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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빛나거나 미치거나 19회, 왕소-왕욱의 결정적 차이 '천하'

by 뷰티살롱 201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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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19회에서는 의미있는 대사가 뇌리를 스친다. 황명에 의해서만 혼인이 이루어지게 되는 고려의 왕자라는 신분으로 왕소(장혁)는 개봉에서 신율(오연서)와 혼례를 올렸던 사실이 드러나 옥에 갇히고 말았다. 비밀혼인이라는 점은 왕자들에게는 대역죄에 해당한다는 왕식렴(이덕화)의 간교에 의해 만들어진 함정이었다.

 

왕식렴 세력에 의해서 추국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왕소는 꼼짝없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실제 고려의 황제인 정종(류승수)은 왕식렴의 그같은 음모에 이렇다할 손을 쓰지 못했다. 다름아닌 왕식렴이 정종의 약점을 쥐고 있었기 때문인데, 고려를 건국한 태조(남경읍)의 살해사건에 정종 역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고려의 황제라는 위치가 일개 호족장보다 아래로 엿보인다는 점이다.

 

작가에 의해서 픽션으로 만들어진 사극드라마이기는 하지만 고려의 건국은 호족들의 나라나 다름없다. 다섯호족이 연합해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도 태조를 시해한 것으로 그려졌는데, 실제적으로도 황실의 자식들은 호족세력과 연합하기 위한 정략적 혼인관계가 이루어져 있는게 고려초기의 모습이라 할만하다. 때문에 황보가의 여원공주(이하늬)와 왕소가 혼인하게 된 것은 그리 이상해 보이지는 않다.

 

 

왕식렴에 의해서 절대절명의 위기에 몰리게 된 왕소와 신율이 구제될 수 있는 방법은 개봉에서 올려진 혼인이 가짜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내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혼인사실이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면 인연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하다. 또 신율은 냉독에 빠져 옥중 감옥에 오래동안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비책은 너무도 냉혹하기만 하다. 헌데 19회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율과 왕소의 애절한 러브라인도 주목되지만 왕소와 왕욱(임주환)간에 나누었던 대화속에 담겨져 있는 '천하'라는 한마디였다. 신율의 건강이 걱정되었던 왕욱은 옥사를 찾아 신율에게 냉독을 다스리는 약을 전해주었고, 신율은 왕욱에게 왕소가 만날 것을 청한다는 말을 전했다.

 

신율의 몸상태를 전해들은 왕소는 신율을 구해달라며 왕욱에게 무릎을 끓며 '개봉이 저 아이가 신명나게 사는 세상, 그 세상이 나의 천하다'라는 말을 던졌다. 왜 신율을 구해달라면서 왕소는 '천하'라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자꾸만 떠오르는 대사다.

 

2002년에 개봉한 장예모 감독의 '영웅-천하의 시작'이라는 영화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품이었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무명(이연걸) 장천(견자단)과 비설(장만옥)은 같은 목적을 갖고 있었다. 바로 황제를 암살하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서 장천과 비설은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며 무명이 황제인 영정(진도명)의 10보앞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절대고수인 무명은 10보안에 있는 사람은 죽일 수 있는 검의 고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명은 영정을 죽이지 못한다. 세사람의 복수를 넘어선 파검(양조위)이 모래위에 써놓은 두 글짜 때문이었다.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왕소는 왕욱에게 무릎을 끓어가면서까지 신율을 살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두 남자의 신율을 살리는 목적은 같다고 할만하다.

 

하지만 왕소와 왕욱 두 남자에게 신율이라는 여자가 주는 의미는 다르다 할만하다.

 

왕욱에게 신율은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사랑하는 한 여인에 불과했지만, 왕소에게 신율이라는 여인은 고려의 백성들이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상징적인 여인이라 할만한 대사였다.

 

'천하'다. 개봉이 신명나게 사는 세상 그것이 '나의 천하'라는 말 속에는 왕소가 그리고자 하는 고려의 모습이 담아있는 의지이기도 하다. 누구나 신분을 뛰어넘어 신명나게 살아나가는 세상은 신율이 왕소에게 가르쳐주었던 것이었다.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황궁안에서 형제간에 피를 흘리며 생존게임을 벌이며 살아야 했던 왕자와 공주의 신분은 하나의 정치적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황보여원이 왕욱과 왕소를 두고 황보가의 미래를 저울질했듯이 남편이라는 존재는 단지 집안을 살리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왕소는 황보여원의 마음을 얻었다.

 

왕소가 자신의 무릎까지 꺾으며 왕욱에게 신율을 살리고자 한 것은 독으로 중독돼있는 정종에게 완전한 해독제를 주는 방법이다. 집정인 왕식렴에 의해서가 아닌 황제에 의해서 추국이 이루어진다면 최소한 왕소와 신율의 혼인관계가 진짜가 아닌 거짓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왕식렴이 무기로 내세운 곽장군(김법래)의 증언까지도 수습할 수 있는 신의 한수이니 말이다. 사극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전하는 대사 하나하나에는 로맨틱멜로물이나 혹은 재미있는 코미디 장르에서 유행어처럼 퍼져나가는 대사와는 사뭇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신율과 왕소는 왕식렴이 만들어놓은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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