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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무한도전, 컨테이너 공중부양에 완전히 낚였던 1인 시청자

by 뷰티살롱 200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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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C 무한도전>

8월 22일에 방송된 <무한도전>편을 보면서 무한도전이라는 코너가 새삼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밤중에 모인 맴버들이 컨테이너에 갇히게 되고 문제풀기를 통해 미션완수를 함으로써 밖으로 나가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오답이면 상대적으로 컨테이너가 공중으로 올라가게 되고 45미터라는 높이까지 공중부양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었다.

컨테이너에 갇힌 맴버들의 모습은 처음 긴장감이 없어보이는 태연한 모습이었지만, 점차 컨테이너가 흔들리고, 안내멘트가 들리면서 서로간에 혼란스러운 모습이 비춰졌다. 사실 <무한도전> 프로를 보면서 단 몇분동안 그 말도 안되는 상황과 아무리 인기 방송 프로그램이지만 어떻게 맴버들을 태운 컨테이너를 공중으로 올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박2일>에서 보면 맴버간 경쟁을 통해 복불복이라는 게임이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새삼 <무한도전>의 무모한 모습을 보면서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었다.

안전을 전제로 한 사전 조사를 끝냈을 것은 사실이겠지만, 컨테이너 박스 하나를 크레인줄에 의지해서 들어올려지고 그 안에 사람이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면 어떨까. 흔히 마술프로그램에서 탈출쇼를 보여주기 위한 고도로 훈련받은 마술사가 이같은 장치를 만들어 관중에게 보여주기는 했었지만, 유재석이나 박명수, 정형돈이나 노홍철, 전진, 정준하, 길 6명의 맴버들 중 어느 누구도 마술이나 탈출쇼를 직접 몸소 체험해보지 않던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다. 몇분간의 시간동안 공중에 떠있는 컨테이너 박스안에 <무한도전> 맴버들이 갖혀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아찔하다는 느낌이었었다.

                                                            <사진 = 무한도전 화면캡쳐>

그런데,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트릭이었다니..... .....

황당스러움과 허무함이 교차되기만 한다. 컨테이너 안에 갇혀있는 맴버들까지도 자신들의 컨테이너가 점차 위로 올라간다고 믿고 있었고, 방송에서는 여과없이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했었다. 자막을 통해 일순간에 사실은 컨테이너가 지상으로부터 1m도 안되는 위치밖에는 상승하지 않았다는 설명과 공중으로 올라갔던 장면은 3시간 전에 미리 찍었던 장면을 내보낸 것이라고 했을때의 허탈감은 긴장되어 시청하던 1인으로써 일순간에 허무감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어느 한 장소에 갇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밀폐된 공간에 갇힌 공포감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전에 어느 책에서인가 영화에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전쟁포로를 죽이는 과정에서 포로의 양 눈을 가리고 일부러 포로에게 총을 쏘지 않고 총소리만 들려주면 포로는 총을 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죽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다름아닌 심장 쇼크사다.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방아쇠의 소리에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총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자신이 정말로 총을 맞았다고 인지해 심장이 정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청자들에게 컨테이너가 사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는 했었지만 안에 있던 <무한도전> 맴버들은 다름아닌 그러한 공포감을 느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섬득한 느낌이 들기만 했다.

<무한도전>이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이러한 연출에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단지 재미로만 보여짐직한 모습이었는데도 맴버들이 만들어내는 구성자체에서는 알게모르게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론 감동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놈놈놈>을 패러디한 모습에서는 이해집산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내기도 했었다. 일종에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 숨어있는 주제를 시청자들이 찾게끔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맴버들을 속이며 교모해질대로 교모해진 <무한도전>이 이제는 시청자들까지도 속이고 있는 모습에 헛웃음만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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