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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해피엔딩일까 아니면 새드엔딩일까?

by 뷰티살롱 201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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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영화중에 평론가들로부터 그다지 호평수준을 받지 않았던 영화가 있다. '킹덤오브해븐'이라는 영화다. 예루살렘을 사이에 두고 십자군 원정으로 이슬람 군대와 전쟁을 벌이는 마지막 장면이 스펙터클하게 그려진 영화였다.

영화속에서 의미있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십자군과 이슬란 군대가 대립하는 긴장감속에서 주인공이 예루살렘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다 결국 이슬람 슐탄은 평화협정을 맺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슐탄에게 묻는다.

'예루살림은 무엇입니다?' 대답이 간절하고도 머리속에 오래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니다....아니면 전부이거나'

시간여행을 소재로 펼쳐지는 tvN의 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이 마지막회를 남겨놓고 있는데,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 행복한 결말일까? 아니면 새드엔딩일까? 거기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만 보인다. '해피엔딩이거나 아니면 새드엔딩이거나'다.

왜일까?

박선우(이진욱)에 의해서 일어난 시간여행. 처음에는 아버지를 살리려 했었다. 아버지를 살리는 것이 형이 방황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 여겼었고, 최진철의 잘못도 바로 잡을 수 있으리라 여겼었다. 하지만 타임슬립이 가능한 향을 사용했지만 결국 아버지를 살리지 못했다. 히말라야에서 죽었던 형이 살아나기는 했지만 정작 아버지를 살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여덟번의 시간여행을 끝내고 결국 형 정우(전노민)는 자살을 하기에 이르렀다.

생각해보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형은 죽었고, 아버지도 죽었다. 허나 과거와 비교해볼 때, 박선우의 삶은 어떠할까? 더 불행해졌다. 아버지의 죽음도 형의 죽음도 막지 못했을뿐더러 자신이 사랑하던 민영과 만나지 못한채 과거속에 갇힌채 죽어갔다. 박민영에서 주민영으로 새로운 삶을 찾기는 했다. 하지만 만나지를 못한다. 박선우의 시간여행이 만들어낸 결과는 결국 비극이나 다름없다. 박민영에서 주민영이 되어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박선우는 주민영과 끝내 결혼하지 못했으니 얼마나 비극인가.

그렇다면 드라마 '나인'은 정말 새드엔딩이 되는 것일까?

하나의 질문을 던져보자.

박선우가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은 1992년부터 1993년사이다. 2012년에서 2013년을 살면서 박선우은 아홉번의 시간여행을 했었고, 뒤틀려져 버린 자신의 운명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했다. 과거를 바꾸게 되면 현재는 달라진다. 과거의 시점에서는 미래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박선우는 1993년의 시간에 갇혀 최진철에게 죽음을 당하게 되었는데, 미래는 정해졌다. 지독한 새드엔딩이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박선우의 시간여행은 자신의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어주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개입하고 말았다. 알지 말았으면 좋았을 사실들을 박선우의 시간여행으로 인해서 알게 됨으로써 2013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불행해졌다. 최진철(정동환)은 탐욕으로 20년전 박선우를 죽였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최진철은 자신이 누구를 죽였는지도 모르고 살았었지만, 박선우가 시간여행을 하게 됨으로써 2013년을 살아가는 사람들(향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불행속에 빠져버렸다. 여기에는 한가지 트릭이 숨어있다고 할 수 있다.
 
시간여행을 하게 됨으로써 재조작된 기억들이 2013년의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새롭게 살아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과거의 추억이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왜 박선우의 시간여행을 함께 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공유하게 되었던 것일까? 이는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은 별개의 시간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3년의 사람들은 불행한 결말을 이었지만, 1993년의 사람들은 어떠할까? 그 해답은 아마도 마지막에 보여지게 될 '나인'의 반전이라 할만하다.

박선우가 시간여행을 하면서 어머니 최명희는 처음처럼 자폐증을 앓게 되었다. 이는 2013년의 선우가 바꾸어놓지 않는 흘러가는 과거와 현재가 똑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형 정우와 유진(이응경)의 결혼은 막을 수 있었다. 결국 나인 첫회의 주민영과 박선우가 달콤한 로맨스로 만났던 때와 다르지 않는 상황이다. 처음의 상황과 달라진 것은 한가지 있다. 형 정우와 최진철이 실형을 선고받아 재판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2013년에 형 정우는 사랑하는 유진과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2013년에 불행속에 살았던 이는 최진철이었다. 정우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무거운 형벌속에서 최진철은 교통사고를 당하며 죽음을 맞았다. 이 모든 것은 1993년에서 바라본다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일 뿐이다.

과거의 선우(김형식)는 최진철이 보낸 킬러에게 부상을 당했지만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미래의 선우에 의해서 달라져있는 1993년의 사람들에게는 예전의 삶과는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미래의 박선우가 타임슬립으로 1993년에 만나게 된 사람들은 2013년의 박선우라는 인물로부터 선택이라는 새로운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두개의 세계가 별개의 세계로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2013년의 주민영과 박선우는 슬픈 이별을 맞았지만 1993년의 주민영과 박선우는 아직 사랑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여전히 미래에서 온 박선우가 들려주었던 말들을 선택해야만 한다. 즉 선우(이진욱)은 자신의 삶을 돌려세우려 시간여행을 했지만, 과거의 사람들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향 자체 즉 선악과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는 셈이다.

마지막 생을 마치면서 박선우는 어린 민영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커서는 자신과 같이 생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사랑하지도 말고 가까이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새끼손가락까지 걸면서 말이다. 하지만 어린 주민영이 성장해서 방송국에 입사하고 박선우를 만나게 된다면, 결국 그를 사랑하지 될 것인지 아니면 어렸을 때에 낯선 아저씨가 말했던 것처럼 모른체 가까이하지 말 것인지는 선택에 달려있다. 무거운 짐을 벗은 형 정우는 양심선언으로 죄값을 받게 되었다.

1993녀의 최진철 역시 비극으로 끝나게 될까? 인간은 늘 선택을 강요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정우(전노민)가 최진철에게 혹은 엄마인 손명희(김희령)이 생부에 대한 진실을 빨리 이야기해준다면 최진철 역시 선택을 강요하게 될 것이고 미래는 달라지게 된다. 결국 미래는 정해지지 않는 셈이다.

주민영(조윤희)과 박선우가 행복해질까? 2013년의 주민영과 박선우는 불행한 연인이었다. 하지만 1993년의 어린 주민영과 박선우는 여전히 행복하게 될지 아니면, 불행하게 될지 새로운 출발선에 놓여있는 셈이다. 그들이 만나고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결말은 행복하지 않을까? 작가는 과연 어떤 결말을 유도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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