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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퍼시픽 림(2013), 거대 로봇과 인간의 합체...태권브이 or 마징가?

by 뷰티살롱 201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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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 로봇영화 한편이 선을 보였다.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이다. 로봇 영화는 현대 영화에서는 이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과거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로봇영화는 좀처럼 볼 수가 없었던 영화였었다. 기껏해야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전부였었는데, 로봇이라 하기에는 사람이 로봇 가면을 뒤집어 쓴고 출연하는 영화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2007년 트랜스포머의 성공으로 무려 3편이나 만들어졌고, 2014년에는 '트랜스포머 4'가 개봉될 거라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영화에서 로봇영화는 어쩌면 가장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릴적 로봇을 타고 직접 움직이게 하는 상상을 한 아이들과 이제는 성장해 어른이 된 어른들이 많을 것이니 말이다.

여름성수기를 겨냥한 '퍼시픽 림'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필자는 인터넷 영화평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7점대의 비교적 평이한 평점을 보인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참고로 필자는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를 관람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주머니돈으로 관람한 케이스'다.

영화 '퍼시픽 림'의 전체적인 배경은 로봇영화이기 보다는 괴수영화에 속한다고 볼만하다. 일본 태평양 심해의 갈라진 틈 속에서 괴수가 도시로 출현하게 되고, 많은 도시들이 파괴된다. '카이주'라는 괴물로 인간은 카이주에 대항하기 위해서 전투로봇을 만들어 대응하게 하는 한편 장벽을 쌓아 괴수의 침입을 막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4기의 로봇은 '예거'라 부르는데, 얼핏 본다면 '일본'의 괴수영화와 일치하는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로봇영화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은 일본 아동 괴수영화를 그대로 모방한 듯한 스토리라인이나 다름이나 마찬가지일 법하다. 그 때문에 인터넷 평점은 상대적인 반감이 생겨난 것인가 싶기도 하다.

어른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분명 일본의 영화를 헐리우드의 거대 자본으로 만든 격이니 반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볼 수 있는 영화가 '퍼시픽 림'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달리 본다면 40대인 필자에게는 영화 '퍼시픽 림'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로봇트태권브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투로봇인 '예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로봇과의 혼연일체로 로봇을 조종하게 되는데, 이는 만화영화에서 보았음직했던 태권브이의 훈이를 연상케 하는 내용이다. 특히 로봇을 움직이는 조종사는 싱크를 통해서 거대한 철갑을 움직이다 보니 시스템 상에서 인간은 감당하기 버거워 결국 '예거'를 좌우로 분리해 조종하게 만드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즉 2명이 조종사를 통해서 로봇을 조종한다는 얘기다.

롤리(찰리 헌냄)은 형과 함께 예거를 조종하며 카이주를 물리쳤지만 불행히도 형을 전투중에 잃게 되고, 철저하게 부서진 예거를 혼자의 컨트롤로 해안까지 옮겨놓은 전설적인 조종사가 되었다. 한사람으로는 예거를 조종하는 것이 힘든 일이었고, 부작용이 나타났었기에 혼자서 예거를 조종했다는 것은 다른 예거 조종사들에게는 놀라운 모습이었던 셈이라고나 할까 싶다.

바닷속에서 출현한 카이주는 날이 갈수록 지능이 고도화되어갔고, 보다 강력하게 변해갔다. 그런만큼 예거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만화영화였던 '로봇트 태권브이'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태권브이의 동작을 조종사인 훈이의 마인드컨트롤이라 할만하다. 태권도의 동작을 로봇안에서 직접 동작함으로써 거대한 로봇이 그대로 태권도를 하게 되는 과정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클라이막스가 그것이다.

퍼시픽 림의 전투조종사들은 태권브이의 조종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괴수 카이주를 물리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사람이 움직임으로써 거대한 강철로봇이 실제 움직이는 모습이니 말이다. 실제로 상업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들 중에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로봇도 있으니 현실적으로 영화 '퍼시픽 림'의 예거 시스템은 상상속의 모습만은 아니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단점으로 '퍼시픽 림'은 일본의 한국의 태권브이보다는 오히려 일본의 마징가Z에 가까운 로봇영화다. 중년의 나이가 된 어른들에게 마징가Z라는 만화영화가 한국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어른으로 성장해서야 알게 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어릴시절 TV로 시청했던 마징가Z의 인기는 아이들에게 너무도 인기높은 로봇 캐릭터가 아니었던가.


롤리와 조종 파트너가 된 '퍼시픽 림'에서의 여 조종사 마코(키쿠치 린코)는 어릴시절 도시가 파괴되는 한가운데에서 예거와 카이주가 싸웠었던 생생한 기억으로 트라우마를 지닌 조종사다. 롤리와의 싱크로율이 최고를 보이기는 했지만 실상 마코는 폭주의 위험성마저 지니고 있는 여조종사다.

에반겔리온에서 조종사의 폭주로 전투로봇이 폭주하는 모습을 떠올린다면 퍼시픽 림에서의 예거의 컨트롤 능력제어 상실은 너무도 닮아있는 모습이라 할만하다. 여러모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답습해 나가고 있는 헐리우드판 로봇영화였다.

하지만 SF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들에게 '퍼시픽 림'은 분명 볼만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준 영화가 아닐까 싶기만 했다. 영화전반에 숨어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거부감을 지우고 관람한다면 괜찮은 로봇영화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한다는 얘기다.

로봇영화의 대표적인 롤모델이 된 '트랜스포머'의 비교해 본다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이는 영화가 '퍼시픽 림'이었다.


영화의 발전에 놀랍기만 했다. 과거에는 인간이 조종하는 로봇을 실사와 근접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상상력이 이제는 가능하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트랜스포머에서 퍼시픽림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완성도 면에서 기예모르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은 꽤 완성도가 높다. 스토리 라인도 탄탄하고 로봇과 괴수의 실사역시 흠잡을 데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궁금하다.

과연 한국 관객들에게 예거의 전투조종사인 롤리와 마코의 남녀 조합은 한국을 대표하는 태권브이의 훈이와 영희를 떠올리게 할지, 아니면 마징가Z의 철이와 영희를 떠올리게 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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