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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tvN 시그널, 과거에서 무전이 온다면?

by 뷰티살롱 201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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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현재의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tvN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의 경찰이 무전기를 통해 교신을 하게 됨으로써 미제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수사물이다. 강력범죄 경찰인 차수현(김혜수)은 미제사건의 진범을 잡게 되지만, 사건해결 결과로 미제사건을 전담하게 되는 부서에 배정하게 된다. 과거 15년과 25년이라는 시간이 적용되던 살인범들의 공소시효가 폐지된지 1년여 기간이 지난 상황에서 tvN의 '시그널'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히 살인이라는 강력범죄를 해결해나가는 수사드라마에서 한단계 나아가 드라마 '시그널'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아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은 드라마다.

 

15년전 어린 김윤정 유괴살인사건을 풀어나가면서 당시 수사하던 경찰 이재한(조진웅)은 마지막 범죄장소에서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됐다. 우연찮게 손에 넣게 된 오래된 무전기를 습득한 박해영(이제훈)은 이재한 형사와 무전으로 연락을 하게 되고, 김윤정 유괴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게 된다.

 

여아 유괴살인사건을 해결한 수사물과 맞물려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김윤정의 어머니의 아픔이 그대로 안방극장으로 전해져왔던 드라마다. 누군가에게는 잊어져가는 끔찍한 살인사건이었지만,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가족에게는 영원히 가슴속에 남아있는 아픔이었다.

 

그리고 26년전인 1989년에서 박해영에게 다시 무전이 왔다. 죽은 줄로 알고 있던 이재한 형사에게서 온 무전이었다. 이제 막 경찰이 된 이재한은 무전기를 통해 미래의 경찰인 박해영과 교신을 하게 되고, 경기남부 연쇄살인의 진범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 1989년의 경찰수사로는 경기남부 연쇄살인의 진범을 잡을 수 없었고, 사건의 해결은 2015년이 지나서야 박해영과 차수현으로 넘어가게 됐다.

 

사건이 벌어졌던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에서 범인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나 단서를 과학적 감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과는 달리 '시그널'에서는 피해자 김원경(이시아)와 경찰인 이재한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김원경을 짝사랑하는 이재한은 데이트 신청을 멋지게 신청하며 시작하려는 연인관계였다.

 

하지만 무뚝뚝한 성격의 이재한은 쉽게 김원경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고, 김원경은 쑥기없는 이재한이 싫지않아 함께 영화관람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살인범으로 인해 무참하게 산산조각나고, 고스란히 피해자의 가족이 안고있는 슬픔을 이재한이라는 경찰에게 이입시켜 놓았다. 여느 범죄수사드라마와 달리 '시그널'은 그렇게 단순히 강력범죄의 해결이라는 수사물에서 발전해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끔 한과 아픔이 묻어있는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흔히 귀신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 서양의 귀신과 동양의 귀신, 거기에서도 한국의 귀신은 너무도 다른 정서를 갖고 있다. 서양의 귀신이 복수와 괴기, 무서움의 대상인 반면, 한국의 귀신 이야기는 억울함속에 한과 아픔이 서려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드라마 '시그널'은 미국영화인 '프리퀀시'라는 1999년에 개봉된 영화와 너무도 흡사한 전개를 갖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영화 '프리퀀시'에서는 경찰관이 된 아들이 30년전의 소방관 아버지와 무전기를 통해서 교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화재현장에서 아버지의 활약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 중에 살인범이 섞여 있으면서 미래가 뒤바뀌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다.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과거 사건의 어긋남으로 인해서 미래가 뒤바뀌는 현상이 발생한다. 9차 연쇄살인사건이었던 경기남부 사건에서도 박해영의 무전기 교신으로 한사람의 죽음이 미수로 그치게 됐지만, 범행시간이 예정되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발생했던 시간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현대 과학기술 덕분으로 26년 전에 이재한이 김원경에게 선물했던 전기충격기에서 DNA를 검출해 진범을 잡게 되었지만, 1989년 이재한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잃었다. 살인을 저질른 진짜 범인을 잡아야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아픔이 뼈속까지 스며있는게 '시그널'의 감성적 접근이라 할만했다.

 

과거를 바꾸게 된다면 미래가 바뀌게 된다. 때문에 2015년에 무전을 받은 박해영은 자신의 어릴적 아픔이었던 김윤정을 붙잡을 수 있게 됨으로써 어쩌면 위기에 빠졌던 이재한 형사까지도 살릴 수 있는 도구가 무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김윤정 유괴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지막으로 무전을 남겼던 이재한이 박해영에게 '날 설득해야만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또 하나의 시청포인트는 프로파일러 박해영의 형에 대한 기억이다. 첫회에서 보여졌던 형의 모습과 자살하려 한 모습들 사이에서 박해영에게도 아픔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확연히 드러나있다. 26년전에서 무전이 왔다는 점은 과거의 일을 바꾸게 됨으로써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와의 교신을 통해서 죽은 아버지를 살림으로써 현재의 삶을 바꾸었던 영화 '프리퀀시'와 묘하게 닮은 듯 다른 모습의 드라마 tvN의 '시그널'이 앞으로 어떤 미제 사건들을 보여주게 될지, 박해영과 이재한 그리고 이주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되는 드라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tvN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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