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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로

PD수첩 가난한 대학생편, 시사에서 다큐멘터리로 진화중?

by 뷰티살롱 2009.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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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이 21일에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대학등록금의 실체와 최근 정치계의 핫이슈인 박연차게이트에 대해서 보도되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가난하기만 하다.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준 사회인인 대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들의 배워야 할 등록금과 생활비를 부모의 힘에 의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어찌보면 대학생이라는 처지는 한편으로 사회진출을 위한 마지막 학업의 과정이라 말해도 될 법하다. 물론 반드시 사회진출을 위해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는 얘기다. 단지 대학교라는 곳을 통해 고등교육을 최종적으로 거치게 된다는 말이다.

<PD수첩>에서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실태를 조명했다. 그렇지만 왠지 21일자 <PD수첩>의 모습은 그동안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이 보여주었던 시사성과 심층성을 벗어나 한편의 인간극장과도 같은 다큐멘터리를 찍어대는 모습에 불과했다는 느낌이다. 최근 대학 등록금이 일천만원이라는 고액으로 넘어서게 됨으로써 대학생 자살사건이 4차례나 발생한 것을 예로 들며 대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PD수첩>은 단지 대학생들의 학생운동이나 부당하다 소리치는 그들의 모습만을 보여주었었다. 한편으로는 고액으로 점철된 등록금에 비해 낙후된 기자재 설비와 학생회장의 삭발식, 그리고 학생회장과의 인터뷰만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보아왔던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던 심층적인 면을 관심있게 지켜보아왔던 시청자로써는 하나의 다큐멘터리가 된 듯한 모습에서 실망스런 모습이었다. 최근 오르고 있는 대학등록금에 대해서 사실상 이미 학교를 졸업한 마당에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는 아니라 할 수 있겠지만, 등록금에 대한 사용실태에 대해서 어떻게 사용될까 하는 막연스런 궁금증은 가져왔었다.

등록금 일천만원 시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혹은 공기업을 제외하고 생산직이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의 월급, 주머니 사정은 얼마나 될까. 뉴스에서 보여지는 4년제 대학생 첫 연봉 기준은 2천만원을 넘는 수준이라는 통계가 있는데 어느정도의 신빙성이 있을까. 연봉 2천이라면 월급으로 환산할때 180여만원을 받는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대학생들의 초봉수준은 2백만원 상당이라는 얘기.... 대학생들의 등록금은 사실상 초봉연봉의 절반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본격적인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틈틈이 등록금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어떤 학생은 아예 학자금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빌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4년이라는 기간동안에 대학생들은 알게모르게 빚쟁이가 된다는 얘기.

공공연하게 숨겨져 있던 대학생들의 생활을 끄집어내고 싶지는 않다. 이미 오래전부터 학자금대출이니 뭐니 하면서 대학생들을 위한 등록금 마련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학등록금은 해마다 하늘높은 줄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궁금한 것은 대학생들의 생활이 아닌, 등록금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높게 올라가야 하는지가 아니었을까?
분명 <PD수첩> 카메라에 담겨진 영상에서는 낡아빠진 기자재나 연극공연장의 부서진 의자들을 보여주었지만, 등록금이 인상되고 어떻게 쓰여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납득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저 시청자들은 높아만 가는 등록금에 대항하는 학생들의 시위와 삭발의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한숨을 쉬는 것이 고작이다. 마치 <인간극장>이나 시사프로그램의 일종인 <W>의 다큐멘터리 식이나 다름없다.

과거 PD수첩을 생각해보면 핫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미국쇠고기 수입 때에는 인터넷과 인터뷰를 통해서 다각적인 면으로 실체를 규명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였다. 또한 교회의 부조리에 대한 내용에서도 잠입취재 등을 통해 이면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보도했었던 모습도 다수였다. 그렇지만 <일천만원 대학생들, 그들은 가난하다>는 단지 동전의 한면만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교측의 발언이나 심지어 등록금 인상의 진위에 대해서는 그다지 심층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저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물이나 찔끔거리게 만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 친구와의 대화가 생각이 났다.
"넌 결혼했었는데, 아이는 안가질거냐?"
"요즘세상에 애 하나 키우는게 그리 쉬운일 인줄 알아? 어릴때는 분유 사야지 기저귀 사야지 아프면 병원가야지, 또 커봐라 학교 보내는 순간부터는 고생시작이다. 더군다나 내가 무슨 큰돈을 버는 사람이냐? 애 키우기 겁나, 난 와이프랑 살기로 했어...."
당시에는 몰랐었다. 그렇지만 간혹 사교육비나 학교등록금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 아이 없이 사는것도 오히려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학이라는 곳은 무엇일까?
과연 대학이라는 곳이 고등교육을 가르치는 학업의 전당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요즘처럼 일천만원 등록금시대에는 감히 가난한 대학생들이라면 바라보아서는 안되는 금단의 장소일까 궁금해진다.
뉴스를 보니 <PD수첩>이 광우병 관련 소식에 대해 2차 압수수색 검사로 노조원들이 대치중이라는 소식을 보았다. 아무래도 심층적인 면에서 그동안 눈길을 끌었었는데, 그것이 미운털이 박힌것이었을까? 그래서 이번 등록금 실체에 대해서도 흐지부지 다큐멘터리로 끝을 맺은 것이었는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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