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에서 금요일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할배'의 인기가 놀랍다. 대체적으로 인기있는 케이블 방송의 시청율이 2~3%대라는 점에서 '꽃보다 할배'의 10%대 목전을 두고 있는 시청율은 놀랍기만 할 뿐이다. 공중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놓고 볼때 10%를 유지하는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본다면 케이블 채널이라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한 인기다. 혹자는 금요일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없기에 자연스레 '꽃보다 할배'라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 눈이 갈 수 빆에 없지 않냐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겠지만, 채널이 주는 제한성으로 본다면 놀랄만한 인기임에는 분명하다.

왜 시청자들은 '꽃보다할배'에 열광하는 것일까?

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유재석이나 혹은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 김구라 등의 걸출한 방송인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 프로그램이 '꽃보다 할배'다.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1박2일'의 나영석PD가 제작한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하겠지만 이처럼 높은 인기를 구사할 수는 없는 듯해 보이는 건 매한가지다. 짐꾼 이서진과 4명의 할배인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으로 이루어진 여행전문 예능프로그램의 진짜 인기비결은 왜일지 생각해 보았다.

스페인편으로 진행되고 있는 '꽃보다 할배'는 기존 시즌보다 더욱 혹독한 중급배낭여행 컨셉으로 시작부터 제작진과 할배들, 짐꾼들의 삐걱거림으로 시작되었다. 여행경비를 대폭적으로 줄인다는 말에 발끈하기도 했었지만 영악스러우리만치 나영석PD의 날치기 선거법과도 같은 형태로 경비가 맏형인 이순재에게 전달되어졌다.


난생 처음으로 가게된 외국여행. 낯선 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다른 문화들과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재미를 안겨주는 것도 있고, 신비롭고 이국적인 모습이 프로그램 전면에 걸쳐 화려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프로그램이 '꽃보다 할배'다. 하지만 이국적인 새로움을 접하는 여행전문 프로그램들은 전문채널을 통해서도 손쉽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꽃보다 할배'의 숨은 인기비결은 따로 있다고 여겨진다.

스페인으로 떠난 4명의 꽃할배들과 짐꾼 서지니는 열차안에서 11시간을 보내며 바로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향했다. 눈길가는 장면이 보여지는데, 어쩌면 '꽃보다 할배'의 인기비결은 아름다운 풍광과 이국적인 문화답사가 아닌 인간미가 살아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오랜시간을 열차안에서 지내야 하는 일섭은 식당칸으로 자리를 옮겨 서진과 밤새 술을 마시며 보냈다. 둘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술만 마셨다. 뒤늦게 등장한 일진 신구는 술자리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 자리를 파하고 각자 침대로 돌아가 잠을 청하는 모습이 보여졌다.

서로가 짜고치는 고스톱이었을까? 짜고치는 고스톱판이라고 하더라도 서진-일섭-신구로 이어지는 서로를 향한 보살핌은 감동의 연속이라 할만한 장면이었다. 늦게까지 일섭을 혼자두지 못하고 술친구가 되어주었던 서진이 가장 먼저 침대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일섭이 들어와 서진의 잠자리를 살펴주었다. 마지막으로 둘째인 신구는 잠들어있는 일섭의 양말을 벗겨주며 편하게 잠이 들게 해주었고, 서진을 살펴보고는 잠을 청했다.


여배우들로 이우러져 있던 '꽃보다 누나'와는 남자들의 세계는 다르다. 여자들의 여행은 늘 시끌벅적하고 표현한다. 성당을 두르게 되면 중세 건축과 종교적인 모습에 빠져들어 눈물까지 보였지 않았었나. 하지만 할배들의 여행에서는 화려하고 중후한 광경을 보고서도 시큰둥한 표정이 다반사다. 오히려 힘든 여정으로 유명한 장소를 속속 구경하는 것보다는 몸을 쉴 수 있는 쉼터를 찾아가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할배들의 고생스러운 외국여행기가 이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것은 왜일까? 묵묵하다 못해 목석처럼 보이는 할배들의 다른 사람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내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짜 상대방을 걱정하지 않는 것일까?

알함브라 궁전을 찾은 할배들은 일섭의 얼굴에 난 두드러기를 보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걱정스레 살펴보았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조심좀 하지' 하는 한마디로 말로 압축해낼 수 있는 남자들의 마음, 어쩌면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의 모습이 할배들의 모습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서로에 대한 걱정은 여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표현은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허나 남자들에겐 자신들만의 자존심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인천공항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던 과정에서 나영석PD에게 부여받은 길잡이 임무에 직진순재는 자신의 짐조차 잊어버릴만큼 신경을 썼었다. 아우들은 그런 순재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책임을 전가시키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한가지 공통적으로 숨어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믿음'이라는 놈이다. '순재형이 잘 할거라 믿었기에' 라는 말이 생각난다.


짐꾼 서지니와 4명의 할배들의 행보는 이동하는 숙소에 도착할때마다 살얼음판이다. 언제 폭발할지 모를 폭약을 짐속에 넣어다니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헌데 스페인 편에서 볼 때마다 폭풍전야 같은 다섯명의 여행기는 위기일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폭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숙소에 대한 꼼꼼한 체크를 하지 못한 탓에 서진은 거실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는데, 방을 보고는 일섭은 말목이 막히는 답답함이 보였었다. 그렇지만 일섭은 짐꾼 서지니를 야단치지는 않는 모습이 보인다. 무뚝뚝한 남자들만으로 구성된 해외여행기는 늘 긴장의 연속이다.

헌데 말이다.

남자들이라면 백배 공감이 가는 부분이 아니던가?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한번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꼬리표를 달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침묵하는 것이 일상화되어있는 모습은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무신경하게 여기기 때문이 아니라 '일을 잘 해 나갈 거라 믿고 있기에', 일을 진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왈가왈부 한다면 간섭하고 오히려 신경쓰이는 일이 되어 버린다.


쿠킹포비아가 되어버린 짐꾼 서지니는 나영석PD에 의해서 자꾸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을 만난다. 둘이 있을 때에는 극구 화를 내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하게 되면 할배들의 건강걱정이 먼저였다. tvN '꽃보다 할배'가 자꾸만 예능으로 눈이 가게 되는 까닭은 남자들의 표현하지 않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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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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