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남상미 주연의 '슬로우비디오'가 가을감성을 담고 10월에 개봉한다.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동체시력을 갖고 있는 여장부(차태현)의 일상을 그린 영화로 잔잔함이 스크린 가득 채워진 영화다.

사람들에게는 10여년이 지나도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고전영화인 벤허에서의 전차경기장은 100% 셋트제작으로 제작되어 현재에도 그 웅장함은 디지털 기술로 화려함을 뽐내는 SF영화들보다 더한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다. 영화팬들에게 고전영화가 주는 향수는 그러하다. 과거의 필림기술은 현재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거리가 멀어서 셋트와 엑스트라 출연진들을 모두 스크린안에 담아내야 했었기에 웅장함이 살아있었다.


필자의 기억속에 있는 한편의 영화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 유명한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도높은 액션씬이나 풍부한 볼거리를 넣어서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의 영화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찌보면 단편영화같은 영화에 속하는 듯한 감성영화라 할 수 있는데, 김상중과 박진희가 출연했었던 '산책(2000)'이라는 영화다. 마치 한폭의 단편모노드라마를 연상케하는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벌써 14년이 지났지만 마지막 후반부에서 그려졌던 숲속의 음악회 장면이 생생하기만 하다.

차태현, 남상미 주연의 '슬로우비디오'는 마치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왕십리CGV에서 관람한 '슬로우비디오'는 솔직히 처음부터 기대했던 작품은 아니었다. 1박2일에 출연하는 차태현이 출연하는 영화로 포스터 하나만으로도 코믹장르 영화라는 것은 쉽게 알수 있는 영화다. 특히 과속스캔들과 헬로고스트 등을 통해서 차태현표 코믹에 길들여져 있는 영화관객들이라면 '슬로우비디오'에 대해서도 차태현식 코믹을 기대할 것은 어느정도 감안해볼 만하다.


헌데 말이다. 한줄 평으로 영화 '슬로우비디오'를 이야기해본다면 '가을의 감성에 어울리는 느림의 가을감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기존의 배우 차태현이 보여주었던 코믹물과는 달리 영화 슬로우비디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스크린에 담아낸 듯한 수채화같은 영화라 할만하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포착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장부(차태현)은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슈퍼히어로는 아니다. 빠른 피사체를 느리게 볼 수 있다는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인간의 능력이 넘어서게 된다면 몸이 따르지 못하는 법이다. 빠른 속도를 느리게 볼수는 있지만, 여장부는 뛰지 못한다. 동체시력을 갖고 있지만, 그 능력을 뇌가 수용하지 못해 뛰려하면 자꾸만 넘어지는 현상을 갖는다.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이 시력을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비롯된 부작용 탓이다.


늘 썬그라스를 쓰고 다니는 탓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첫사랑마저 떠나버린 여장부는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오로지 집밖에 나서지 못해봤다. 그런 여장부가 CCTV 관제센터에서 일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된다. CCTV속에 나타난 수미를 만난다. 여장부는 수미를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수미로 오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는 한폭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라 할만하다. 그리 복잡할 것도 없는 영화지만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는 영화로 10년이 훌쩍 지난 영화지만 여전히 그 느낌은 강하게 기억속에 남아있는 영화다. 단조로움조차 들게 만드는 이러한 옛 영화들이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때문일까?

첫사랑이라 여겼던 수미를 만난 여장부. 영화 '슬로우비디오'는 동체시력을 갖고 있는 남자와 사채빚으로 고생하는 수미의 러브스토리로 채워져 있는 영화지만, 보통의 이웃사람들이 주인공이기도 한 영화다. CCTV관제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여장부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박사출신 공익요원인 병수(오달수)와 관제센터 안방마님 노처녀 심(진경), 늘 혼자서 밤에는 야구공을 던지고 낮에는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상만(김강현), 그리고 폐지를 줍는 소년 백구(정윤석), 여장부의 안과주치의인 석의사(고창석)은 저들마다 각기 영화속에서 주인공이다.


영화속 대사가 생각난다. 현대로 들어서서 도심 한복판에는 수많은 CCTV들이 설치되어 있다. 세상의 눈처럼 보여지는 CCTV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누구일까? CCTV 넘어 범죄가 아닌 사람들이 숨어있다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영화가 '슬로우비디오'이다.

영화 '슬로우비디오'는 액션으로 요란스럽거나 혹은 많은 특수효과들이 등장해 볼거리를 주지는 않는 영화다.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왠지 결말을 예측하게 만드는 단조로움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단조로움과 잔잔함은 마치 가을의 한복판에서 한템포 쉬어가는 쉼표같은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쉼없이 뛰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언제 휴식같은 시간이 있었을까 하는 돌아섬을 전달해주도 한다.


여장부는 동체시력으로 CCTV속에 보이는 세상을 정지화면처럼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나간다. 마을의 한 어귀 하나하나를, 수미(남상미)가 시야에서 사라진 CCTV 사각지대까지도 한발한발 세어가면서 찾아가 그림위에 그려넣는다. 사랑을 찾아가는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나가는 모습이랄까 싶기도 하다. 영화 '김씨표류기'에서 뚝섬안에 갇히게 된 한 남자를 망원경으로만 바라보다 고립된 여자가 세상밖으로 힘차게 걸음을 옮겨나가듯이 수미의 발자취를 따라 여장부는 세상밖으로 내딛는다.


http://슬로우비디오.kr/

여장부는 첫사랑이라 생각했던 수미를 위해서 낡은 소파를 수미가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는 커피전문점 앞에 놓아둔다. 한편의 영화가 떠오른다. 배우 차태현을 있게 했던 오래전 영화인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다. 타임갭슐을 나무아래 묻어두고 훗날 다시 만날때에 함께 꺼내보자던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잊지 않았던 남자. 시간이 지나 여자가 다시 찾은 그곳에는 비밀이 있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묻었던 장소는 같은 곳이라 여겼지만, 실상 과거에 두 사람이 함께 묻어두었던 나무는 몇년전에 벼락을 맞고 죽어있었단다. 남자친구는 혹시라도 올지 모를 여자친구를 위해서 모양새와 크기가 비슷한 소나무를 그곳에 심어놓았다. 영화 '슬로우비디오'는 여러 영화들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였다.

빠르게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쉼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찰라의 순간을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게 볼 수 있는 여장부를 통해 관객은 바삐 살아가는 일상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 영화였다. 10월 추천영화로 차태현, 남상미 주연의 영화 '슬로우비디오'가 관객들에게 쉼표의 위안을 얻게 될지 주목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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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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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커피한잔 2016.06.11 11: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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