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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

[충북 보은]가을단풍으로 별천지를 이룬 '속리산 법주사'

by 뷰티살롱 2016.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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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다.

 

특히 가을산은 오색으로 물들어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 열리게 하는 매력을 발산한다.


국내에 유명 사찰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대체적으로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어서 가을이면 단풍여행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로 부빈다. 사적 제503호인 법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로 553년에 의신 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법주사라는 절 이름은 의신이 서역으로부터 불경을 나귀에 싣고 돌아와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법주사 경내로 들어서기도 전에 초입부터 맞아주는 건 화려하게 양껏 모양을 뽐내고 있는 단풍나무들의 유혹이다.

 

가을을 맞아서 법주사를 찾았다. 속리산 국립공원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로 가을 법주사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 법주사는 왕실의 비호 아래 8차례의 중수를 거쳐 60여개의 건물과 70여개의 암자를 갖춘 대찰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팔상전은 대표적인 목조건물로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주사의 모든 전각은 임진왜란을 맞아 모든 전각이 소실됐으며, 인조2(1624년)에 벽암이 중창한 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은 1624년에 중건된 대웅전과 1605년에 재건된 국내 유일의 5층 목탑인 팔상전, 1624년에 중창된 능인전과 원통보전이 있고 이밖에 일주문·금강문·천왕문·조사각·사리각, 선원에 부속된 대향각·염화실·응향각이 있다.

 

또 법주사의 중심 법당이었으며 장육상을 안치했었다는 용화보전은 그 터만 남아 있고, 이곳에 근대조각가인 김복진이 조성 도중 요절했다는 시멘트로 된 미륵불상이 1964년에 세워졌다. 1986년 이를 다시 헐고 1989년 초파일에 높이 33m의 청동미륵불상이 점안되었다.

 

이밖에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제5호인 쌍사자석등, 국보제64호인 석련지, 보물 제15호인 사천왕석등 등 갖가지 국보와 보물이 있는 곳이다.

 

가을단풍이 오색으로 물들어 있는 속리산국립공원으로 들어서는 법주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빨갛게 물든 단풍나뭇잎과 노랗고 파란 잎들이 뒤섞여 황홀감을 들게 만든다. 여기저기에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곱게 물들어있는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산객과 여행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은 크게 두가지 길로 산책로와 아스팔트길이 나 있다. 어느길을 선택할지 고민하다 하산길에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하고 아스팔트길로 접어들었다. 가을색이 완연하게 베어있는 길위에 있노라면 일주일의 고단했던 일상이 순식간에 날아가는 듯한 상쾌함마저 베어든다.

 

산은 가을로 들어서면 유혹의 공간을 사람들에게 선사한다. 달리 생각해보면 가을의 단풍은 시작과 화려함이라기 보다는 끝과 죽음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화려하고 찬란한 색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나뭇잎들은 일교차가 심한 가을날씨에 잎들이 물들어가고 시간이 지나면 낙엽이 돼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자연에서 곧 새로운 생명과 진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추운 겨울날의 한파가 다가오기전에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며 생의 마지막을 찬란하게 끝마치지만, 한편으론 떨어진 낙엽은 새로운 생명을 위한 자양분으로 남게 되고, 봄이 찾아오면 새싹이 돋아 새로운 잎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가을날의 산행은 어쩌면 교차하는 탄생과 죽음이라는 상반되는 두개의 세계를 만나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다.

 

법주사의 경내를 산책하듯 둘러보며 팔상전의 목조건축물이 보여주는 웅장함 앞에서 한동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지만 왠지 카메라에 담긴 사진은 실제로 바라보는 건축물의 웅장함과 깊이를 채 담아내지 못하는 듯 아쉬운 마음이 들기만 한다.

 

법주사를 찾은 것은 처음이 아니었기에 경내를 산책하듯 걸음을 옮기기보다는 가을색을 찾아보기에 여념이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계곡물에 움푹 패여있는 바위의 물길은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자연의 오묘함과 힘을 발견하기도 한다. 산행을 나서게 되면 빨리 걷기보다는 천천히 걷는 것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행여라도 놓칠 수 있는 모습을 빠뜨리지 않으려는 욕심에서일까 자꾸만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둘러보기에 바쁘다.

 

지난 여행에서 법주사 인근에 커다란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생각이 나 속리산 산행길을 나섰다. 산행에서 하산하는 여행자들에게 물어물어 법주사에서 30여분을 걸어 올라가면 조그마한 호수를 볼 수 있다는 반가운 소리를 듣고 걸음을 재촉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걸음을 걸을 때마다 몸을 붙잡는다. 조금만 천천히 주위를 바라보며 걸어보라고 속삭이는 듯하기만 하다.

 

한참을 걸어 사람들이 이야기한 호수에 다다라 말문이 막힌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관문처럼 보여지기도 하고, 가을의 높아진 하늘이 금방이라도 호수로 떨어져 내릴것만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단풍잎으로 물든 나무들도 호수로 떨어지고, 하늘위로 흘러가는 구름도 휘젓거리며 호수위를 달린다.

 

고요의 시간이 산속에 흐르는 듯하다. 가을의 산행은 마치 자신을 찾는 고행의 길이 아닐런지 상념에 빠져들기도 하다. 차가운 바람이 산에서부터 불어와 볼을 스쳐 지나지만 차가움은 동공으로 쏟아지는 천연의 자연색에 의해 금새 녹아내리듯 따스함으로 변해가는 듯하다.

 

친구와 왁자지껄하며 지난밤까지 시간을 보냈던 것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해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필림의 정지된 필림이 상영되듯 되살아난다. 일상의 평온함에 한동안 몸을 맡겨본다. 습기를 머금은 나무에는 이름모를 버섯무리가 껍질을 점령하듯 자라나 있는 모습이 묘하도록 가을색과 조화를 이룬다.

 

법주사의 가을이 깊어가는 주말여행이었다. 11월로 들어서면서 강원도 산간에는 첫눈이 내릴거라던 지난밤의 일기예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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