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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tvN 철인왕후, 조선판 엽기적인 그녀의 정치 파노라마

by 뷰티살롱 202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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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tvN에서 방영되는 사극드라마 한편이 눈길을 끈다. 역사적으로 조선 후기를 소재로 담아내고 있는 드라마로 '철인왕후'라는 드라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사극장르는 흥행 1순위를 빼놓지 않던 인기드라마 였었지만 최근 들어선 사극이라는 장르가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드라마의 소재가 그만큼 다양해졌고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특색있는 전개와 이야깃거리 등이 필요해졌다는 얘기가 된다.

 

tvN의 '철인왕후'가 눈길을 끄는 까닭은 조선후기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이라는 나라가 국운이 쇄해지는 데에는 위정자들의 계속되는 민생핍박과 세도정치 등으로 정치가 어지럽게 흘러갔다는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다.

 

사극드라마로 본다면 철종(김정현)은 그리 매력적인 소재의 인물은 아닐 듯하다. 우리나라의 사극이 대다수 위인 위주로 전개됐다는 점에서 본다면, 사극은 성공신화나 혹은 성장을 다루며 전개되는 게 대다수다.

 

조선의 25대 왕인 철종은 태생은 드라마틱한 인물일 수 있겠지만, 조선후기 세도정치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된 업적을 이루지 못한 대표적인 왕이기도 하다. 때문에 '강화도령'이라는 흙수저에서 한 나라의 왕이라는 초대박 금수저 인생역전이라는 점에선 눈길을 가지만 이렇다할 성과없는 허수아비 왕이었다는 점에서 사극에서의 캐릭터 소재로는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익히 알고 있듯이 철종은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속에서 왕위를 이어온 조선의 25대 왕이며, 그 이후 왕이 고종으로 흥선대원군과 안동김씨와의 힘겨루기, 쇄국정책 등이 이어지며 점차 조선왕조의 몰락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이야기는 현대에서 시작된다. 청와대 최연소 셰프인 장봉환(최진혁)은 식자재 납품비리 사건과 관련해 형사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건물에서 떨어져 풀장으로 입수하게 되는데, 눈을 깨어보니 자신의 모습이 180도 달라져 있는 조선시대다.

 

더욱이 신체의 변화까지 있어서 남자에서 여자로 환골탈태됐다. 중전이 된 철인왕후 김소용(신혜선)으로 타임슬립을 한 것이었다.

 

초반 '철인왕후'가 시선이 가는 것은 마음은 남자인데, 몸은 여자로 변해버린 장봉환이자 김소용이라는 한몸 두 사람의 모습이다. 비록 몸은 여자가 됐지만 김소용은 철종이라는 남자에겐 별반 관심이 가질 않는다. 도리어 여자가 여자에게 시선이 가고 마음이 간다는 웃지못할 상황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철종의 아내이자 국모인 중전이 됐지만 첫날밤을 지냈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으니 온갖 수를 헤아려 철종의 말의 진위를 알아내려 하는 진실을 찾기 위한 퍼즐게임도 꽤나 재치있고 코믹스럽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실존인물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방향에 대해서 미리 짐작해 보면 꽤나 흥미로워질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몇가지 엿보인다.

 

조선왕들 중에서 가장 진취적이고 다양한 소재거리를 만들어놓은 왕은 역시 정조대왕이다. 일명 개혁의 군주로 통하기는 하지만 정조 또한 뜻을 채 펼치지 못한 비운의 왕으로도 풀이할 수 있겠다. 정조의 재위기간이 조금이라도 길었더라며 조선의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과 가상이 많은 만큼 조선시대 개혁이라는 부분에선 정조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듯 하다.

 

그에 반해서 철종은 사실 세도정치의 정통 희생양이라 할만하다. 일명 허수아비 왕으로 강화도령에서 왕으로 승계된 케이스다. 하지만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는 마냥 정치판의 허수아비가 아닌 개혁을 꿈꾸는 군주로 등장하는 모습이다. 거기에 거대 세력가인 안동김씨의 여자를 중전으로 맞았으니 그야말로 사면초가나 다름없다.

 

따지고 보면 그리 흥미로울 것도 없는 구도일 수밖에 없는 게 '철인왕후' 속 철종의 이미지일 듯 하다. 역사적으로도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 사이에서 철종의 외로운 개혁의 꿈, 거기에 안동 김씨가 세력을 모으기 위해 내세운 중전이 김소용이니 타임슬립한 주인공은 악의 축에 해당한다 할만하다.

 

헌데 드라마 '철인왕후'가 기대되는 까닭은 세도가의 무리에 속해있는 중전 김소용의 캐릭터가 중립적 입지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남자였던 김봉환이 타임슬립으로 여자가 돼서 조선시대에 떨어졌는데, 여자에게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대립관계에 있어야 할 조화진(설인아)의 미모에 홀딱 빠져버린 모습이다.

 

이는 안동 김씨인 자신의 위치와는 다르게 풍양 조씨와의 힘겨루기에서도 같은 편이 될 수도 있음을 예감할수 있겠다. 일종의 드라마상에서 김소용이 히든카드이자 반전카드인 셈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순원왕후(배종옥)의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대립의 골이 완전히 장벽으로 둘러싸여진 깊은 골이 아닌 실소를 일으키게 만드는 대립이라는 점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립이라는 측면도 완전히 다른 반대의 노선이 아닌 어그적거리는  반대파에 서게 될 것라는 점에선 폭소와 유머가 유발될 수밖에 없겠다.

 

실제 인물인 철인왕후는 정치적으로도 관심이 그다지 깊지 않은 인물이라 역사가들이 평하기도 하는데, 강화도령 철종이 33세의 젊은 나이에 죽긴 했지만, 철인왕후 또한 41세라는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드라마를 통해서 그려지는 철종과 철인왕후의 관계는 한마디로 짝사랑격이라 할만했다. 김소용은 철종을 흡모하지만 철종은 김소용이 안동 김씨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을 멀리하는 관계로 그려진다.

 

정치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안동 김씨 태생의 김소용. 집안의 세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략결혼으로 중전에 올랐지만, 철종의 사랑을 받지 못한 비운의 여인이 철인왕후로 그려진다. 김봉환이라는 셰프는 사실상 조선시대 정치판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단지 그에겐 현재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가장 급선무다. 그런 그에게 김소용이라는 여인이 깊이 철종을 사랑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또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 집안의 세력싸움과 철종이 김소용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간파했다.

 

초반부터 남자에서 여자로 타임슬립했다는 점에서, 그것도 현대가 아닌 먼 과거인 조선시대로 타임스립했다는 점에서 김소용의 엽기적인 행동과 말투가 흥미와 코믹을 선사했다. 중반과 후반으로 갈수록 김소용으로 인한 엽기적인 정치판은 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철종이 구상하는 왕권에 대한 개혁도 꽤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남녀 한몸이라는 점에서 두 인격체가 모두 각성되는 경우에도 헤프닝은 예상할 수 있겠다. tvN '철인왕후'는 신혜선과 최진혁, 김정현, 배종옥 외에도 김태우, 김인권, 나인우, 이재원, 유민규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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