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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데이트코스

[신논현역 맛집]무한리필의 선입견을 깨뜨려준 논현동 고기집 '호박불고기'

by 뷰티살롱 2014.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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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인근 종로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에 얼굴이나 보자는 안부전화였다. 무슨일이 있나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연락온 친구인지라 반가움이 앞섰다. 늘 그렇지만 남자들의 대화는 참 오묘하기 이를데가 없다.

"어떠냐 요즘...."
"그저 그렇지 뭐~"

그저 그렇지라는 말은 별일없다는 뜻이겠지만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말이기도 하다. 회사는 별일이 없다는 뜻도 숨어있고, 집안도 별일이 없다는 얘기이고, 아이들이나 부모님도 잘 지낸다는 말이 함축되어 있는 말이니 말이다. 헌데 대화내용이 참 무미건조하다. 몇마디 주고받고는 약속장소를 정했다.

"강남에서 볼까? 얼마전에 알게 된 고기집인데 참 괜찮더라, 게다가 무한리필이라는 게 맘에 들거든"

친구의 말에 순간적으로 허기가 진다. 무한리필이라니 보나마나 냉동이나 혹은 질이 그리 좋지 않은 고기를 파는 음식점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종에 양으로 승부한다는 식의 음식점이 아닐까 하는 실망감이 들었는데, 친구의 추천이니 얼굴이나 볼겸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다.


정확하게는 논현 맛의 거리에 위치한 음식점인데, 9호선으로 종점인 신논현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7호선 논현역과 9호선인 신논현역을 사이에 둔 골목길 안쪽으로는 서울에서 이름난 맛집들이 즐비한 것이 사실일 듯 하다.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논현역이나 혹은 신논현역에서 만나 맛의거리에 위치해 있는 맛집을 찾는 이들이 많다.

강남에 위치해 있는 사무실을 다니는 필자로써는 신논현 인근이라는 점이 마음이 들었다. 퇴근하고 나서 많이 걸을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강남에서 3호선으로 이동하는 친구는 집이 가까워서 만나서 가볍게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 좋은 거리인 것만은 확실하다.

전철에서 내렸을 때만 하더라도 사실 친구와의 저녁식사가 그리 즐거울 것 같지는 않게 느껴졌었다. 고기집인데 무한리필이라는 점이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고, 특히 영동시장 주변의 맛집들이 얼마나 많은 가 말이다. 만나자 마자 시장 안쪽의 다른 가계로 자리를 잡을 생각으로 전철역에서 내릴 친구를 기다렸다.


고집이라면 옹고집이 따로없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다른 집으로 가보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친구의 손에 이끌려 논현 맛거리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호박불고기

저녁메뉴는 불고기였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아랑곳없이 친구는 성큼성큼 고기집 안으로 들어섰다.


대부분의 맛집들이 운집해 있는 봉은사로1길보다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기집이여서 얼핏 보기에는 막거리 골목의 끝집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음식점이었다. 신논현역 3번출구에서 봉은사로 방향으로 올라와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서 바로 우측으로 꺾어져 들어서며 언덕배기 위쪽에 위치해 있는 음식점인데, 금방 눈에 띄는 고기집이기도 하다.


이른 저녁시간에 만났던지라 아직은 손님들이 붐비는 시간은 아니었다. 한산한 저녁시간으로 보여지는 호박불고기의 첫 인상이랄까 싶기도 했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서면 실내는 마치 잘 익은 호박빛으로 물들어 있는 듯하기만 했다. 노란색의 실내조명을 보면서 한쪽 벽면에 큼지막하게 써있는 와규 라는 단어와 '무한리필'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기만 하다. 메뉴는 소고기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인데, 몇가지 메뉴만이 전부였다. A코스와 B코스의 차이는 가격차이 5천원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꽃등심과 등심의 차이다.

간혹 회사에서 회식을 한다고 하면 사원들은 입을 모아 '꽃등심~꽃등심'을 외치곤 하는데, 그냥 등심과 꽃등심의 맛의 차이는 확인히 다르다. 특히 소고기에서 꽃등심을 먹게 된다면 그날 회식은 그야말로 횡재수(?)가 터진 날이 아닐까 싶기도 하겠다.

가격차이도 꽃등심은 주먹만한 크기에 가격은 또 얼마나 비싼가 말이다. 일반인들이 외식하려 하면 입이 튀어나올만큼 비싼게 꽃등심 부위가 아닐까 싶기도 하겠다. 갈비와 아롱사태, 차돌박이를 비롯해 된장뒤풀이까지 나오는 코스가 A코스인데, 가격을 보자마자 흥미를 잃을 수준이었다.


솔직히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제아무리 꽃등심이라곤 하지만 가격에서 저정도의 가격으로 내오는 소고기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고나 할까 싶었다. 예약손님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일부 테이블은 이미 셋팅되어져 있는 테이블이 보이기도 했었다.

'고기 많이 먹으려고 오는 손님들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궂이 꽃등심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는 무한리필이니 손님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메뉴를 자세히 보니 '와규' 라는 소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이었다.

몇번인가 친구와 이자카야 집에서 와규소고기를 먹어본 적은 있었는데, 일식 형태의 퓨전이다보니 고기맛은 대체적으로 소스맛이 버무려져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지역에서 맛있다고 하는 한우고기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비교가 되지 못하는 소고기라 여기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 한우고기는 숯불에서 구워 먹었던 게 대부분이었고, 이자카야 집에서 내온 와규 소고기는 소스를 뿌려서 내온 퓨전 메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저녁도 해서 무한리필을 주문했는데, 도마위에 한가득 올려져서 나왔다. 얼핏 보기에는 마블링의 정도가 한우고기와 다른 느낌이 드는 소고기가 '와규' 이기도 했다.

와규는 일본 소를 일컫는 말이기도 한데, 한자 화우의 일본어 발음이 와규란다. 고기를 내온 사장님의 설명으로는 일본 소 와규는 호주 청정지역에서 곡물사료로 비육하여 키운 소가 호주산 와규란다. 헌데 이러한 일본 고유 품종을 1세대 교배시킨 것이 와규(F1)이라 하는데, 품질은 한우의 1등급 이상의 근내지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기에도 한우의 마블링과는 차이가 다소 있는데, 한우는 눈꽃처럼 마블링이 퍼져있는 게 특징인데, 와규의 마블링은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헌데 이 와규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한우보다 미식가들에게는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소고기란다. 

와규의 마블링는 한우의 눈꽃처럼 퍼져있는 마블링과는 달리 마치 대리석처럼 박혀있는 듯한 형태를 띠고 있는게 특징처럼 보였다. 세계의 미식가들에게는 와규는 '소고기의 전설' 혹은 '소고기의 캐비아'라고 불릴만큼 유명하단다.


고기의 신선도는 좋아 보이기는 한데, 여전히 '무한리필'이라는 점은 석연치 않은 부분 중 하나였다. 흔이 '무한리필'이라는 점은 다소 고기질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드는 게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헌데 고기를 보는 순간부터 친구녀석의 입은 히쭉 벌어져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음식을 가리는 데는 사실 필자보다 더 까다로운 면이 있는게 친구였는데, 무한리필 집에서 왠지 설레임이 엿보이는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으니 일단 한번 맛을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싶었다. 맛이 시원찮다면 오랜만에 만나 친구와 수다나 걸판지게 떨 수도 있으니 손해볼 건 없겠다 싶었다.


고기집 상호다운 단조로움이 불판이 올려지고 그 위에 4조각의 호박이 덩그란히 올라가져 있다. 불판은 쾌 두꺼워 보이기도 했는데, 한쪽 모서리에 걸쇠가 올라가져 있어서 익은 고기를 올려놓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흔히 걸쇠는 완전하게 익혀서 먹는 돼지고기 음식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물건이었는데, 소고기 전문 음식점에서 보게 되니 꽤 시선이 가는 물건이었다.

 
간단하게 차려진 상차림을 보니 또 한번 실망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동그랑땡과 두부김치 그리고 가지무침까지 거기다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게 파전이라니 소고기 집에서 적잖게 어울리지는 않아 보이는 안주상차림이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한우전문점에서 소고기를 시키게 되면 단백한 맛이 나는 백김치나 혹은 하다못해 동치미 등의 김치를 비롯해, 소금물에 절인듯한 절임김치가 나오기도 하는데, '호박불고기'에서는 기름에 튀겨진 반찬들이 상위에 올려진다. 기름기가 많은 소고기 메뉴에 기름진 반찬은 그리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다.


늘상 그렇듯이 모듬 소고기를 먹을 때에는 차돌배기부터 구워 먹는다. 일종에 꽃등심 부위는 가장 나중에 먹게 되는데, 맛이 다소 약간 부위부터 좋은 부위로 이동하며 먹게 되면 점차 고기맛이 좋아져서 입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소고기를 먹는 방법도 사실 친구녀석에게 들어서 알게 된 터이기도 했었는데, 가장 먼저 차돌배기부터 불판위에 올려놓았다. 소고기 차돌배기는 빨리 익는다. 금방 올려놓았는데, 어느새 익어 한젓가락을 먹어 보았다.

예상외의 맛이 와규였다!!.

무심코 '무한리필'이라는 점 때문에 여태껏 고기질을 의심스러워 했었는데, 차돌배기 안점을 먹고는 할말이 필요없었다. 한우고기의 차돌배기보다 오히려 더 맛있게 느껴지는 맛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와규 차돌배기는 한우에 비한다면 고기질감이 연하고 부드러운게 특징이기도 했다.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반 차돌배기와는 느낌이 다른 맛이다.

연거푸 차돌배기 맛을 보고는 선입견이 날라가 버린 듯하기만 했다.


곧바로 동그랗게 썰어진 아롱사태 고기를 불판위에 올렸다.

적당히 익히고 나서 입안에서 씹자마자 부드럽고 소고기의 달콤한 맛이 한우와는 또다른 맛이 났다.


고기가 나올때에 함께 나온 치킨타올이 무슨 용도였나 싶었는데, 불판을 닦아내는 용도다. 검게 그을린 불판이 몇번 쓰윽 물지르니 깨끗하게 변했다.
 
"무한리필이라고 해서 고기맛이 별로인 줄 알았는데, 이거 의외로 대박인데?"

아롱사태를 먹으면서 나즈막하게 말하는 나에게 친구가 슬그머니 웃음을 보인다.

"와규를 퓨전으로만 먹어봐서 그럴꺼다. 구이로는 처음 먹어보는 거 아닌가?"

친구말이 맞다. 수입 소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에게 싼맛에 지인들과 먹는게 대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수입 소고기라고 하면 한우와는 비교가 되지는 않는다. 어떤 때에는 마치 고무를 씹는 듯한 수입소고기를 먹은 적도 있었던 터라 호박불고기의 '무한리필'이라는 점이 처음부터 그리 기대감을 갖지 않게 한 까닭이기도 했다.


깨끗하게 닦여진 불판위에 갈비살을 올려놓았다. 호박은 어느새 익어 걸쇠위로 올라갔지만, 반찬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갈비살은 또 어떤 맛일까 하는 기대감이 불판에 올려놓자마자 드는 생각이었다. 부위별로 먹게 되니 오히려 나중에는 맛에 대한 기대감이 많아졌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이다. 소고기중에서 다른 부위는 소금에 찍어 간을 맞춰 먹었지만, 예전부터 갈비살은 양파간장과 함께 먹는게 습관처럼 된 모양이다. 갈비가 익기가 무섭게 양파와 함께 먹어보니 또다른 맛이 난다.


두부김치에 나온 묵은지 김치에 싸서 먹어보았다. 솔직히 표현해서 김치에 고기를 싸먹는 건 비추하는 바다. 고기맛이 김치의 강한 맛 때문에 그다지 맛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와규 소고기의 본연의 맛을 맛보고 싶다면 소금에 찍어서 먹는게 제격이다.


얘기나 할겸 저녁시간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친구와의 시간은 먹방이 된 기분이다. 처음 테이블에 앉을 때부터 별반 말도 나누지 못하고 계속해서 고기를 익히고 바로 입에 투척하기가 바쁘기만 했다. 마지막인 꽃등심을 불판위에 올려놓았다.

차돌배기와 아롱사태, 갈비살로 이어진 와규의 맛 때문일지 꽃등심에 거는 기대도 더 높아만 갔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대한 기대랄까?


친구는 꽃등심 부위를 가볍게 익히고는 먹기좋게 잘라 걸쇠위에 올려놓았다. 적어도 약간씩은 덜 익힌 듯해 보였는데, 이유가 있다.

불을 약하게 놓고, 걸쇠위에 있는 고기를 먹을 때마다 불판위에 한점 한점 올려놓고 취향에 맞게 익혀서 먹기에 좋기 때문이었다.


사실 와규를 먹기 전까지는 한우를 최고라 여겼었다. 헌데, 와규를 구워먹고는 달라졌다. 한우와 달리 와규는 부드러움이 오히려 더 낫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소금에 찍어 한입 먹게 되면 마냥 감탄의 말이 나올 법한 게 와규였다.


가격이 저렴해서 고기맛이 다를까 했었는데, 역시 맛을 아는 친구에게 이끌려 온 보람이 있는 저녁이었다.

이런 맛을 내면서 어떻게 무한리필이 가능한 것인지조차 신기할 따름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당연하게 무한리필의 장점을 활용해 다시 한번 불판을 데웠다. 꽃등심을 먹은 뒤였지만 다시 처음부터 차돌과 아롱사태, 갈비를 순차적으로 먹어도 와규의 맛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쯤되니 한편으로는 무한리필이 가능한 까닭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갔다. 만약에 백김치나 혹은 동치미 등으로 단백한 반찬들이 놓여있었다면 계속해서 무한리필을 이용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파전과 동그랑땡을 먹은게 참으로 후회가 되기만 했던 호박불고기 고기집이었다.

다음에 다시 들릴 때에는 반찬에 욕심내기보다는 내어준 고기에 욕심을 내 생각이다.


큼지막한 불판위에 마지막으로 된장뒤풀이가 나왔다. 술자리였다면 마지막으로 내온 된장 뒤풀이는 최고의 속풀이용이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보글거리며 익어가는 호박과 두부의 된장 뒤풀이엔 밥이 들어가 있어서 저녁을 해결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미 와규로 배가 불렀지만 된장뒤풀이로 나온 마지막 메뉴는 그야말로 화룡정점을 찍은 게 아닌가 싶기만 했다.

국내 한우고기가 아닌 와규, 검은소인 일본소라는 인식으로 처음에는 그리 기대됐던 메뉴는 아니었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다. 특히 무한리필이라는 점이 갖는 의미가 얼핏 좋지 않은 맛이 날까하는 일말의 우려도 있었지만, 논현동 맛의거리에 위치한 '호박불고기'는 필자에게는 '무한리필'의 선입견을 깨뜨려준 고기집이었다 할만했다.


특히 고기질과 견주어 볼때, 1인당 소고기 가격이라면 회사 회식자리도 어울리는 곳이 '호박불고기'라는 음식점이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넓은 홀에서 여러번이 한꺼번에 회식을 즐기기에도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고, 가장 매력이 있어 보이는 곳은 이곳 음식점의 VIP같은 구조가 아닐까 싶다.


유일해 보이는 방이 하나가 보이는데, 거리를 볼 수 있게 창문이 나있는 방이었다. 조용하고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온돌식 방에 자리를 잡고 둘만의 데이트 먹거리 코스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곳이기도 해 보였다. 특별한 구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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