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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류승완 감독, 인터뷰를 통해 본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by 뷰티살롱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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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를린'의 흥행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천만관객을 넘은 '광해'보다 4일이나 빠르게 500만명의 관객동원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2013년 2월 12일 인터뷰 날짜당시 기준), 필자는 천만관객을 넘어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도 하는 영화다. 이병헌 주연의 '광해'가 배급사와 개봉관의 영향으로 천만관객을 넘었다는 얘기들이 인터넷에서 오가는 상황과는 달리 영화 '베를린'은 새로운 첩보영화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과 탄탄한 스토리라인, 특히 영화속 캐릭터들이 살아있다는 호평을 받으며 천만관객 진입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필자역시 이러한 평에 동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연예 블로그를 하면서 연예인을 직접 만나는 작품에 대해서 혹은 배우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때만큼 자부심이 들 때는 없을 것이다. 영화 '베를린'의 감독 류승완을 직접 만나게 된 행운도 이와 같다. 지난 12일 필자는 암사동에 위치해 있는 '내유외강 제작사'를 찾아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몇여명의 블로그들이 모여있을 거라 예상했었는데, 당황스럽게도 필자를 포함해서 다섯명의 블로그로 이루어진 조촐한 인터뷰 자리였다.

필자는 영화 '베를린'이 상영되기 이전 제작발표회를 통해서 배우진들과 류승완 감독을 한차례 만나적이 있었다. 기자들이 함께 했었던 제작발표회였던지라서 영화 '베를린'에 대한 키워드와 촬영당시에 인상에 남아있던 장면 등에 대해서 혹은 국정원 요원인 정진수(한석규)와 북한정보원인 표종성(하정우), 북한정치권력의 핵심인 동명수(류승범), 그리고 사건의 시작이 되는 련정희(전지현)에 대한 캐릭터들에 대해서 질문들이 오갔었고, 많은 인터넷 매체와 블로그를 통해서 영화 '베를린'에 대한 리뷰들이 올라갔었다. 때문에 고로한 이야기들은 중복될 수 있기에 새로운 류승완 감독의 입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들로 채워볼 까 해 본다(아쉽기는 했었다. 제작발표회 당시에 정진수 역의 배우 한석규는 부득이하게 불참했었던 탓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를 보지못했었기 때문이었다).


베를린이라는 지명을 떠올려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류승완 감독에게 건넨 질문중에 '베를린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사실 영화에 대한 코멘트리처럼 많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영화속 배경을 '베를린'으로 선택하게 된 데에는 많은 관객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과거 대한민국과 유사한 분단국가의 하나가 베를린이었다. 동아시아에 위치한 대한민국과는 달리 유럽에 위치한 독일은 과거 스파이들의 집중적인 활동무대였었다.

신세대들인 10대나 20대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지만 영화속 '모사드'에 대한 이야기를 류승완 감독은 들려주었다. 관객들이 반응에 다소 충격이었다는 얘기였다. 이스라엘의 첩보기관이 모사드를 비롯해 과거 냉전체제에서 구소련의 KBG나 미국의 CIA, 영국의 M16, 홍콩의 인터폴 등의 첩보기관과 수사기관들은 지금의 30~40대들에게는 너무도 가깝기만 하다. 007시리즈의 주인공인 영국의 M16정보기관이라는 것은 영화팬들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고, 1990년대 말까지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서 스파이 첩보물들은 구소련과의 냉전체제를 대변하는 듯한 전쟁영화들과 영웅주의 영화들이 홍수를 이루기도 했었다.

독일의 '베를린'이라는 곳은 일종에 냉전체제의 심장과도 같은 도시였었다. 세계 각국의 공관들이 밀집해 있었고, 두개로 분리되어 있었던 동독과 서독이라는 분리체제는 암울한 냉전체제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베를린이라면 현대사에서는 동백림 사건이나 송두율 교수 사건 등이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베를린'를 관람하면서 많은 관객들은 아마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거 속편이 나오겠군' 하는 생각이다. 아니 어쩌면 바램일 수도 있겠다. 표종성은 마지막 북한의 고위관료에게 전화를 걸고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며 끝이 난다. 그 한 장면으로 인해서 새로운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필자역시 영화를 관람한 직후 함께 본 지인과 커피를 마시면서 영화에 대해서 토론을 했었다. 각 캐릭터들이 남겨놓은 여운이 많았기에 후속편으로도 몇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누었는데, 국정원 요원인 정진수는 베를린으로 파견되었지만, 마치 국정원 정보요원으로써는 이방인 혹은 이탈자가 된 듯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한 표종성 역시 정진수와 마찬가지로 북한정부로부터 배신당한 케이스다. 묘하도록 닮아있는 표종성과 정진수 두 캐릭터만으로도 각기 하나의 영화 속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북한에서 결혼한 련정희와 표종성의 이야기로도 '베를린 프리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만큼 각각의 영화속 캐릭터들이 독특한 개성과 연기력 덕분으로 살아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류승완 감독에서 직접 듣고 싶었다. '혹시 후속편은 언제쯤 나올까요?' 하는 질문에 '내년이나 혹은 2년 후에는 나올 것 같다'는 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들떠있어서였을까...

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대답은 단호했다. '후속편은 없습니다'였다. 사실 한편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했다. 왠지 표종성이 북한으로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후속편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었는데, 단편으로 종결지었다는 게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베를린'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그렇게 만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면서 무언가 관객들에게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본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본 아이덴티티'의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는데, 다른 후속편들에 비해 첫번째 작품은 관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했다. 혹시나 관객들에게 '본 시리즈'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어 스트레스가 엄청났었다고 했다.

필자가 본 영화속 최고의 액션장면은 련정희와 표종성이 탈출하는 장면이었다. 배우 전지현은 이미 와이어 액션으로 몸이 단련되어 있는 여배우이기도 할 듯싶다. 하다못해 초기작인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와이어액션이 등장했었고, 천만관객을 동원한 '도둑들'에서도 전지현의 와이어액션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액션을 죽여야 한다는 류승완 감독의 주문에 오히려 힘들었다는 얘기를 제작발표회에서 했었던 바 있었다. 몸에 익은 액션 연기보다는 어설퍼 보여야 한다는 점이 바로 련정희의 이미지이기 때문이었다. 표종성의 아이를 임신한 련정희는 베를린에서 통역관으로 등장한다. 북한의 영웅인 표종성과는 달리 가녀린 여인이고 한 남자의 아내의 역할이었던 탓에 액션을 어설프게 소화해내야 하는 피치못한 몸치연기를 해 내야만 한다니 배우 전지현으로써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아내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는 표종성은 영화속에서 전선에 감진채 추락하면서 다른 공작원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영화 '베를린'에서 필자가 손에 꼽는 명장면이기도 했었다. 전작들과는 달리 액션의 수위가 높아진 듯했던 장면에 대해서 질문하자 류승완 감독은 쉽게 답변을 주었다.

영화 '피도눈물도 없이'라는 영화속에서도 같은 플롯이 등장한다고 한다. 투견장 결투에서 온갖 잡기들을 사용하며 싸우는 장면과 추락하는 장면은 영화 '베를린'에서의 추락장면과 비슷하다는 설명이었다. 애석하게도 필자는 '피도눈물도 없이'라는 영화를 관람하지 못한 터였기에 '베를린'에서의 액션장면은 새롭게만 보였었다.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장풍대작전', '부당거래', '주먹이운다' 등의 여타의 작품들을 모두 보았었던데, 류승완 감독이 얘기한 '피도눈물도 없이'라는 영화를 보지못한 것이 아쉽기만 했었던 인터뷰 자리였다.

미리 정해진 인터뷰 시간은 1시간 가량이었다. 그렇지만 류승완 감독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지다보니 오히려 신이 난 듯해 보이는 것은 블로그 분들이 아니라 '베를린'의 류 감독 자신이었다.

필자는 영화 '베를린'를 관람하고 나서 많은 이야기들을 감독과 하고 싶었었다. 특히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었다. 한석규의 캐스팅에 대해서 '혹시 전작인 '쉬리'를 관객들이 떠올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지 않았는지' 물어보았다. 류감독은 오히려 한석규가 출연했었던 '쉬리'의 유중원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오히려 감사하다는 얘기를 했다.


영화속에서 표종성의 액션과 더불어 한석규의 연기는 흥행질주를 가속시키는 요소라 필자는 생각했었다. 국정원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아웃사이더로 보여지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표종성이 북한정부로부터 배신당한 캐릭터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치 두 캐릭터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표종성이 복수를 위해서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는 인물인데 비해 정진수는 오로지 투철한 국가관으로 무장되어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의 홍콩 르와르를 떠올리게 되는 영화가 '베를린'이다. 정진수는 오로지 빨갱이를 때려잡는다는 열혈 국정원 요원이다. 그런데 정반대의 길을 가던 정진수가 표종성을 놓아주게 된다. 아이러니지만 두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을 보면서 관객들은 '첩혈쌍웅'에서 주윤발과 이수연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과의 2시간이라는 기나긴 인터뷰 시간은 너무도 짧게만 느껴졌다. 영화에 대한 류 감독의 생각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고, 짧은 질문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일주일만에 200만, 이주일에 2백만,,,천만관객 솔직히 욕심나지 않나요?' 라는 필자의 짖굳은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만약에 천만을 넘어선다면 아마 다시는 영화를 만들지 않을 거 같아요'라며 말한다. 류감독은 천만관객동원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오히려 그 이후에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영화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서 걱정스러워했다. '사람들은 하나의 목표를 만들면 그 목표점을 넘어서야 하잖아요. 천만이라는 숫자가 결코 저한테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숫자는 아닌거 같아요' 라고 말하는 류승완 감독은 천만관객동원을 이룬다면 앞으로 더 큰 부담감에 쌓이게 될 것이고 얘기해 주기도 했다.

영화 '베를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가지 걸림돌이라면 과연 현재의 세대에게 '냉전의 과거역사'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일 것이다. 류승완 감독이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놀랐다는 '모사드'에 대해서 신세대들과 구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분명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인 '모사드'는 과거 냉전체제에 첩보기관보다는 오히려 '암살기관'으로 이름이 높은 정보기관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암살사건들이 배후로 '모사드'가 세계 냉전체제를 주름잡았던 대표적인 정보기관이었지만, 현대의 신세대들에게는 이름이 낯설기만 하다는 점은 그만큼 세대차이를 느끼게 하는 점이기도 해 보인다.


2시간의 블로거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친필사인 포스터를 손수 만들어 전해주기도 했었는데, 2시간마저도 짧게만 느껴졌었다. 어쩌면 영화 한편을 가지고 하루밤을 새워서 모자래 보일 법하다. 류승완 감독과 함께 한 내유외강 제작사 사무실에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수집해놓은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었는데, 국정원 요원 정진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만든 자료들이나 베를린에서 얻은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류승완 감독에게 베를린은 어떤 곳일까? 베를린 마을 담벼락에는 2차 세계대전의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류 감독이 느끼는 정서와 필자가 느끼는 베를린이라는 정서는 동일한 것이 아닐까 싶기만 했었다.
 
영화 '베를린'에 대한 결말에 대해 관객들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임신한 연정희의 죽음은 못내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기도 했었는데, 후속작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만 하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에 대한 결말을 서너가지 구상했었다고 한다. 나름 해피엔딩 버전이나 혹은 열린결말로 끝나는 엔딩을 구상했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련정희와 표종성이 행복하게 끝나는 결말도 있었다고 한다. 류승완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시 DVD 출시에서는 감독판이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들었었지만, 류승완 감독은 영화 그 자체만으로 승부를 거는 감독이었다. 영상이 단지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VOD나 DVD 시장 등으로도 판로가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다지만 류승완 감독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류승완 감독에게 왠지 영화 '베를린'을 관람한 영화팬으로써 혹시 '후속작에 대한 기획을 해줄 수 없을까'하는 기대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2시간이란 긴 시간동안 블로거들과의 유쾌한 인터뷰에 응해준 류승완 감독과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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