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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이상우, 지녕앓이 이성하...변절자가 되어야 드라마가 산다

by 뷰티살롱 201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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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마의'에서는 강지녕(이요원)과 백광현(조승우)이 서로 신분이 바뀌었음을 이명환(손창민)이 알게 되었다. 이명환이 수하인 강군관은 백광현은 광현을 살해하고자 납치까지 하게 되었는데, 이명환은 광현이 지기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잠시나마 놀라움에 광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까지 엿보였다. 지난 과거의 일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발고로 인해서 백광현이 친부이자 자신의 지기였던 강도준(전노민)이 죽게 되었으니 양심의 가책이라도 남아있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강군관의 백광현 살해모의는 아이러니지만 이명환의 아들 이성하(이상우)에 의해서 수포로 돌아갔다. 아버지의 악행을 익히 알고있었던지라 성하는 강군관의 뒤를 은밀히 쫓기까지 했었는데, 백광현에게 누명을 씌웠던 용의자까지 잡게 되었던 상황이 벌어졌었다.

드라마 '마의'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배우 조승우에 의한 과도한 원맨쇼를 보는 듯하기만 하다. 영화와 뮤지컬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였기에 드라마 출연이라는 모습은 한순간에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흥행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드라마라는 것이 한 사람의 원맨쇼만으로는 그다지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영화계의 블루칩인 조승우의 등장으로 드라마 '마의'는 월화인기드라마로 자리하게 되기는 했지만 초절정 인기드라마까지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왠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듯한 모습이기만 하다.

왜일까?

의외로 드라마 '마의'에서는 최고의 악역이나 라이벌의 존재감이 약하다. 이명환은 마의의 신분으로 내의원 제조자리에까지 올랐지만 고주만(이순재)이 자신의 과거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악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시시때때로 서인세력인 정성조(김창완) 대감과 결탁하여 음모를 꾸미지만 그마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악행을 저질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도리어 선의 편에 서 있다. 윤태주(장희웅)가 의관을 뽑는 시험에 등장하면서 백광현과 라이벌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내심 기대했지만 윤태주마저도 의학적인 라이벌이 되고자 했을 뿐 더이상의 적이 되지는 않고 오히려 절친한 지기가 되는 듯한 모습이다.


사극드라마는 실존인물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흡입력이 강하는 장르다. 특히 인간적인 성공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사극드라마는 온갖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하게 되는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에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하지만 마의에서는 절대적 악의 세력은 있으나 악인은 없다. 백광현을 견제하는 세력들은 있지만 핵심적인 힘을 쓸 수 있는 인물이 부재되어 있다는 얘기다. 이명환은 지기였던 강도준을 배신한 가책으로 강지녕을 양녀딸로 만들었고, 자신의 아들 성하와 혼인시키려 했지만 빈번하게 막힌다. 현대극에서도 주인공의 라이벌이나 적대적 관계에 있는 악인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더욱 탄력을 받기 마련인데, '마의'에서 이명환의 악행은 언제나 양심과 악행 두가지 기로에서 방황하는 듯하기만 하다.

아버지의 비리를 알게 된 아들 이성하는 백광현과 강지녕이 서로가 바뀌었다는 신분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 '마의'에서 이성하는 강지녕을 사랑하지만 지녕은 성하를 오누이 관계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녕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성하는 오로지 올곧은 선비의 모습으로 미덕과 절개를 이념으로 삼고있는 조선시대 꽃미남이다.

백광현과 강지녕은 어릴적에 광통교에서 함께 추운 움막에서 살던 광현과 영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어나서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광현을 잊지 못하고 강지녕은 양반의 신분이 되었지만 광현이 자신에게 신겨주었던 허름한 짚신 한쪽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생 광현이 어릴적 헤어졌던 광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뒤 볼것도 없이 강지녕은 광현에게 안겼고, 자신의 신분까지도 버릴 수 있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강지녕의 마음을 얻고자 했던 이성하는 도저히 지녕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올바른 선비의 모습으로는 말이다. 바른 정도를 걷게 되면 언젠가는 지녕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이성하에게 변화의 시기가 온 듯하다. 아버지와 뜻을 달리해서 백광현과 누이인 지녕의 관계를 눈감아 주기는 했었는데, 이는 어디까지 조선시대 이루어질 수 없는 신분의 벽이 있었기에 묵인하고 있었다. 아무리 좋아한다 하더라도 대제학 집안에 조선팔도에서 영향력이 큰 강도준 집안의 유일한 혈육과 일개 마의 출신인 백광현의 사랑은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이성하는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강지녕이 누리고 있는 부귀와 권세가 사실상 백광현의 것이라는 것을 이성하는 알게 되었다. 백광현이 자신의 것을 되찾게 된다면 강지녕은 노비의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누이이기 이전에 사랑했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강지녕의 불행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성하가 변절자가 되어야 할 계기는 이제 명확해진 셈이다. 지녕앓이의 주인공인 이성하는 광현을 위해서 자신의 신분까지도 버릴 각오가 되어있는 여인이다. 이미 성하는 안중에도 없다.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 남자가 악인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 모습들은 여러 드라마에서 흔히 보아온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성하의 변절은 필요악이 된 듯하다. 아버지인 이명환에 의해서 아버지가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백광현은 모든 사람을 용서할 수 있지만 이명환만은 용서할 수 없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가문을 되찾는 것으로 이명환을 꺾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자수성가로 백가 광현 그대로 어의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이 든다.

아버지를 겨냥하고 선전포고를 내렸는데, 정작 아들인 이성하가 백광현의 편에 선다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논리다. 비록 악인이기는 하지만 이명환은 이성하에게 둘도 없는 아버지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백광현과 아버지, 백광현과 강지녕의 관계로 이성하는 의인에서 변절자로 돌아서야 할 시기가 온 듯하다.

지녕을 차지하기 위해서 이성하는 더욱 독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드라마 '마의'의 시청율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주인공을 빛내주는 것은 역시 최대의 라이벌이자 악역이 존재해야만 한다. 조승우의 프로그래피를 보는 듯하기만 한 '마의'에서 백광현은 사실상 천하무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칼을 들고 있는 강군관과 수하들마저도 간단하게 대적한다.


백광현과 수의녀 장인주(유선)에게 힘이 되어주던 고주만(이순재)는 끝내 수술 후유증인 파상품으로 숨을 거두었다. 어찌보면 이명환이 절대적 악인으로 자리할 수 없었던 최대 약점을 쥐고 있던 인물이 고주만이기도 했다. 의생시절 이명환과 강도준을 가르쳤던 스승이었던 고주만이 있었기에 이명환은 완전하게 악에 빠져들어간 듯 보여지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수의영감인 고주만의 죽음은 수술을 진행했었던 장인주와 백광현을 한꺼번에 내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본격적인 2부를 맞게 된 모습이다. 대장금에서도 이같은 전개를 볼 수 있었는데, 수랏간 궁녀 장금이 의녀로써의 길을 가게 되는 제주도에서의 변화가 그것이다. 고주만의 죽음으로 이명환은 완전하게 악의 세력으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고, 장인주와 백광현은 고주만의 죽음으로 죄을 물을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아버지의 악행을 발고할 자식은 없다. 고로 이성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매듭지을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강지녕이라는 여인을 얻고자 하는 욕망의 화신이 되었건 아니면 아버지의 악행으로 어쩔 수 없는 변절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였다.


신들의 만찬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며 일약 남자주인공의 자리까지도 단번에 빼앗아버렸던 배우 이상우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사극드라마 '마의'에서 이성하라는 캐릭터에게는 한가지의 부족함을 늘 느끼게 한다. 사랑을 얻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선비의 도를 지킨다는 점이다. 이는 자신의 부친인 이명환과는 너무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버지의 죄를 심판이라도 하듯이 이명환과는 항시 반대편에 서서 견제하는 역할이다. 이제는 변할 시기가 온 것일까? 아니면 드라마 '마의'에서 민폐캐릭터로 전락하게 될 것인가?
 
연말 연기대상으로 조승우의 대상소식은 드라마 '마의'의 호제가 아닌 악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관에 그친 안재욱에 비해 조승우는 드라마의 한번 출연으로 대상이라는 큰 상을 거머쥐었다. MBC에서 주는 상이기에 사실 배우 조승우에게는 잘못은 없다. 하지만 아직 채 끝나지도 않은 드라마에 출연한 조승우가 대상을 수상한 것 자체는 어쩌면 안티를 만들어놓은 꼴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는 드라마 '마의'의 악제일 수밖에 없다.

드라마 '마의'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기다. 강지녕을 사이에 두고 사랑앓이를 하는 이성하라는 캐릭터의 변절은 어쩌면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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