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을 만끽하려는 여행자들의 마음이 설레는 11월의 초순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이 마치 겨울이라도 성큼 다가온듯한 날씨지만 여전히 해가 중천에 뜨는 오후가 되면 두꺼운 외투는 부담스런 날씨다.

 

씨알 굵은 대추로 이름난 충북 보은은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전국에서 몰려드는 여행객들이 붐비는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가을절경은 빼놓을 수 없는 수려함을 뽐내는 곳이기도 해서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법주사를 배경으로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있는 단풍을 감상하고 있으면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지 않을수 없을듯하다.

 

속리산국립공원을 찾게되면 으례히 관광버스 안에서 눈에 띄는 나무 한그루가 스쳐 지나가듯 들어오고 속리산 국립공원 주자창에 다다른다. 어디선가 본 듯한, 한번쯤은 이름이 생각날 듯한 나무 한그루다.

 

 

마음 좋은 가이드나 혹은 여행을 제대로 즐겨보내려는 운전기사의 배려라면 속리산 국립공원 초입에 있는 '보은 정이품송' 나무 한그루 앞에서 멋진 포즈의 사진을 간직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 산행과 법주사를 관람하기 위한 여행길이라면 정이품송 나무가 위치한 곳에 정차하는 건 어쩌면 시간낭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처음 법주사를 혹은 속리산을 찾은 여행객이라면 마음 설레게 하는 곳이 이곳 정이품송이 있는 곳이 아닐까.

 

사람의 수명이 많이 살아야 100년이라고 한다면 800년의 시간은 얼마나 긴 시간일까. 정이품송 소나무는 약 8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오래된 수목이다. 무엇보다 오래된 소나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가기 보다는 정이품송에 얽혀있는 이야기가 있어 더 눈에 간다.

 

 

조선 세조가 속리산에 행차할 때 임금이 타는 가마인 연이 나무가지에 걸려 지나가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해 왕이 '소나무 가지에 연 걸린다'하고 말하자 밑가지가 저절로 들려 그 밑을 통과하게 됐다고 한다.

 

하도 신기해서 왕이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2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하는데, 영물이 아닌가.

 

그 후부터 소나무를'연걸이 소나무' 또는 벼슬을 받았다 해서 '정이품송'을 불리게 된 것이라고 한다.

 

보은 정이품송에 대해서는 아마도 고과서에서 본 기억이 든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사진으로 품체좋은 모습을 뽐내던 '정이품송'의 모습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천연기념물이라 느껴지기도 하는데, 세월의 흔적이란 비껴갈 수 없는구나 하는 허탈함이 세삼스레 들기도 하다.

 

 

과거의 모습이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게 변해 있는 모습이랄까. 그렇지만 솔잎은 푸르름은 여전히 그 빛깔을 내고 있어서 수십년 전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모습이기도 하다.

 

사람도 나이들고 병이들며, 시간이 지나가면서 세월의 흔적을 남기듯이, 나무 또한 인고의 세월은 갈라진 껍질속에 묻고 살아가는 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빈치의 균형의 조화를 보는 듯한 과거 정이품송의 자태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삼각형 모양으로 긴 나뭇가지를 드리워 냈던 모습에서 이제는 밑가지 몇개가 잘라지고, 시멘트로 형태와 생명력을 연장시켜 나가는 모습이 안타깝게 보여지기만 했다.

 

가을을 맞아서 속리산 잔디공원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요리 경연대회인 '감동밥상 파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첫회를 시작으로 10월 29일에도 열렸고, 11월 5일 토요일에 세번재 행사가 준비돼 있다.

 

단풍에 물든 속리산의 경관도 구경할 겸, 법주사 경내의 고즈넉함을 관람할 겸 가을산행으로 속리산을 찾았다가 정이품송 소나무의 모습에 쓸쓸함이 더하기만 하다.

 

문득 속리산을 지키는 산지가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본다. 속리산 국립공원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있어서 마치 산을 지키는 수호목이 아니었나 싶다는 얘기다. 풍체 좋던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느낌은 여전하다.

 

인생의 덧없음도 어쩌면 정이품송의 모습과 다를 바가 있을까?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가하는 회한의 상념에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게 보은 정이품송의 자태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재물의 덧없음, 권력의 덧없음, 사람은 욕심으로부터 그 화가 시작되는 법이런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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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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