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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백년의유산 박원숙, 이보다 악독할 수 있을까요? 정통신파의 부활!

by 뷰티살롱 201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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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 드라마에 최근 눈에 띈 변화가 있다면, 트렌드 드라마에서 과거 인기를 끌던 신파드라마의 부활이다. 그 중심에 새롭게 시작하는 '백년의 유산'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주말드라마의 유형을 살펴보면 그동안 시간여행이라는 타임슬립 환타지 드라마였던 '닥터진'에 이어서 인생역전의 드라마(?)로  볼 수 있는 '메이퀸'이 바톤을 이어받았었다. 하지만 전작인 '메이퀸'의 시작은 인생성공 드라마로 볼 수 있었지만, 뒷심 부족때문이었던지 극 후반부로 갈수록 급격하게 출생의 비밀에 장도현의 어이없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공드라마에서 멜로로 멜로에서 신파로 급격한 변화를 보였던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주된 흐름으로 잡고 있는 멜로와는 달리 신파는 세상풍속이나 인정비파를 주로 다루고 있다는 게 다른 점이기도 한데, 로코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신파드라마는 사실 눈이 가지 않는 유형의 드라마일 수도 있을 법한데, 주말드라마로 늦은 밤에 방송되는 MBC의 '백년의 약속'은 이상스럽게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정통신파의 부활을 보는 듯하기만 하다.

신파극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 신파극 위주의 독무대는 주중 저녁에 방송되는 미니시리즈나 주말극으로 많이 선호되는 가족중심의 드라마가 아닌 아침에 방송되는 30여분짜리의 비교적 짧고 긴 아침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졌었다.

헌데 주말밤에 신파의 등장은 이채롭기만 하다. '메이퀸'이라는 드라마가 김유정이라는 아역배우와 안내상, 전광렬 등의 중견배우들을 중심으로 초반 시선을 사로잡았었지만 '설마 막장드라마의 계보'를 잇게 될 것이라는 예상밖의 반전을 보여주었던 드라마였지만, 후속작인 '백년의 약속'은 초반부터 신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드라마다.


극중 민채원(유진)은 남편 김철규(최원영)와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의 간섭으로 결혼생활에 금이 간 상태다. 문제는 방영자의 지독히도 깊은 아들사랑(?)에서 비롯된 것일까 싶기도 한데, 채원의 결혼이 영 못마땅하기만 하다. 흡사 김철규의 엄마의 사랑안에서 화초처럼 자라난 마마보이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결혼했다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닌 방영자라는 시어머니는 아들의 결혼이 얼마 못가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공표하고 등장했다. 일종에 시한부 결혼이라는 얘기다.

아들과 결혼한 민채원을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몇년 살다 실증을 느끼게 되면 이혼하게 될 사이라는 것이 방영자의 생각이며, 채원과 아들이 헤어지게 되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가씨와 아들을 결혼시킬 심산을 가지고 있다.

얼마나 지독한 시어머니인가.
 
방영자의 눈에는 아들과 결혼한 채원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고 단지 자기 자식밖에 없으며, 아들의 존재가 마치 자신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정도다. 번듯한 집안의 아가씨와 결혼시킴으로써 사채업자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의 신분상승을 노리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때문에 결혼이라는 것이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해서의 존엄은 없는 비정한 모습이 엿보인다.

아들과의 이혼을 종용하지만 채원은 이혼조건으로 위자료를 요구하자 정신병원에 며느리를 감금시켜 놓기에 이른다. 방영자의 만행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만큼 인간이하의 행동을 보인다. 때문에 여주인공인 채원의 고난은 초반부터 강렬하기만 했다.


그런데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했던 채원은 가까스로 병원을 탈출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채원은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채원을 병원에서 처음으로 만난 새로운 남자는 이세윤(이정진)이다. 까칠하고 도도한 스타일의 이세윤은 요즘말로 나쁜남자 스타일로 보여진다.

결혼한 여자의 불운한 결혼생활과 시어머니의 구박, 계속되는 이혼종용과 여주인공의 고난...그리고 새로운 남자와의 로맨스. 이는 정통신파극의 정형적인 주된 줄거리이기도 하다. 일종에 슬픔에 잠겨있는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백마탄 왕자같은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결말은 어쩌면 한국적인 신파극의 대표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백설공주나 신데렐라처럼 불쌍하고 고생하는 아가씨의 사랑이야기보다 한국드라마에서는 불행했던 유부녀의 사랑찾기가 도리어 더 많은 인기를 끈다. 그런 의미에서 '백년의유산'은 신파드라마의 정통성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하기만 하다.

기억을 잃어버린 채원의 불행은 쉽게 끝나지 않을 분위기다. 세윤에 의해서 가까스로 정신병원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시어머니 방영자의 못된 짓은 쉽게 끝나지 않을 분위기다. 마마보이 아들 철규는 자신의 아내가 정신병원에 갇혔다는 사실을 아무렇지 않는 듯 하기만 하다. 아니 엄마의 결정에 절대적으로 의문을 품거나 반기는 없다. 단지 어리광에 지나지 않는 불만을 표출을 할 뿐이다.

경찰서에서 다시 찾은 채원을 철규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엄마인 방영자에게 독립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철규의 선언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쉽게 직감할 수밖에 없다. 결코 엄마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는 것은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불길한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졌다. 방영자는 아들이 분가한다는 소식에 대성통곡을 하며 연극에 심취했다. 구박했던 과거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며느리를 이제는 딸' 이라고까지 한다. 정해진 수순이다. 이처럼

예상되는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신파극에 빠져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신파드라마에는 악마도 서러워할 최고의 악역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극중 방영자의 계략과 변신은 다재다능하다 못해 종횡무진 홍길동을 능가한다. 채원을 구해준 남자인 세윤에게 전화를 걸어 사례의 뜻으로 식사를 함께 하자고 권한다. 누가보면 며느리를 끔찍히 여기는 줄 알 것이다. 하지만 그 정반대다.


방영자는 며느리의 쥬스에 약을 타놓았다. 그리고 호텔식당을 혼자서 빠져나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좋은 작품 만들어보잔다??? 어떤 것일까?

시청자들도 혀를 찰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악독하기로서리 저렇게 악독할 수가 있을까'하고 말이다. 그깟 위자료 주고 이혼이라도 시켜버리면 될 것을 하면서 혀를 차기도 할 것이다. 사채업자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방영자라면 채원이 말하는 위자료는 충분히 지금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지만, 역시 부자는 그냥 되는 게 아닌가 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까?

멀쩡한 며느리를 정신이상자로 만들어 막무가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까지 한 방영자의 만행이라면 아마도 멀쩡한 남자 병신만들기는 식은죽 먹기일 법하다. 좋은작품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정신을 잃어버린 며늘아기가 남편을 내조하지는 않고 외간남자를 만나고 다닌다" 느니 결국에는 "호텔까지 드나드는 사이!"라고 몰아세우며 이혼을 시킬 것이다. 당연히 채원의 간통으로 만들어놓았기에 위자료따위는 한푼도 주지 않을 것이다. 손쉽게 코를 푼 격이라고나 할까?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눈물짜내는 신파멜로 드라마를 보는 여자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막상 '백년의 유산'을 지켜보고 있는 내 자신을 보니 아줌마가 된 기분이 들기만 한다. 자꾸만 빠져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래서 신파드라마가 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다. 극중 방영자역의 배우 박원숙의 악연 연기는 최고다.

세윤과 채원의 로맨스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혼모가 될 운명에 처해있는 민채원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이 결혼한 사실조차도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 남편 철규의 존재도 전혀 모른다. 단지 어렴풋하게 충격에 의해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세윤이 회복된 채원을 정신병원으로 데리고 갔을 때에도 기억의 조각들이 떠올랐다. 어떻게 자신이 정신병원에 갇혔는지 기억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정신병원에 갇혔던 기억이 떠올랐다.

멜로드라마에서 통하는 캐릭터까지 만들어놓고 있다. 채원은 세윤에게는 '깡통'이다. 시작부터 세윤과 채원의 멜로는 눈에 가는 부분이다. 마마보이 철규에 대한 동정표를 던지는 시청자가 있을까? 극중 방영자의 악녀캐릭터는 주말드라마로써는 신파극의 부활을 보는 듯하기만 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극 '백년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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