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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외인구단, 이현세의 오혜성과 윤태영의 오혜성의 차이점

by 뷰티살롱 2009.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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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는 <2009 외인구단>에 대한 기대가 높았었다. 아련한 학창시절의 향수를 느끼게끔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시대의 반항적 이미지를 담고 있었던 이현세 화백의 오혜성=설까치 라는 캐릭터를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았었다.

그렇지만 <2009 외인구단>에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있는 드라마로 보여진다. 태왕사신기의 강렬함을 내재했던 연호개를 열연했던 윤태영의 모습에서 처음 오혜성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모습이 오버랩되어 기대감이 들기도 했었지만, 윤태영의 오혜성은 만화 오혜성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한 모습이다.

과거 학창시절에 읽었었던 <공포의외인구단>이라는 작품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과연 <2009외인구단>과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공포의외인구단>은 말 그대로 전율이라 할만큼 흡입력도 높았을 뿐 아니라 그 시대의 학생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봤을짐한 작품이 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여학생들은 순정만화, 남학생들은 일반만화라는 양립된 모습을 보였던 시절이었다. 그 때문에 남학생들에게 인기만은 만화가가 있었던 반면, 여학생들을 기반으로 순정만화로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가 양분되어 있었다. 어찌보면 현재에도 이러한 양립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현세의 <공포의외인구단>은 남여학생을 막론하고 통합시켜 놓은 작품이라 할만했다. 왜였을까.

<공포의외인구단>은 남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카리스마와 패기등으로 무장한 사회적 이단아들의 모습을 띤 캐릭터들이 많았었고, 한편으로 여학생들이 좋아할만한 까치(오혜성)와 엄치의 눈물겨운 로맨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객이 전도된 <2009외인구단>

<2009외인구단>은 어찌보면 한쪽부분만을 살려낸 드라마라는 느낌이 많다. 소위 말해서 <공포의외인구단>은 스포츠의 한 형태인 야구를 로맨스와 결부시켜 놓은 작품이다. 주는 스포츠 즉 야구라 할만하다. 그렇지만 그에 비해 <2009외인구단>은 주가 되는 것이 야구인지 로맨스인지, 아니 솔직히 말해 주객이 전도된 듯한 모습을 띠고 있다. 즉 로맨스가 드라마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고, 야구라는 스포츠는 한낱 볼거리로 밀려난 듯한 모습이다. 이쯤되면 과거 <공포의외인구단>을 감명깊게 보았던 사람들에게 향수를 느끼게할만큼의 소지는 남아있지 않다. 단순히 직업이 야구선수인 한 사람과 한 여자의 로맨스 드라마로 전락시켜 놓은 꼴이 된 셈이다.

더욱 더 실망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극중 드라마의 주인공인 오혜성의 캐릭터가 죽어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때문인지 원작과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현세의 <공포의외인구단>에 등장한 오혜성은 어땠을까. 원작은 말 그대로 유명 야구선수, 투수로써의 입지에서 한쪽팔의 신경이 망가짐으로써 야구라는 삶을 포기하고 전향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에 앞서 오혜성이라는 캐릭터는 시대적 반항아적 모습을 띠고 있는 캐릭터다. 자신이 죽도록 사랑하는 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말 그대로 지옥에라도 갈 수 있는 순정적 심성을 지닌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2009외인구단>의 오혜성의 모습은 수긍이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한가지 결여된 것이 있다면, 오혜성이 지니고 있는 독기와 패기, 반항이 없다는 점이다.

엄지(김민정)에게는 로맨스가이라 할법하지만, 원작에서 오혜성은 거친 야생마같은 캐릭터다.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에 굴복하지 않는 아니 굴복당하지 않는 독기로 뭉쳐져 있는 캐릭터이지만, 드라마 <외인구단>에서는 독기빠진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사랑에는 처절하지만 경기에서는 혹독한 모습을 담고 있는 오혜성의 모습을 연기하기란 그리 쉽지않은 캐릭터다. 그렇기에 과거 영화화한 이장호의 <외인구단>에서 오혜성을 연기했던 최재성의 이미지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게 하는것은 살아있는 눈빛때문일 법하다. 그에 비한다면 윤태영에 의한 오혜성은 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모습 그 자체라 할만하다. 자신의 천적이라 할만한 마동탁(박성민)에게조차도 눈빛은 살아있지 않고 나약함만이 비춰져 보이는 게 흠일까? 독기와 고집스러움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 비련의 눈빛과 감싸주고싶은 연민이 배어나오게 만들고 있다는 점은 어찌보면 원작을 봤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 그 자체라 할법하다.

손병호(전인택)에 의해 새로운 외인구단이 창설되는 것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되는 예고편을 보았을 때, 과연 이현세의 <공포의외인구단>에서 보여졌던 지옥훈련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야구의 본격적인 대결이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구단창설과 함께 마동탁과의 대결이 펼쳐지게 될 분기점을 이루기 때문에 외인구단 맴버들이 거쳐야 하는 지옥훈련이라는 과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오혜성이라는 캐릭터또한 지옥훈련 전후를 통해 엄지와의 관계에서 변화를 보이게 된다. 또한 마동탁과 엄지의 관계또한 그러하다. 본격적인 야구드라마로 자리하게 될 <2009외인구단>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난입으로 원작의 묘미를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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