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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화정 9회, 일본 수출을 전제한 드라마인가?

by 뷰티살롱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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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월화 사극드라마 '화정'의 첫 느낌은 오랜만에 시선을 끌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과 첨예한 선조-광해-인조로 이어지는 권력대립과 인물들간의 대립이 볼만해 보였던 사극이었다. 하지만 성인연기자로 들어서는 시기부터 이를테면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인 정명공주(이연희)가 망국의 공주마냥 일본(왜)으로 흘러들어가는 대목에서부터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일 듯하다.

 

왜와 조선의 관계, 왕위에 오른 광해(차승원)은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 화기에 대한 집착을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드라마 '화정'에서 남사고의 예언에 따르는 불을 다스리는 자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때, 화기 즉 군사력을 통한  권력을 거머쥐기 위한 인물들간의 대립이 볼만한 대립구조하 할만하다.

 

헌데, 하필 정명공주가 뜬금없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가게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임진왜란이 끝나고 전란이 수습된 시기라 하더라도 채 한세기가 지나지 않은 시대적 상황에서 무려 7년간의 전란을 만들어놓았던 왜를 드라마의 배경으로 만들어놓은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광해의 명으로 왜로 넘어가 화약의 성분인 유황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사를 파견하는 모습은 멘탈을 붕괴시키는 전개가 아니고 무엇일까 싶기도 하다. 화약의 재료의 유황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으로 파견된 홍주원(서강준)은 사실상 광해의 미끼에 불과했다. 광해는 조선의 화기도감을 키우기 위한 유황을 확보하기 위해서 밀거래까지 용인하면서까지 일본으로 서강준을 보냈던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름아닌 자신보다 더 위에 존재하는 세력의 덜미를 잡기 위해서 통신사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 9회에서 보여졌다.

 

드라마와는 별도로 역사적인 배경을 놓고 볼때, 과연 조선의 화기는 어느정도였을까? 과연 드라마에서처럼 일본까지 건너가 유황을 밀거래로 들여올 만큼 화기술이 낙후된(?) 시대였을까? 사실상 개인적인 견해지만 조선의 화기술은 동북아에서는 최강이라 할만한 시기였다고 보여진다.

 

고려말에 최무선에 의해 화약이라는 것이 들어오고 나서 조선 세종 때에는 과학적인 기술력은 최강이었다. 신기전은 대표적인 최신 군비술의 사례라 할만하고, 임진왜란 당시에도 화기에 관련해서는 일본과 청나라를 앞선것이 사실일 듯하다.

 

이순신에 의해 무패를 거두었던 해전은 대부분이 화기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었고, 이는 범선의 완파에 의한 전술이었다 할만하다. 더욱이 거북선이라는 신형 군선의 건조를 보더라도 최신군사기술력은 최강이라 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에 의해서 한양이 삽시간에 점령당하고 의주까지 선조가 파천하게 된 데에는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보인다.

 

 

제아무리 군비가 강하다 하더라도 지휘체제가 엉망이라면 전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선조와 광해에 의해 왜란 당시 분조가 세워져 2원화된 정권이라든가, 붕당에 의해서 조정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적의 공격은 삽시간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드라마 '화정'의 패착이라 할만하기도 한데, 정명공주의 일본행은 가장 큰 악수가 아니었나 싶을만한 전개다. 나가사끼의 유황광산으로 들어간 정명공주의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사극드라마 '화정'은 사극이 아닌 완전한 환타지로 넘어선 듯 보여지기도 하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역사적인 사실을 각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각색의 범위는 이해되는 정도를 넘어서면 안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정명공주가 일본으로 넘어가 왜의 에도시대를 담아놓은 모습은 흡사 조선시대를 다루고 있는 사극드라마인지 아니면, 일본의 사극드라마인지 모호하게만 여겨지는 비주얼이란 무얼까?

 

 

화이와 통신사의 일행으로 왜에 건너오게 된 주원이 에도의 저가거리를 다니는 장면은 오히려 한국사극의 모습보다 더 세세한 모습으로 넘쳐나는 모습을 보인다. 임진난이라는 전란을 일으킨 주범이기도 한 왜의 모습이 너무도 평화로운 분위기에 분개하게 되는 까닭은 왜일까?

 

 

역사를 기반으로 한 사극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존인물의 성공과 시대적인 배경이 바탕이기 때문이다. 즉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사극드라마이기도 하다. 근대사를 넘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역사침략을 일삼고 있는게 사실이다. 더욱이 독도에 대한 망언까지도 서슴치 않는 상황에서 사극에서조차 왜의 모습은 평화롭고 화려함만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광해가 함경도 일대에서 만나게되는 비밀스러운 장정들과의 조우가 보여지면서 전하께서 목숨을 살려주었다는 대목은 임진왜란을 뜻하는 바가 아닌가 말이다.

 

너무도 역설적인 전개다. 한편으로는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딛고 넘어선 광해군 시기를 드러내놓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류를 통해 일본으로 드라마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 전면에 비춰진 모습이 아닌가 말이다.

 

 

한가지 다행스런 점은 왜로 건너가게 된 정명공주가 노예생활에서 유곽생활로 넘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위안이라도 삼아야 하는 것일까? 기모노를 입은 조선의 공주가 아니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해야 할 판이다.

 

역사의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새롭게 각색되어진 사극드라마는 많았다. 하지만 사극드라마인 '화정'에서 정명공주의 나가사끼에서의 유황광산에서의 노예생활은 얼굴 화끈거리게 만드는 전개가 아닐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시대적 배경을 두고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조선의 화포기술은 세계최강이라 할만하다. 승자, 현자총통 등의 화포기술은 세계 최강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왜의 조총술은 사실상 화포가 아닌 개인화기에 해당한다. 창과 방패가 주무기였던 조선의 군사력과 비교해 개인화기로 앞섰던 왜가 조선을 빠른 시간에 장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같은 개인화기의 힘이 컸을 수 있겠지만, 화약을 주무기로 한다면 오히려 일본다는 조선이 더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흡사 정명공주의 일본으로 간 데에는 드라마의 일본수출을 염두해 둔 전개라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에게는 외면당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기만 하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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