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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미스터 션샤인, 국권 침탈의 암울한 구한말

by 뷰티살롱 2018.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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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주말드라인 '미스터션샤인은 지금까지는 흔히 드라마로 다뤄지지 않던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의 마지막 시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이 가는 드라마다.

 

사극에서 많이 등장했던 것이 그 이전의 흥선대원군에 의한 쇄국정책 시기였던 조선말이거나 혹은 그 이후 대한제국이 몰락하고 암흑의 시기였던 1910년 이후의 독립군의 활약시기였다는 점에서 '미스터 션샤인'은 여러가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 많다고 여겨지기도 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1871년 신미양요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 최유진(이병헌)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달리 본다면 조선인이면서 조선인이 아닌 미국인의 눈으로 망해가는 조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제3자의 시선을 갖고 바라본다는 점이 이채로운 등장인물이라 할만하다.

 

있으나 마나한 조선의 황제 고종(이승준)과 충직한 신하인 정문9강신일)이지만 힘이 없는 국가의 위태로움속에 충직스러움은 언제 꺾여질지 모를 위기감마저 든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등장인물의 캐릭터들이 저마다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끄는 요소이기도 하겠다. 미국인 사이에서는 조선인으로, 조선인에게는 미국인으로 보여지는 주인공 유진초이를 비롯해, 사대부의 영애로 고생이라고는 생각나지 않을만큼 꽃같은 존재인 고애신(김태리)가 복면을 쓰고 독립군들 사이에서 저격수로 등장하는가 하면 복색은 일본인이나 신분은 조선인인 구동매(유연석)은 기울어져 가는 위태로운 조선의 명운과도 같다는 캐릭터들이라 할만하다.

 

 

총 24부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미스터션샤인이 16부을 지나면서 시청율도 고공상승하는 모습이다.  비단 매회마다 영화같은 영상과 배우들의 열연이 있기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격정의 구한말 시대적 배경에서 힘을 가진 위정자들과 국권을 잃어가게 되는 과정들이 단지 드라마적 허구라는 것보다는 역사적 사실이기에 이완익(김의성)과 고사홍(이호재)의 모습들이 오히려 중반부에 더 눈길이 가는 캐릭터들이라 여겨진다.

 

망해버린 나라가 아니라 복수해야 할 나라가 있는 게 더 낫다는 식의 숨어있는 독립군 포수인 장승구(최무성)과 황은산(김갑수), 일본에서 유학까지 갔다와 한량처럼 술과 도박에 빠져있는 김희성(변요한)은 격변의 구한말 생활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일본에 의해서 서서히 국권을 빼앗겨가는 과정 또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후반부 눈여겨 볼 부분들이기도 하겠다. 실제로 마지막 조선의 왕이자 대한제국의 황제인 고종과 그 뒤를 이어 순종은 동북아로 몰려드는 열강의 힘겨루기에서 밀려나 국권마저 빼앗겨 버렸지 않은가.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등등은 동북아에서의 지배권을 얻어내기 위해서 서로가 힘을 합치기도 했었고, 전쟁을 치루기도 했었다.

 

일본에 의해 조선의 황실이 서서히 잠식되어가는 모습은 시대적인 사실이자, 지금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만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완익(김의성)은 조선의 외부대신으로 임명되고 일본화폐의 통용을 허가받으며 조선의 경제권을 무력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토의 충직스러운 개가 됐으니 말이다.

 

국가의 경제권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해서 국권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단계임에는 분명하다. 거기에 점차 약해져가는 조선의 군사력이 일본군으로 바뀌게 된다면 망국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국제화 사회가 된지 오래인 현대에는 국가경제가 파탄돼 국민들이 국제적 난민대열에 들어가는 나라들이 많다. 그중 우리나라의 제주도에서 이런 국제적 난민들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가 자체가 소멸되거나 전복되지는 않았다.

 

화폐의 유통으로 경제적 힘이 약해져가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미스터션샤인의 후반부는 일본의 군사력이 조선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인의 신분으로 조선에 주둔하게 된 최유진이 일본군과 첨예하게 대치했던 모습이 보여졌었는데, 점차 일본의 권력은 그 힘이 거대해지고 극기야는 조선황제의 힘마저 무력화시켜나갈 것임을 예상해본다.

 

 

꺼져가는 국가의 불꽃이라도 살리기 위해 고사홍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 선비들을 규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대부의 위엄을 지니고 있지만 고사홍은 신분이라는 벽을 허물고 있는 캐릭터로 보여지기도 하다. 사노미 폐기때에는 전답을 고루 나눠주는 등 약자에겐 따뜻한 진정한 선비군상을 담고 있으니 어찌보면 고종의 최후가 아닌 고사홍의 최후가 조선의 마지막 명운이 다한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유진초이와 고애신의 애정씬이 시선을 잡기 보다는 중반부로 지날수록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흥미를 끄는 드라마다. 조선인이지만 미국인인, 또는 조선이지만 일본인같은, 혹은 조선인이지만 일본에서 유학을 마친, 혹은 조선의 명운을 쥐고 흔드는 한 정권자의 딸 쿠도(김민정) 등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가 궁금해진다는 얘기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고종은 일본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의 힘이 아닌 미국의 힘을 빌리는 모습이다. 황실군대를 미국장교인 유진에게 맡기고 있으니 말이다. 이완익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인물이 필요해서라고 하지만, 실상 조선은 세계의 열강들이 요구하는 바를 거절할 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특히 일본에겐 그러하다.

 

더욱이 나라를 움직이는 대신들은 오히려 외세에 의존하려 하고 자국의 힘으로 서고자하는 의지가 없다. 이완익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신들의 움직임이 그러하다. 참언과 진언을 해야만 하는 대신들은 오히려 황제의 눈과 귀를 막고 진실을 전하지 않는다. 나라는 기울어져가고 기울어져 가는 배에 바위돌을 하나둘씩 더 얹히는 형국이니 침몰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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