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의서 첫회, 이연희의 연기가 이 정도였다니!

MBC의 월화드라마로 새롭게 시작되는 '구가의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인 이승기와 수지가 등장하지도 않은 초반인데 첫회부터 강렬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모습이다. 첫회의 일등공신은 누구보다 최강치(이승기)의 생모로 등장한 윤서화 역의 이연희가 아닐까 싶다. 물론 구월령(최진혁)과의 멜로라인도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지리산을 지키는 수호령인 구월령은 억울하게 가문이 멸문되고 관노가 된 윤서화를 만났다. 하지만 수호령으로 인간의 삶에 개입되어서는 안되는 신분이기에 구월령은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아버지가 죽고 관노의 신분으로 떨어진 윤서화와 동생 윤정윤(이다윗)은 잔인한 운명을 맞게 되었다. 함께 끌려온 담이는 오누이를 탈출시키기 위해서 수모를 겪어야 했다.

시간이 너무도 긴박하게 흘렀던 첫회였다. 화려한 영상미도 드라마 '구가의서'의 볼거리였다. 사람들의 발길을 불허하는 곳에서 살고있는 구월령은 구미호로 천년묵은 여우다. 인간세상에 가끔씩 나오지만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런데, 윤서화의 슬픈 운명에 구월령은 빠져들고 말았다.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악역으로 등장하지 않던 배우 이성재의 변신도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영화 '공공의적'이라는 작품에서의 악역을 제외하고 이성재라는 배우는 엘리트나 로펌이라는 현대물에서 신사와 정의로운 역할의 주인공이었는데, '구가의서'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악역으로 등장했다. 윤서화의 아버지를 죽이고 관비가 된 딸 서화를 취하려 하는 인간말종의 악역으로 원성이 높은 캐릭터 조관웅으로 등장해 브라운관을 가득 채운 모습이었다.

여기에 굵직한 배역으로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는 중견배우 조성하의 투입이라니 그야말로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드라마라는 표현밖에는 들지 않는 첫회였다.

그중에서 배우 이연희의 연기는 첫방송된 '구가의서'를 성공시킨 장본인이 아닌가.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는 사실상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더 많았던게 사실이다. 기생들의 대모격인 행수 수련역에 정혜영은 그동안 사극드라마에서 몇차례 등장해 '구가의서'라는 환타지 사극이 낯설지는 않다. 다른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배우 이연희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로맨틱 멜로나 현대물에 등장해 비주얼로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가 이연희이다. 하지만 비주얼에 비해 연기력에 대해서만큼은 가장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는 배우이기도 했다.

그런데, 초반 시청자들을 끌어들여야 할 배역에 배우 이연희가 전격 출연한다는 소식은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더 많았었다. 특히 사극이라는 장르이기에 우려가 더 컸었다. 하지만 첫회에서의 배우 이연희는 놀랄만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기존에 출연했었던 드라마에서의 이연희가 맞는가 싶을만큼 달라진 모습에 놀랍기까지 했다.

특히 관노로 끌려와 천수련 행수와 기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옷이 벗겨지고 수치목에 포박되어 사흘동안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게 되는 수치를 당하면서도 '절대 기생이 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윤서화라는 캐릭터에서는 기존의 배우 이연희는 없었다. 보다 더 풍부해져있는 표정연기도 배우 이연희가 배우로써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첫회였다.

구월령과의 짤은 로맨스로 단 2회에 걸쳐 출연하게 될듯해 보이는데, 배우 이연희의 재발견은 '구가의서'가 이루어낸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싶기만 했다. 3회에서는 주인공인 강치(이승기)가 보여지게 된다고 하니 이승기가 전격 출연하게 된다. 이는 이연희의 퇴장을 알리는 것이라 하겠다.

환타지 사극인 '구가의서'은 이승기와 수지 두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방송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더킹 투하츠'에서 하지원과 연하커플로 등장했던 이승기의 인기는 돋보적이다. 더욱이 최근 수지의 인기를 대세라 할만하다. 물론 수지의 사극도전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한 바다. 현대물과 사극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비장의 카드는 드라마 '구가의서'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성웅 이순신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배우 유동근에 의해서 보여지게 될 이순신의 모습이 어떨지 이제 막 시작된 초반이지만, 벌써부터 기대되는 부분이다.

첫회에 출연 캐릭터들의 줄초상이 이어진 가운데, 윤서화와 구월령의 로맨스는 최강치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놓았다. 반인반수의 존재. 구월령은 윤서화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인간이 되고자 한다. 여우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인간이 되는 방법이 적혀있는 '구가의서'를 원하는 구월령은 인간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같은 영상과 박진감있게 전개된 '구가의서' 첫방송은 성공적인 모습이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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