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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불후의명곡 임재범편, 아류가 오리지날을 넘어섰다

by 뷰티살롱 201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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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빠져들게 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바로 KBS2의 '불후의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시청하면서 느낀 감동이다. 아마추어들의 오디션이 아닌 가수들이 주축이 되어 경연을 펼치던 프로그램은 MBC의 '나는 가수다'가 시발점이었다. 거기에 대항마로 탄생된 프로그램이 KBS의 '불후의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확연히 모양새를 달리했다. 탈락과 정통을 주장하던 '나는가수다'는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판도를 바꾸었지만, '불후의명곡'은 처음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일종에 배낀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이었다.

불후의 명곡은 소위 '전설'이라 불리는 가수들의 대표곡들을 새내기 가수들이 불렀다. 거기에 비해 '나는 가수다'는 '전설'이라 불리는 가수들이 직접 출연해 '전설이 되어버린 곡들'을 편곡해 불렀다. 사실상 아류라는 말이 나올법도 한 두개의 프로그램은 그렇게 대중들에게 선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가! 전설이었던 오리지날은 완전히 밑바닥이로 시즌2를 끝냈다. 그렇지만 아류라는 프로그램은 건제하기만 하다. 더욱이 존재감마저 오리지날을 뛰어넘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말도 안될 듯해 보이던 두개의 프로그램의 역전극은 어떻게 된 것일까?

지난 16일 김민종편에 이어 2월 23일자 방송에서는 임재범편이 '불후의명곡'에서 방송되었다. '나는가수다'가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에 등장하며 폭풍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가수가 아니었나. 하지만 '불후의 명곡'에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단지 원곡의 가수로써 후배들의 노래를 듣는 입장으로 평가단 자리에 앉았다.


전설이라 불리는 가수들의 곡들 중에 노래방 순위 1순위는 과연 누굴지 궁금하다. 남자들에게는 한번쯤 한가락 한다는 사람들은 임재범의 노래들을 하나정도는 뽑지 않을까 싶다. '사랑보다 깊은 상처', '크게라디오를 켜고', '너를위해', '이밤이 지나면' 인기드라마인 '추노'의 OST였던 '낙인'에 이르기까지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를 한곡 한소절 정도는 모두가 따라불렀을 법하다.

하지만 임재범의 노래는 어렵기만 하다. 아마도 노래방에서 따라불렀다면 3박4일은 꿀성대에서 허스키보이스로 고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1980년대 임재범은 소위 록 스피릿의 대명사였는데, 거기에는 '시나위'와 '부활'의 격돌이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었다.

처음으로 등장한 유미는 '불후의명곡'을 통해서 이름을 높이고 있는 가수다. 소위 알려지지 않은, 얼굴없는 가수들이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름과 얼굴을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나는가수다'에서 김범수'가 비주얼가수로 거듭난 것도 한 예다.  유미는 박완규와 듀엣으로 임재범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불렀다. 왠지 '나는가수다'의 전성기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총출동(?)이란 느낌마저 든다. 박정현과 임재범의 듀엣곡으로도 유명했던 '사랑보다깊은상처'를 나가수 출연가수 박완규가 유미와 듀엣으로 불렀으니 오죽했을까. 특히 박정현은 '나가수'를 통해서 요정으로 거듭나기도 했지 않았나.

하지만 임재범의 노래들은 여성의 노래가 아닌 남성의 노래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듀엣으로 불렀던 박완규라는 거물가수으 지원이 있었지만 신용재의 '너를위해'에 밀렸다. '불후의명곡'은 경연이라는 룰에서 탈락이라는 제도를 교모하게 재미로 승화시켜 놓은 프로그램이다. '나가수'가 정통을 추구하며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질타를 받았던 데에는 '탈락'이라는 제도를 극대화시켜 놓았기 때문이기도 할 듯해 보인다. 관객의 평가에 따라 '탈락'이라는 룰을 만들었지만,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위해 모이는 청중들은 그저 노래를 듣는다는 것에 좋아하지 가수들을 매장시키고 끌어내리는 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불후의 명곡'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쩌면 '탈락'이라는 제도를 하나의 재미로 만들어놓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탈락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1승이 존재한다. 순위가 어떻게 정해지는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기도 한데, 두명의 가수라 대결을 펼치고 승자는 또다른 새로운 가수와 승부를 펼친다. 그렇지만 노래를 재시도하지는 않는다. 이는 명백히 탈락이라는 것을 청중들에게 돌려놓고, 단지 점수 매기기를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수 매기기에 청중평가단도 흔쾌하게 즐긴다. 어쩌면 그것이 '불후의명곡'이 지닌 '탈락없는 경연'의 묘미이기도 할 듯하다.

김민종편에서 다음편이 예고되었을 때, 임재범편이 방송된다는 것을 알고 무척이나 기대됐었다. 무한도전마저도 포기하고 채널을 돌려 본방을 시청하게 만든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필자에게 학창시절 록 발라드는 전설이었다. 부활과 시나위뿐만 아니라 부활내부에서 김태원과 이승철 두 리더와 보컬간의 계속되는 라이벌과 불화는 학창시절에 연예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었던 때이기도 했을 것으로 기억된다.

부활의 9대 보컬인 정동하가 '비상'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시나위와 부활의 1980년대 경쟁라인은 어쩌면 대중들이 만들어낸 관심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록이라는 장르에서 두 그룹은 용호상박을 방불케하는 그룹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부활과 시나위는 서로가 서로에 의해서 발전할 수 있었던 라이벌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는 개그소재같기만 한 이야기지만 시나위와 부활의 전신이었던 그룹의 보컬에서 가수 김종서 쟁탈전은 또하나의 전설이기도 하니 말이다.


신흥 가수들의 패기있는 편곡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데이브레이크는 '이밤이지나면'은 새로운 흥겨운 노래로 만들었고, 특히 첫 출연한 일락은 새로운 편곡을 선보였다. 이같은 파격적인 편곡은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서 프로가수가 써내려가는 새로운 경연에서의 편곡전쟁을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사실상 '불후의명곡'은 신세대 아이돌 가수나 걸그룹 맴버들이 대거 출연하며 전설적인 가수들의 노래들을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신세대 가수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번 임재범편에서는 신용재와 데이브레이크, 정동하, 유미, 일락 등이 무대를 채웠지만, 김태우는 마지막 경연에서 임재범의 '고해'를 불러 최종 우승자가 되었다.


김태우는 '고해'를 부르기에 앞서 노래의 승부처를 클라이막스 부분이 아닌 처음 도입부분이라는 설명으로 간단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감동을 느끼게 되는 데에는 그만큼 곡에 대한 가수들의 해석이 탁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리 가창력이 뛰어나다 해도 곡을 잘못 해석해놓으면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가 된다.

필자에게도 '고해'라는 곡은 첫소절이 주는 여운을 잊을수가 없다. 특히 임재범이 불렀던 '고해'의 첫소절은 마치 모든 것을 내건 처절함마저 들게 만들기도 한다. 가수 김태우는 그런 임재범의 곡을 해석하고 승부를 걸었다. 가창력은 거기에 부수적인 것으로만 보였다.


1980년대 1990년대 록 그룹은 사실상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대명사이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젊은층들을 끌어들일수 있었던 데에는 시대적인 배경도 한몫을 한 것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격변의 시대에서 소위 지식층이라 불리는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가수들은 대중가수들과는 또다른 문화를 만들어나갔다. 서태지의 하여가나 교실이데아에 열광하고,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노래들이 사랑을 받았던 때다.

임재범에게 '고해'는 대중들이 만들어준 또하나의 훈장이나 다름없는 곡이기도 하다. 가장 임재범스러운 곡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과연 '불후의명곡'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아이돌이나 최근에 인기높은 걸그룹 가수들이 주축이 된 것일까? 물론 가수로써 그다지 이름이 높지않은 숨겨진 보석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불후의명곡'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단지 신생 가수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겠다.

한때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을 놓고 이런 얘기들을 하기도 했다. '나가수급 가수'라는 말이다. 과연 급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김태우는 개인적으로 나가수에 출연해도 될만큼의 실력과 경력을 지닌 가수다. 또한 홍경민은 어떠한가. 다음주에는 문주란 편이 방송된다. 그런데 눈에 띄는 가수가 출연한다. 아이비와 왁스다.


2월 23일자 '불후의 명곡'을 시청하면서 경연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나는가수다'의 전통성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만 했었다. 여전히 MBC에서는 '나는가수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시즌3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도 하지만 불후의명곡의 선전은 오리지날인 '나가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임재범 편은 가히 전설이 될만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신동엽의 재치있는 진행도 불후의명곡을 인기상승시키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전설의 가수들을 불러 들었다놨다 하니 말이다. 역시 명불허전일 수밖에 없었다. 임재범 노래는 임재범이 불러야 제일 잘 하는구나 하는 말은 진리일 것이니 말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KBS2 '불후의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임재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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