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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고려거란전쟁, 최고의 빌런 박진··· 대하드라마 타이틀 맞나?

by 뷰티살롱 2024.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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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고려거란전쟁> 박진

 
고려 거란 전쟁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 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시간
토, 일 오후 9:15 (2023-11-11~)
출연
김동준, 최수종, 지승현, 이원종, 김재민, 한재영, 이지훈, 장인섭, 주석태, 류성현, 이철민, 김산호, 주연우, 서재우, 정호빈, 이재구, 곽민석, 이도국, 조상기, 김중돈, 김선빈, 김혁, 김준배, 이상홍, 박정환, 김구택, 조희봉, 김정학, 한승현, 박유승, 이시아, 하승리, 조승연, 김오복, 백성현, 이민영, 공정환, 이풍운, 오재영, 윤복인, 이재용, 강신일
채널
KBS2

KBS2채널에서 방영되는 <고려거란전쟁>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대다수 실망스럽다가 많다. 이같은 반응은 왜일까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해 보인다.

 

기존에 사극드라마라는 장르를 놓고 볼때, 크게 세가지 부류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역사적 인물을 내세운 사극드라마가 그 중 하나다. 여러 작품들이 방영됐었는데, 인기리에 반영된 작품들을 떠올려본다면, <허준>, <대장금>, <장보고> 등의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의 특징은 실존인물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다루고 있는데, 이들 사극 드라마는 퓨전을 가미해 가상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등장인물의 갈등을 실존인물과 대치시켜 놓음으로써 극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장르라 할만하다.

 

사극드라마의 또다른 유형은 완전히 다른 가상의 역사적 배경을 위주로 캐릭터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환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환타지 사극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지는게 대다수인지라 인기를 끄는 요소도 창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겠다.

 

마지막으로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다루는 사극드라마로 흔히 <대하드라마>라 칭하는 장르다. 대하드라마의 유형은 앞서 설명한 사극드라마와는 판이하게 다른 유형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인물들간의 갈등과 대립이 사건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인물의 캐릭터나 성격이 일괄되게 표현되기 마련인데, 역사적 실존인물들이나 사건 등을 다루고 있기에 이런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흔히 대하드라마라 칭하는 사극드라마는 기존에 기본적으로 100회차를 넘기는 건 다반사였었다. 한해 시작과 끝이 대하드라마 한편과 같을 정도로 장대한 서사극 형태를 띠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작품들이 <태조왕건>, <무인시대>, <대조영>, <천추태후> 등으로 주로 KBS1채널에서 방영된 대표성을 띠기도 한다.

 

2024년 방영되고 있는 기대작으로 대하드라마를 표명한 <고려거란전쟁>이 KBS2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높기만 하다. 개인적으로도 거란과의 2차전쟁 이후에 전개되는 궁궐전쟁에 대해선 실망스럽기만 한 모습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왜 대하드라마라 칭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만 한다. 인기 사극드라마인 허준이나 대장금처럼 사극드라마로 내놓았어도 상당히 성공적인 작품이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것이다.

 

대하드라마라는 타이틀은 사실상 KBS가 갖고 있는 고퀼의 사극드라마 장르라 할만하다. 장대한 서사와 인물들간의 대립적 묘사, 극중 인물의 갈등 등이 세밀하게 펼쳐져 있던 장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32부작이란 비교적 짧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등장은 처음부터 개인적으로 흥미를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고, 특히 역사적 사실을 위주로 펼쳐지는 작품이란 점에서 기대하던 바가  많았다.

 

처음 거란2차전쟁에서 등장한 양규(지승현) 김숙흥(주연우) 등의 실존 인물들의 전쟁씬이나 최후를 맞으며, 수십발의 화살을 맞으며, 수십인의 거란군사들과 싸우는 과정도 사실상 사서에 기록된 바를 묘사한 내용이었던 지라 괘리감이 들진 않았다.

 

과거 고려장수인 양규와 김숙흥의 갑옷과 전쟁에서 사용된 검은 살을 베는 무기의 날카로움이 많지 않던 터라 수십번의 칼질이 낭자했지만, 숨이 끊어지게 하진 못했다는 사료의 기록도 나와있었기에 마치 느와르 영화에서 수십발의 총알을 맞고도 죽지않는 불사의 모습과는 다른 실존적인 모습이라 할만했었다.

 

그렇지만 2차 전쟁이 끝나자마자 <고려거란전쟁>은 거란이라는 최대 빌런을 뒤로 하고 내부의 빌런인 박진(이재용)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주도권을 잡고 왕실과 고려조정을 좌지우지 하는 모양새로 급변했다. 그에 앞서 박진의 말 한마디에 지방호족들의 규합도 이뤄졌으니 이같은 빌런이 어디에 있을까 싶기만 하다.

 

KBS2 <고려거란전쟁> 현종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도 그러하지만, 박진 말한마디에 드라마 전체가 움직여지는 모습이었기에 현종(김동준)과 강감찬(최수종)의 존재감은 역으로 작아질 수 밖에 없이 흘러갔다. 가상의 빌런이 극을 전개시켜 나가니 무신의 난인 최질(주석태)의 오만함과 방자함은 몰입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마치 실존적 인물이 허수아비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싶기도 하다.

 

기존 사극드라마나 혹은 대하드라마에서도 가상의 인물은 등장했었다. 하지만 이처럼 크게 부상했던 적은 없었던 듯 하다. 일종의 실존 인물들의 대립이나 혹은 극중 코믹적인 요소를 감미함으로써분위기 전환을 위한 설정인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32부작이라는 대하드라마 타이틀을 내건 <고려거란전쟁>은 절반의 성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작품인 듯 하다. 거란의 2차침략과 3차 침략 중간인 최질의 난을 극대화시켜 놓음으로써 방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개경을 떠나 서경성에 이르러 연회를 열어 역적들을 몰아냄으로써 박진과 최질의 난은 일단락한 모습을 보인게 27화의 모습이었다.

 

거란의 2차 침입 이후에 발생한 최질의 난은 결론적으로 작은 사건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개경을 떠나 서경에 이른 현종은 최질을 포함한 역적의 무리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연회를 베풀게 되는데, 이때 처단한 무장의 수가 19인이라고 하니 가히 적은 숫자는 아니다. 더욱이 상장군 직을 맡았던 최질의 수하들이니 군대 수뇌부에선 상당히 막중한 지위에 오른 장수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이 든다.

 

이들 역모의 주동자들을 서경성에서 해치운 현종은 최질의 난을 반면교사로 삼아 무신들의 대우를 높게 해주었다고 하며, 특히 반란의 주동세력들의 가족들까지는 죽이지 않았다고 하니 한편으론 너그러움을 보여준 사례라 할 만하겠다.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장수들의 가족까지 참수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현종의 정치적인 수단이 돋보이는 사건이다.

 

이제 남은 회차는 4회가 남아있다. 여전히 앞으로 전개돼야 할 굵직한 문제들이 많이 남은 것이 사실이다. 원성황후(하승리)의 황후책봉도 그러하거니와 원정황후(이시아)와 현종의 풀어야 할 관계도 전개대상 중 하나일 듯 하다. 특히 귀주대첩의 장군인 강감찬이 총사령관에 이르는 여정도 군사와 장수들간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후반부를 장식하게 될 내용 예고편에선 여타의 전개상을 훌쩍 뛰어넘고 등장인물들이 나이가 든 몇년 후의 모습들이 보여졌다.

 

드라마 초반 강감찬의 귀주대첩 초미를 장대하게 보여줌으로써 사실상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3차 전쟁인 귀주대첩이 클라이막스라 할만하겠다. 헌데, 2차 침입보다 무디게 전개시킨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까?

 

서경성에서 연회를 열고 개경성에서 거란에 친조를 해야 한다는 무신들의 반란앞에서 현종은 허수아비 왕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고, 특히 강감찬과 조정대신들은 왕과 무신들이 서경성으로 향하면서 궁에 강금하다시피 한 초유의 사태가 그려졌다.

 

현종은 2차 거란전쟁 당시 남쪽으로 몽진을 하게 됐었고, 그 와중에서 호족들로부터 습격을 받은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전세가 역전돼 거란군이 물러나게 되고 양규와 김숙흥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됨으로써 붙잡혔던 백성들이 풀려나게 됐고, 전란이 진정되게 되면서 다시 개경으로 돌아올 때에는 왕으로써 위엄있게 궁으로 돌아왔다 전해진다.

 

KBS2 <고려거란전쟁> 강감찬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소개란을 살펴보면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 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돼 있지만, 최질의 난이 시작되고부터는 무능스러운 현종과 무기력한 강감찬이 보여졌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커다른 3대첩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이순신의 한산대첩 그리고 강감찬의 귀주대첩이다.  

 

귀주대첩의 승리로 인해 동아시아의 군사적 관계가 뒤바끼게 된다. 특히 거란과 고려의 관계가 뒤바뀌게 되는 결과가 되기도 하는데,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선 남아있는 4회를 어떻게 귀주대첩의 승리와 동아시아의 판도를 그려낼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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