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우등생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서현(김새론)이 아이들에게 선전포고를 알렸다. 아니다. 6학년 3반 아이들 전체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날린 것이 아니라 꼴찌조를 향해 반기를 든 것이다.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교실'은 초등학교 6학년 3반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어른세계'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8회까지의 모습에서는 심하나(김향기) 중심의 우정쌓기가 주된 내용으로 흘러왔지만, 앞으로의 전개는 아이들의 우정쌓기가 아닌 담임선생인 마여진(고현정)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들기만 했다.

반 아이들과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던 인기학생인 심하나를 중심으로 동심의 세계에서 어른들의 세계로의 이야기가 전개된 것이 초반의 이야기였다. 경쟁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아이들은 자신의 친구들과 다투고 경계하는 법을 몰랐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마여진에 의해서 '세상은 우정따위는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을 배워나갔다.

은따였던 은보미(서신애)는 배신자가 되기도 했었고, 학교에서는 최고의 권력가나 다름없었던 고나리(이영유)를 추락시킴으로써 결국 아이들의 동심을 무참하리만치 베어버린 모습이었다. 마여진의 경쟁있는 교실과 불평등한 구조속에서 심하나는 선생에 맞서 아이들과의 우정이라는 것을 가장 큰 무기로 맞선 것이다.

경쟁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소중한 것이 아이들에게 있음을 마여진은 경쟁과 불평등한 구조속에서 아이들 스스로가 알아가게 만든 것이라는 것을 8회에서는 보여주었다. 결국 마녀가 아닌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한 참교사였던 셈이다.


고나리는 지갑도난사건으로 유학을 가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지만 사실상 고나리 자신의 결정이 아닌 부모의 선택이었다. 한번 마음먹기가 어렵다. 고나리의 거짓말은 같은반 친구인 수진(변승미)의 지갑을 훔쳤을 때에는 손이 떨리고 마음까지도 방망이질을 쳤었지만, 계속되는 거짓말은 점차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할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높이 올라간 물체는 추락하는 속도감이 더 많아지는 법이다. 학교에서의 잘못된 행동까지도 부모의 보호아래에 있었던 고나리의 추락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어느 순간에 칼을 들고 담임선생인 마여진을 상해입히고 선생앞에 울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추락이었다.

학교를 옮긴다 해서 고나리가 마음의 상처를 지울 수 있었겠는가? 자리를 바꾼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결국 고나리를 원상태로 돌려세운 것은 심하나를 중심으로 반 아이들의 우정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극심한 감기에 감염되고 난 후 면역이 생겨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되는 것처럼 심하나의 친구들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더 단단하게 결속되어진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6학년 3반 아이들은 하나가 아닌 또다른 세계로 나뉘어지게 되었고, 그 중심에 김서현(김새론)이 서게 된 모습이었다. 꼴찌조의 부당함에 맞서게 된 반 아이들은 일부 아이들만을 제외하고 합심해서 청소를 끝마치고 우정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같은 행동으로 일관하지 않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청소를 하는 아이들과 하지 않는 아이들. 마녀선생 마여진의 말대로 '그건 아이들 스스로가 결정한 것이지 강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용기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나리의 잘못은 자존심이란 것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필요없는 것임을 보여준 모습이라 할만했다.

누구나 잘못은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른의 잘못은 그 크기에 따라서 벌을 받기 마련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잘못이라는 것이 용서가 된다. 아직 사회라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여진의 수업방식으로 본다면 세상을 알기전에 사회라는 구조에 대해서 이해하고 무엇이 옳고 그름가를 판가름할 수 있게 하는 판단력을 키워주는 스파르타 식 교육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교단에 선 마여진의 수업방식이 이상적일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아이들은 스폰지처럼 세상의 모든 일들을 학습하고 배워나가기 때문에 어찌보면 마여진 식의 교육방식을 그대로 배워나갈 수 있게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든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을 용서할 수 없는 냉혈인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드라마 상으로 마여진은 누구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찬 교사라는 것이 엿보여졌다. 하지만 마여진의 수업방식에서 과연 심하나같은 학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절대적이고 강인한 성격의 학생이 있을 때에만 마여진의 교육방식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규율과 불평등으로 차가움의 대상이 마여진이었다면 끝없이 친구들을 믿음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기다려온 학생이 심하나였다. 둘로 나뉘어진 6학년 3반 아이들의 그룹에서도 심하나는 마여진을 따르는 소수의 친구들을 걱정한다.

하지만 심하나에게 최대의 벽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김서현의 가정사가 드러난 것이다.


김서현의 비밀은 친한 우정을 과시하던 고나리와는 차원이 다른 양상이다. 고나리는 극성 엄마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지만 김서현에 비한다면 빙산의 일각과도 같다. 마여진이 말하는 절대적 권력은 힘을 의미한다. 육성회장인 나리엄마(변정수)는 어른의 권력을 지니고 있지만 아이들의 세계에 직접적으로 들어올 수는 없는 어른이다.

하지만 김서현은 어떠한가. 전교 수석에 영재학교로의 입학까지도 예정되어져 있는 학생이 아닌가. 학교의 입장에서는 나리엄마의 힘이 필요하지만 학교의 위상에서는 나리보다는 김서현이 가장 중요한 입장이 아닌가. 그런 김서현이 스스로 친구들을 버리고 다른 조로 이동하길 바랬다.

이는 아이들의 우정이라는 측면을 벗어나 서서히 담임선생인 마여진의 비밀로 드라마가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모습이기도 해 보였다. 심하나로 인해서 6학년 3반 아이들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뭉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나의 반으로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완전한 하나는 없는것이 당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여진 선생의 말처럼 말이다. 사람이 지닌 개성은 천차만별이다. 그것을 하나로 통일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김서현의 비밀은 아빠의 혼수상태와 엄마와의 불화였다. 엄마보다 아빠를 많이 좋아했던 서현은 식물인간이 된 아빠를 보내지 못했고, 엄마는 그런 딸을 걱정했다. 하지만 서현은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지 않기에 가족보다는 일을 더 좋아한다고 여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개 장학생의 반기는 학급의 분위기를 일거에 변환시키는 힘을 갖기 마련이다. 김서현은 꼴찌조에서 스스로 탈퇴해 다른 조로 편입시켜 줄것을 마여진에게 요구했지만, 그것은 달리 본다면 친구들을 버리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우정보다는 소수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선택한 셈이다.


소수의 학생들의 모임으로 스스로 편입시켜 줄 것을 말한 서현의 돌발적인 행동은 둘러 나뉘게 된 학급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 마여진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알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서현의 고민은 엄마와의 불화에서 시작되었다. 엄마보다는 아빠를 더 좋아했고,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아빠의 인공호흡기를 떼어야 하는 결정을 하게 된 엄마와 마찰이 높아지게 되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기다림이라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어른인 엄마는 알고 있지만, 딸인 서현은 여전히 동심이 가득한 아이일 뿐이다.

왜 마여진은 자애로운 선생이 아닌 독기와 불평등으로 일관한 마녀교사가 되었을까? 어쩌면 김서현과 엄마의 갈등이 풀어지는 과정에서 마여진의 비밀이 풀어지는 것은 아닐까 예상이 들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우정이었다면 이제는 '사랑'이 드라마 여왕의교실을 채우게 되는 타임이 아닌가 싶어 보였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여왕의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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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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