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금토드라마인 '열혈사제'는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등이 출연하는 코믹 장르물이다. 시청하면서 내내 드라마에 등장하는 구담이라는 도시를 생각해보면서 마냥 웃어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시트콤 형태의 코믹드라마라고 본다면 도시 구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인공 미카엘 신부(김남길)가 결국에는 악을 응징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본다.

 

총 40부작으로 구성돼 있는 '열혈사제'는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형사가 구담성당의 신부 살인사건으로 공조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를 시청한 시청자들이라면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미카엘 사제인 김해일(김남길)의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을 법하다. 구담성당 이영준 신부(정동환)의 죽음에 대한 의심으로 해일은 강력하게 사건 재수사를 요구했지만 어디 하나 수긍해주는 곳이 없다.

 

 경찰을 비롯해, 검찰, 구청장과 구의원에 이르기까지 이름하여 악의 카르텔이라 할만한 캐릭터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요 등장인물들마저 선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악인이 너무 많다.

 

전직 조폭 보스인 황철범(고준)에서부터 검찰인 박경선(이하늬)는 위선에 충성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팀 검사로 등장한다. 화룡정점은 사이비 교단의 기용문(이문식)의 등장이다.

 

일종에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구담구는 온갖 거짓과 비리가 난무하는 도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 비리의 원천이 권력을 갖고 있는 가장 최상층에서부터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사회를 돌아볼 때, 이러한 불편한 사회구조의 모습은 그리 달가운 시선은 아닐 듯해 보인다. 지난해 연말에서부터 시작된 클럽폭행사건으로 시작된 사회이슈는 클럽과 경찰의 유착관계로까지 번져 조사되고 있고, 벌써 두달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경찰이 유착관계가 있다는 증인이 출연했다.

 

 

경찰과 법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방패막이 되기도 하고 하나의 '정의'로 대변되는 단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과연 국민들은 경찰과 법이라는 테두리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다. 무소불위의 권력과 힘을 쥐고 있는 거대집단이 이익을 쫓게 된다면 사실상 사회는 혼란에 빠지는 건 당연하다.

 

다른 이야기를 하나 꺼내보자. 홍콩이라는 도시는 상당히 흥미로운 과거를 갖고 있다. 1997년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곳이 홍콩이라는 자치구인데, 반환되기 이전의 홍콩은 영화산업 뿐만 아니라 무역과 관광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부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했었다.

 

그 때문일지 홍콩영화의 전성기는 1980년대에 들어서 느와르와 무협영화로 대표된다. 지존무상이나 천년유혼, 영웅본색 등이 대표적인 흥행영화로 당시 영화배우들이 국내에서 CF를 찍을만큼 인기가 절정이었다. 하지만 홍콩영화는 급속도로 쇠퇴기를 맞게 되는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영국과 중국간에 오가는 협상으로 홍콩이 중국정부에 반환되게 되는 현실을 맞으면서 영화인들도 대거 이탈하게 되고, 영화의 장르또한 과거 화려한 느와르나 무협에서 점차 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장르로 변해간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등장한 홍콩영화들은 대체적으로 홍콩의 도시를 혼란스러운 시퀀스로 잡아내거나 혹은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제3의 관찰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는 보는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이게 된다.

 

느닺없는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1980년대와 90년대의 홍콩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아스럽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열혈사제'의 분위기가 마치 그 당시의 홍콩영화들에서 등장하는 분위기를 닮아있는 듯 하다.

 

구담구의 분위기는 단편적으로 보기에는 생기발랄하기만 하다. 어쩌면 그 생기발랄함은 코믹적인 요소들이 있기에 교차되는 부분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헌데, 한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는 것에서도 어두운 구석은 찾아볼 수 없다. 구담성당의 이영준 신부가 죽음을 당했지만 누구하나 타살의 의혹은 갖지 않는다.

 

당연히 자살이라 여기며 사건이 마무리되는 모습인데, 모든 힘을 가지고 있는 부류들이 한통속이다 보니 일사천리로 사건해결이 되었을거라 생각될 수 있겠지만, 김해일은 교황에게 편지를 써서 사건수사를 원점으로 돌리게 된다. 헌데, 사건의 원점을 맞았는데, 구담성당에서 두 신부는 쾌재를 부르며 환호한다. 물론 잘못된 사건종결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게 됐다는 데에 흥분했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열혈사제'에서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숙연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선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지나가는 개도 경찰의 수사방식이 허술하고 급하게 마무리지르려 한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일이다. 황철범에게 경찰인 구대영(김성균)은 마치 하수인을 자처하는 모습처럼 주눅이 들다못해 황철범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된다. 위증을 한 증인들을 빼돌리는 황철범과 경찰에서 그들에 대한 조사는 더욱 가관이다.

 

 

증인보호 프로그램을 했다며 오히려 같은 경찰관을 질책하고 러시아 마피아를 두둔하는 모습이다. 인간의 생명이라는 부분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고 법과 정의는 찾아볼 수 없는 경찰서다. 비리와 범죄 유착관계가 보란듯이 형성돼 있는데, 어리숙한 경찰수사 방식을 보면서 웃으라고 한다면 시청자들이 웃을 수 있을까 되묻고 싶어진다. 구청장에서부터 구의원, 검찰과 경찰서장에 이르기까지 최상층의 권력층들이 모두가 비리로 유착관계에 있다니 통탄할 인물관계도가 아닌가 말이다.

 

과거 1990년대 홍콩을 중국으로 반환하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되는 홍콩인들의 자화상을 보여준 듯해 보이는 영화 '중경삼림' 속의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떤 사람은 환락에 빠져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희망에 들떠 있기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목적이 모호함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최근 예천군의 의원 전원을 사퇴하라는 지자체 주민들이 반발에 의원들은 석고대죄하면서까지 용서를 구하는 모습도 비춰지고 있지만, 민심이라는 건 그리 쉽게 돌아서질 않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여의도 금뱃지 단 분들의 비리의혹들은 접하게 되면 '열혈사제' 속 구담구라는 가상의 도시지만 어딘가 모를 개탄스러운 한숨이 나오는 것도 숨길 수는 없겠다.

 

어쩌다 경찰과 검찰이라는 조직이 한낱 비리유착의 온상으로 전락한 것일까. 그나마 구담경찰서 서승아(금새록)의 열혈스러움은 추락한 명예를 다소나마 상승시켜 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지 기대된다.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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