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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전설의주먹(2013), 과거 주먹짱 친구들이 만들어낸 의리의 중년테러블!

by 뷰티살롱 201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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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전설의주먹'이라는 영화가 4월 10일 개봉하게 된다. 여느 흥행영화와 달리 유명아이돌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나 인기있는 젊은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게 독특하다. 지난번 '전설의 주먹' 사기충전 쇼케이스 행사장을 찾았을 당시에 배우들이 말했던 '우리영화에는 이름난 젊은배우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가를 쉽게 이해하고도 남는 영화다. 윤제문과 유준상, 황정민, 정웅인, 성지루 등의 배우들의 출연하지만 이들 배우들은 대체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존재감을 여지없이 빛내주는 연기파 배우들에 속한다. 쉽게 말해서 흔히 말하는 스타성 배우들에 속하기 보다는 연기파 배우들에 속한다는 얘기다.

폭나이가 든다는 것은 보다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인가보다. 과거에는 액션과 폭력적인 영화를 영화관에서 관람하며 남자들의 의리에 동화되곤 했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영웅본색'이라는 영화이기도 하다. 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중년의 남자들에게 '영웅본색' 신드롬은 폭발적이기만 했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어떠한가. 조폭들의 세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접할때마다 재미있다는 느낌보다는 '폭력의 미화'라는 말이 먼저 떠올리곤 한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게 되면 영화에 대한 생각마저도 바뀌게 되는 것인가싶기도 하다.

왕십리CVG에서 열린 VIP시사회를 통해 개봉전에 관람하게 된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에 대한 결론은 예상과는 달리 꽤 매력있었던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영화를 보기 전에 생각했었던 기대는 어떠했었을까? 흥행영화였던 곽경택 감독의 '친구'라는 영화와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라는 두 개의 작품을 짬뽕시켜 놓은 영화는 아닐까 싶은 예상이 들었었다. 그도 그럴것이 25년이 지난 과거 학창시절의 주먹짱 친구들이 돈을 위해서 링위에 오르게 되었다는 내용때문이었다. 또 다른 폭력적인 영화가 만들어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는데, 기대반 우려반이 들기만 했던 영화였다. 하지만 완전히 달랐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느낀 평가는 10점 만점에 8.5점 정도의 평가를 조심스레 내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게 대한 평점은 그리 후한 편은 아닌데, 영화 '전설의 주먹'은 그저 액션을 즐기기보다는 남자들이 우정에 대한 간절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특히 폭적의 미화보다는 주먹짱들보다 영화속에 비취지는 방송의 폭력은 현재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문제이기도 했다.

  
학창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누구나 갖고 있는 기억이다. 그중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비밀스럽게 오가는 주먹다짐과 학교짱에 대한 기억은 남자들에게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할 듯하다. 그렇지만 과거 학창시절에 잘나가던 학교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학교짱이라 불리던 그들은 이제는 가족을 걱정해야 하는 중년의 샐러리맨이 되어있고, 어떤 사람은 월세를 내지 못하는 국수가계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어 있다. 학교에서는 알아주고 인기를 한몸에 받았었던 과거 짱들의 어깨에 눌러있는 삶의 무게는 나이가 들어 늘어난 주름살만큼이나 늘어나 있기만하다.

1980년대 가난한 운동선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스포츠는 권투였었다. 임덕규(황정민)는 복싱챔피언을 꿈꾸던 학생으로 학교에서는 주먹짱으로 통한다. 하지만 권투선수였기에 숱한 싸움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복싱 하나를 위해서만 주먹을 썼다. 하지만 복싱챔피언의 꿈은 올림픽 출전권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산산히 무너지게 되는데, 심판들이 의혹에 쌓인 판정패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어린 덕규(박정민)는 아픔을 주먹으로 해결하게 되는데, 결국 사고를 치고, 경찰에 붙잡히는 신세가 된다.

선수의 신분으로 숨겨져있는 학교의 주먹짱이 덕규라면 상훈(유준상)은 드러나있는 명실공이 학교짱에 해당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상훈(구원)은 학창시절 손진호(정웅인)의 친구이기도 했었는데, 상훈의 아버지가 진호의 아버지 아래에서 회사밥을 먹는 샐러리맨이었기에 부득이하게 손진호의 사고처리를 도맡아 하는 꼬봉이 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손진호의 회사에서 홍보부장으로 일을 하며 사고수습을 도맡아 하는 샐러리맨이 되었다.

자칭 주먹짱인 남서울고 신재석(윤제문)은 덕규에게 늦은 밤에 주먹다짐을 맞은 후 복수를 불태우며 덕규와의 결투에 목말라하는 캐릭터다. 이들 세 명의 주먹짱들은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며 우정을 쌓았지만 세월이 흘러 어디에서 살아가는지조차도 모르는 사이가 되었다.


화제의 리얼 TV쇼 '전설의 주먹'을 기획하고 연출한 프로듀서 홍규민(이요원)은 과거 학창시절에 주먹깨나 날렸다는 전설들을 찾아 쇼프로에 출연시키는 맹혹한 PD다. 임덕규와 신재석, 이상훈 세명의 고등학교 주먹짱을 링위에 올리게 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영화 '전설의 주먹'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종합격투기의 대결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불안감이 들기만 하는 영화다.

'전설의주먹'은 절저하게 남성영화팬을 겨냥한 영화다. 실제로 TV방송에서 볼수 있는 종합격투기를 보게 되면 주먹과 로오킥, 하이킥, 암바 등의 기술들이 쉴새없이 작열한다. 피부가 찢겨지고 홍건한 피가 링위에 뿌려지는 것이 다반사이기도 하다. 거친 FX에서 방송되는 'UFC 최강전'이라는 프로그램은 격렬한 경기에는 아예 흑백화면으로 바낀다. 그만큼 실전격투기의 대결은 혈전이기만 하다. 담이 약한 여성관객들에게 '전설의주먹'이 보여주는 링안에서의 주먹대결은 10초마다 비명이 나올법한 거친 액션의 연속이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연한 남녀 성비의 관객층을 불러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한 영화이기만 하다. 과거 1980년대 남자 학생들에게 우상처럼 여겨졌었던 홍콩 느와르의 진한 우정이라는 소재처럼 말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세 친구들을 링위에 올리게 되는 중년의 현실이 서글푸기만 하다. 덕규는 아내가 죽고 하나뿐인 딸을 위해서 링위에 올랐다. 40세가 넘었지만 예전의 주먹짱이 지녔던 운동은 여전히 몸에 배어였기만 했다. 권투를 배웠던지라 나이가 들었지만 실제 격투기선수와의 예선에서 덕규는 놀랄만한 실력으로 프로그램을 살리게 될 주인공으로 일찌감치 낙점이 찍혔다. 하지만 단 한번 출연하겠다는 덕규의 방송출연은 딸의 불행으로 이어졌다.


학창시절 과연 누가 최고의 주먹짱이었는지를 가리지 않았었던 덕규와 재석, 상훈은 프로그램 PD인 홍규민에 의해서 다시 중년이 되어서야 링위에서 만나게 되었다. 국수가계 사장님과 잘나가는 대기업의 홍보부장, 건달세계 발은 들여놓은 이들 세 친구의 대결은 '전설의 주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과거 주먹짱이 누구였는지를 다시 가리게 되었다.

영화 '전설의주먹'은 매력적이기만 하다. 웃음코드를 적절히 섞여놓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왁자지껄스럽지는 않다. 또한 주먹이라는 폭력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흔히 알고있는 폭력과는 거리가 멀다. 소소하게만 보여지는 주먹의 대결이 전부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을 화나게 하는 것은, 한때 주먹을 날리며 일진으로 통했던 세 친구의 폭력보다 비틀어져 있는 사회의 폭력이다. 아픔을 주는 폭력만이 사람을 아프게 하지는 않는다. 말과 행동은 사람을 더욱 아프게 만들기도 한다. 대기업 총수 손진호는 친구였던 부하직원인 상훈에게 폭력보다 더한 모멸감을 심어준다. 방송은 주먹짱들이 주는 폭력보다 더한 폭력을 행사한다.

덕규의 딸의 불행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사회가 만들어낸 또다른 학생들의 폭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세 친구의 잘못된 선택은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한 덫이기도 하다. 세 친구의 링위에서의 주먹대결보다 관객들은 스쳐지나가듯 보여지는 사회의 폭력에 더한 분노를 보이게 될 것이 영화 '전설의 주먹'이다.


세 친구의 학장시절을 폭력으로 미화시켜 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필잘의 예상을 깬 영화이기도 했다. 신재석과 이상훈 그리고 윤덕규의 학창시절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하고 유명하게 된 덕규는 오랜만에 동창회를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학교 동창들로부터 자신이 행했었던 폭력에 대해서 듣게 된다.

침묵이 이는 듯하기만 했다. 소위 일진도 아니었던 덕규는 한순간의 분노로 학교 친구들에게 주먹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그 분노의 표출은 결국 덕규의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잘못에서 비롯된, 권력에서부터 시작된 폭력이 아니었던가. 오로지 자신의 꿈이었던 권투선수가 되기 위해서 주먹을 사용했었던 덕규는 그렇게 전설의 주먹이 되었던 것이다.


거친 남자들의 파이터 대결에 눈을 찔끔거리며 여성관객들은 남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친구는 세명이지만 링위의 승자는 한명이어야 한다. 전설의 주먹이었던 세 친구가 만나게 된 링위에서 과연 세친구 중 누가 우승자가 될까.

우승상금 2억.

샐러리맨 봉급쟁이로 2억이라는 돈을 벌기위해서는 일평생을 일해도 손에 넣지 못할 금액이기도 할 것이다. 친구인 손진호에게 보기좋게 사표를 날리며 링위로 돌아온 이상훈은 기러기 아빠로 우승상금이 반드시 필요했다. 어릴적부터 돈밖에 모르고 자란 부유한 집안의 철부지 친구 손진호에게 날린 이상훈의 한마디는 통렬하기만 하다.

과거 주먹짱 친구들을 링위의 실전격투기 파이터 대결에 세워놓고 시청율을 높이려는 홍PD의 비인간적인 강행군에 너털웃음으로 해프닝을 연발하는 듯한 상훈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을지도 모른다. 친구에게 주먹짱이라는 것이 무슨의미가 있으랴. 학창시절은 흘러간 과거의 회상에 지나지 않는다. 링위에서 과거에 누구의 주먹이 가장 강했는지를 판가름하기에 그들의 주먹은 늘어난 주름살처럼 무디져있기만 하다. 중년들이 펼치는 의리에 관객은 박수를 보낼만도 해 보이는 영화였다.

하지만 2시간 30분이 넘은 긴 러닝타임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 들기만 했다. 실전 파이터를 방불케하는 링위에서의 배우들의 열연에 여성관객들은 오히려 눈을 감는 시간이 더 많을법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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