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의 판도는 2강체제로 굳어진지 오래다. 소지섭의 열연속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인과아벨>과 중년 연기자들의 폭발적인 관록이 매력적인 <미워도다시한번>이라는 경쟁 드라마에 밀려 <돌아온일지매>는 초반 18%의 시청율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자리 수로 밀려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연 <돌아온일지매>가 시청자들에게 고정적으로 채널을 고수하지 못했다해서 기억되지 못할만한 드라마 혹은 한자리수의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어울릴까 하는 반문을 하고 싶다.

드라마의 깊이가 어느정도인지를 떠나서 최근 드라마의 유형은 갈데까지 가는 류의 소위 막장드라마가 유형을 낳고 있는 추세인 반면 <돌아온일지매>는 한마디로 너무도 착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든다. 고우영 화백의 원작을 그대로 브라운관에 옮겨놓았기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돌아온일지매>는 사실 한가지 어필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나레이션이 주는 묘미, 그렇지만 긴장감은 반감될 수 밖에

<돌아온 일지매>의 특색은 무엇보다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나레이션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일 법하다. 드라마에는 2중적인 화자에 의해 전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아마도 책녀이다. 시대적인 모습이나 등장인물간의 심리적 묘사 등을 책녀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해줌으로써 소위 드라마라는 장르가 영상에 의해 감동이나 볼거리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서 청각적인 묘미를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만날 수 있는 화자적 서술구조는 책녀의 나레이션에서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의 등장인물인 선달과 차돌이에 의해서도 평형적 구조를 지니고 있는 모습이다. 일종에 책녀의 나레이션은 과거사를 들려주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반면, 선달과 차돌이를 통해서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일지매에 대한 활약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려는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화자적 구조의 약점에는 한가지 허술한 점을 노출시켜 놓고 있는다. 다름아닌 정작 주인공인 일지매에 대한, 일지매에 의한 긴장감이 그만큼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긴장감의 허점은 첫회가 지나면서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놓았고 급기야 흥미위주와 긴장감이 높은 경쟁 드라마에 밀려나게 된 요인이 된 듯 하다.
그렇지만 <돌아온 일지매>는 화려한 영상미를 기본적인 베이스로 몰아 시각적인 면을 계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그러한 영상미학의 영향은 그대로 전달되어 있었지만, 긴장감이 떨어지는 드라마는 사실상 시선끌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책녀의 목소리나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극중 두 인물, 선달과 차돌이의 이야기가 드라마에 몰입되어갈 시점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사실상 채널을 돌려세우기가 녹녹치 않은 분량이 지난 후라 할만하다.

구자명의 자결, 백매의 죽음.... 그리고, 월희의 운명은

옥사에 투옥된 일지매를 구하기 위해 혹은 정인인 백매(정혜영)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자명(김민종)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돌아온일지매>는 종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애절한 만큼이나 구자명의 자결은 시청자들에게 심금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애절하고 아름답게 그려지던 구자명-백매의 사랑이 죽음이라는 슬픔테마로 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은 요지부동이다. 어찌보면 <돌아온일지매>라는 드라마는 불운한 드라마임에 틀림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재벌의 모습과 복수극이 인기드라마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최근 추세에 비추어 볼때, <돌아온일지매>는 많은 시사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또한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납치, 사기, 도박 등에 대한 문제들이 여럿차례 등장했었고, 특히나 나라, 국가, 국민, 백성을 위한 정치에 대한 주제를 풍자적인 모습에서 그려낸 것이 아닌 정공법으로 보여줌으로써 사실상 명품이라는 말이 어울릴법한 내용을 보여주었었다.

일지매라는 인물을 도둑이기는 하지만 의적으로, 영웅으로 묘사된 원작에서 드러난 내용이기는 하겠지만, 요즘 세계적 경기불황이라는 악제와 국내 정치1번지에서 벌어지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극중에서 등장하는 김자점(박근형)이라는 인물과 도둑이기는 하나 일지매(정일우)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활약상을 넌지시 비교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드라마다. 특히나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김자점 일당과 맞서는 일지매의 모습에서 한편으로는 통렬함을 느끼게 된다.
잘 짜여진 드라마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나는 법이다. 돌아온 일지매는 솔직히 긴장감이 경쟁드라마에 비해 아니면 갈등구조가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교훈적인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법일까?

마지막 2회를 남겨둔 <돌아온일지매>는 사실상의 결말을 모두 노출시켜 놓고 있는 드라마라 할만하다. 원작의 묘미를 그대로 재현해 보겠다고 한 황인뢰 감독의 의지대로라면 응당 월희의 운명은 원작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고, 구자명이 숨을 거두고 난 후 백매의 운명또한 직감하게 된다. 그렇지만 시청자의 바램이 어느정도의 수위까지 올라선다면 원작을 비껴가는 결말이라도 그리 나쁠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과거 <베토벤바이러스>에서는 마치 강마에가 외국으로 떠나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 오케스트라의 존재여부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오리무중으로 결말을 지은 바 있다. 결론은 결국 시청자들의 생각에 맡겨놓은 셈이다.
영화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있다면 아마 <내일을 향해쏴라>라는 마지막 장면이 아닐럴지.... 주인공이 달려나가면서 총을 쏘는 모습을 정지시킴으로써 과연 포위망을 빠져나갔는지, 아니면 죽음을 당했는지 모호하게 전달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최고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돌아온일지매>에서 월희(윤진서)와 일지매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아니면 원작을 따를 것인가.... .... 그 결말이 기대된다.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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