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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푸른거탑 8회, 막장의 유혹-이보다 웃길 수 없다!

by 뷰티살롱 201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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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막장드라마에 환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화를 내면서도 쉽게 리모컨의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막장드라마의 매력이란 알다가다 모를 일이다.

군디컬 드라마인 tvN의 '푸른거탑'은 군대 선임병과 후임병간에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는 프로그램인데, 필자는 첫방송에서부터 열혈시청자가 되기도 했다. 지난 8회 방송에서는 근무지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근무의 유혹'이라는 섹션이었다. 한마디로 20여분을 쉴새없이 웃어제치느라 배꼽이 빠지던 섹션이었다. 이보다 더 웃기는 개그프로도 없을 법하다.

'근무의 유혹'편은 인기드라마였던 '인어아가씨'과 각종 출생의 비밀을 담고있는 현대 드라마들을 패러디한 섹션이었다. 코미디로 패러디된 푸른거탑의 '근무의 유혹'편을 시청하면서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들이 너무도 많았다.

현역병들이 방위와 차이는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 퇴근하는 방위와는 달리 현역병들은 막사에서 생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뜻하지 않게 화제가 군대이야기를 하게 되면 방위근무한 친구는 할만이 없어진다. 그도 그럴것이 군대는 훈련이 힘든 것이 아니라 내부반 생활과 일과시간 이외의 시간들이 힘들기 때문이다. 낮동안에 정해진 주특기 훈련은 군생활에 있어서 방위근무자들과 별다른 것이 없이 하나의 일과일 뿐이지만 정작 군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러한 일과시간이 아니라 내무반에서의 생활이나 기타 자질구레한 일과외 시간들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 때문이다.

남자들은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그것도 현역병으로 당당하게 군복무를 마쳐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환경은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필자 역시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사람 중 하나다. 특히 야간에 서야 하는 초소근무에 대한 에피소드는 너무도 많다. 초소와 인접해 있는 민간의 가계를 몰래 들어가 물건을 사서 내무반안으로 들여오는 행위도 이러한 야간초소경계시에 일어나기도 하는데, 들키면 바로 영창감이기도 하다. 초소근무는 주특기 교육의 연장이라 할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왕복으로 한시간 거리에 초소근무는 한시간에서 한시간 30분가량이지만 그 시간동안 고참병으로부터 주특기 교육을 받기도 하고 사격훈련을 받기도 했었다. 그중에서도 초소근무는 고참병을 즐겁게 해주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고참병은 후임병에게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듣는 것을 즐기기도 하는 듯 한데, 무슨 이야기를 듣기를 좋아하는지 '재미있는 이야기 한번 해보라는 주문은 초소근무지에서 일어나는 가장 흔한 일중 하나다. 이야기가 없으면 주특기 교육 혹은 태권도 승단시험기간이라면 태권도 품세익히기 시간이 되기도 한다.

초소근무는 후임병들에게 또다른 곤욕스러운 일이라 할만할 듯하다. 그래서 없는 이야기도 지어내야 할 판이다. 그래야 소위 얼차례로 통하는 일과시간외 훈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웃기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신병 이용주는 싸이코 선임병 김호창 상병의 주문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흔히 알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천일야화'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이다. 사라자데가 폭군의 왕에게 살아남기 위해서 천일동안 다양한 이야기들로 목숨을 건지게 된 것이 소위 '천일야화'인데, 알라바바와 40인의 도적들이나 신밧드 등의 이야기들이 천일야화에 속해있는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푸른거탑 8회 '근무의 유혹'편은 한편의 천일야화를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는데, 재미있는 걸 찾던 김호창 상병에게 덤블링 대신에 이야기를 해주어 무마하게 된 에피소트였다.


선임병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사회에서 일어났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 근무지에서 후임병은 없었던 이야기를 실제 있었던 듯이 각색해서 들려주기도 한다. 자신의 첫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던 이용주 이등병은 처음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듯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첫키스를 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왠지 어설프고 이야기를 하다만 것처럼 들렸다면 김호창 상병의 심기가 불편하기만 하다. 그래서 다음번 근무에서는 첫사랑에 대해서 2탄으로 노골적인 이야기로 채워놓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김호창 상병의 마음을 얻지 못했는데, 순수하게 이야기하면 순수하다 해서 화를 내고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해주면 노골적이라고 화를 냈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기만 하다. 완전히 입맛에 맛는 이야기거리를 해주는 건 불가능하다 여길 수 있을 법하기도 할 듯하다. 이용주 이등병은 김호창 상병에게 흥미거리를 안겨다 줄 수 있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각색하기 시작했다. 여자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의 드라마로 만들어 들려주었던 것이다.

 
흔히 시청자들이 빠지기 쉬운 막장드라마의 요소들만을 묶어놓은 종합편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만한 이야기였다. 여자선배와 사귀게 된 이용주 이등병은 선배의 집안에서 반대에 부딪치게 되는데, 다름아닌 숨겨진 재벌집 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여자선배는 집안보다 사랑을 선택하게 되고 이용주 이등병은 사랑을 위해서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집안의 반대로 가난하고 부잣인 남녀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신파극이나 막장드라마의 단골메뉴 중 하나일 듯하다. 숨겨진 신분에 신데렐라 혹은 온달과 같은 신분상승을 할 수 있게 되는 극적인 요소이기에 시청자들이 환호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힘들게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일까?


같은 후임병들인 백봉기와 정진욱 일병들의 이야기를 참고삼아서 이용주 이등병은 김호창 상병의 관심을 갖게 할 흥미거리들을 모아서 사랑이야기를 근무지에서 하나하나 하게 되었고, 그 이야기들은 내무반 전체에게 전해져 모두가 알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여자선배와의 첫사랑 이야기를 부풀려 이야기해주다 보니 이용주 이등병의 이야기는 실제가 아닌 허구가 되어버렸고, 급기야는 수습불가 단계로 넘어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이호창 상병의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해주었던 이야기에 불과했었지만, 점차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내야 할지 손을 댈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과연 군대에서 이같은 이들이 일어날까?
정답이다. 초소근무는 흔히 후임병과 선임병이 한조를 이루어 나가게 되는데, 걸핏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라는 선임병의 주문은 허다하다. 사람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도 아닌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나중에는 친구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듯 들려주기도 하고, 학교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들까지 각색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소위 근무지에서 고참을 즐겁해 주어야 하는 후임병의 고민이 아니던가.


이용주 이등병의 사랑이야기에서 시작된 근무지에서의 천일야화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수습하기 힘들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힘든 막일을 하면서까지 여자선배와 사랑을 이루려 한 이용주 이등병에게 청천벽력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다름아닌 친구가 여자선배와 연인관계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더욱이 그 사실을 여자선배의 집에서 알게 되고 아버지가 집에 찾아오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친구와 여자선배는 배다른 남매사이였다.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친구는 여자선배를 꼬시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자선배는 망연자살한 혼돈에 빠지게 되었다.

이용주 이등병의 이야기는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고, 내무반의 다른 고참들은 친구와 여자선배를 욕하게 되었다. 흔히 신파드라마나 출생의 비밀 등을 다루는 막장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시청하면서 내내 욕하면서도 다음회를 또 시청한다. 시청율이 폭주하기도 하는데, 이용주 이등병의 천일야화같았던 근무지에서의 이야기는 그대로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듯하기만 했다.


이용주 이등병에게는 출생의 비밀에 얽혀있는 사랑은 없었다. 하지만 김호창 상병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봐라'라는 데에서 시작된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자신도 수습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었다.

급기야 실제로 친구와 여자선배가 이용주 이등병을 면회오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용주 이등병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선임들은 여자선배와 친구의 얼굴이 궁금해 몰래 면회장으로 뒤따라갔다.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맡은 배역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악역을 맡은 배우가 실제로 악독하고 못된 연기자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지 연기일 뿐이다.

이용주의 사랑이야기 역시 허구였을 뿐이었다. 결혼을 위해서 사회를 봐달라고 면회온 여자선배와 친구에게 선임들은 '하늘이 두렵지 않으냐' '그렇게 살지 말라'는 등 비난을 날렸다. 20분동안 '근무의 유혹' 에피소드를 보면서 배꼽빠지게 웃다못해 눈물까지 흘리면서 시청했다.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몇십부작으로 만들어질 막장드라마가 단 20분만에 엑기스만 뽑아 코믹 패러디로 만들어놓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군대에서는 불가능이 없다. 특히 이야기거리는 사회에서의 생각하는 것 이상이기도 할 것이다. 군디컬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이보다 웃기는 이야기들이 더 있을까 싶기만 하다. 매회마다 쏟아지는 에피소드들은 간혹 허황되기도 하지만 근본적 상황설정은 100%의 공감대를 만들어놓고 있지 않는가.

 
군디컬 드라마로 하나의 획기적인 아이템이었던 '군기어'가 2회만에 모습을 감춘 모습에 다소 실망스러웠었다. 작전용 차량이나 육공트럭을 소재로 '탑기어'를 패러디한 깨알같은 웃음소재를 전해주기도 했었는데, 새롭게 '군푸드'가 선을 보였다. 기대되는 세셕이다. 1탄으로 군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뽀글이'가 소개되기도 했는데, 앞으로 어떤 음식들이 소개될지 기대된다. 혹시 '딹이 헤엄친 닭게장' 코너가 선보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코미디 프로보다 더 웃기는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을 시청하면서 늦은 밤 박장대소하면서 눈물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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