 덕만에게 등을 돌리고 자신의 어머니인 미실에게 협력할 수 있는 2중적 인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법하다. 그 때문에 선덕여왕 집권말기에 난을 일으켰던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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