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조승우를 위한 포토그래퍼인가? 위기는 있지만 악인은 없다!

by 뷰티살롱 2012. 12. 26.
반응형

50부작에서 이제 절반의 전환점을 돌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마의'를 보고 있으면 마치 드라마 한편이 조승우라는 배우를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되어져 있는 듯하기만 하다. 물론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백광현 역의 조승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껏 전개되어온 내용을 상기해본다면 과연 백광현이라는 인물에게 위기가 있기는 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든다. 강도준(전노민)의 억울한 누명으로 태어나자마자 강지녕(이요원)과 바꿔치기당한 억울한 운명을 맞기도 했었고,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목장으로 흘러들어가 목숨을 구명받고, 궁중 사복시에 들어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성인연기자인 조승우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백광현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듯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것은 왜일까?

궁중 사복시에 들어와 동물을 치료하고 인의가 되기 위해서 내의원 의생시험에 합격하기까지 백광현은 최대 악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이명환(손창민)의 갖은 방해를 받기도 했었지만, 절대적 악인으로 몰아세워야 할 이명환의 악행과 백광현의 성공스토리라는 맞짱구도에서 절대적으로 우세한 위치에 있는 건 언제나 백광현이다.

한쪽 팔을 쓰지 못하도록 뭉둥이질을 했었지만 인의가 되고자 하는 백광현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고, 이명환의 계략은 단지 하나의 볼거리에 지나지 않는 약하디 약한 장난스러움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드라마 전개상 이미 절반의 반환점을 넘어서고 있는데, 드라마 '마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배우 조승우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마의 26회에서는 조선시대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뇌수술이 보여졌다. 수의영감인 고주만(이순재)의 골수염을 치료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보여졌지만, 이미 예견되었던 것처럼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수술의 성공여부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만 한다. 왜냐하면 도저히 조선시대에 나올수 있을까 싶은 신기한 현대적 물건들이 대거 수술집도 도구들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고무를 드릴과 같은 원리로 머리에 구멍을 뚫는 도구나 고무를 이용한 흡입기의 사용은 긴장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왜일까?

조선시대 금형기술로는 불가능한 물건들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반박때문만은 아니다. 아마도 백광현이라는 인물에 부합되는 최대의 라이벌이 사라진 드라마이기 때문에 보여지는 극의 느슨함 때문일 것이다. 목장에서 사복시로 사복시에서 내의원 의생으로 거듭나기까지 백광현에게 과연 그의 성공을 저지할 수 있는 최대 라이벌이자 악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는 모습은 드라마 '마의'를 마치 배우 조승우의 포토그래피를 보는 듯하기만 하다.

연기를 잘하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인기배우라 하더라도 밋밋한 드라마의 상황설정은 오히려 배우의 인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마련인데, 시종일관 드라마 '마의'에서는 '배우 조승우가 여기 있소이다' 하듯이 한 사람의 배우를 보여주는 것에만 국한되어 있는 듯하기만 하다. 비록 목숨을 잃을만한 위기를 맞기는 하지만 백광현의 위기는 이미 예정되어져 있는 수순이라는 안도감이 먼저 앞서기에 그다지 긴장감이 덜하기만 하다.

백광현의 아버지인 강도준과 지기인 이명환 그리고 장인주(유선) 3인의 우정에서부터 시작된 드라마 '마의'는 강도준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역모로 태어나자마자 위기를 맞은 백광현은 천인의 신분으로 살아가게 되지만 절대적인 악인은 처음부터 없었다. 강도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이명환은 자신의 증언을 뉘우치며 사막 한가운데서 회개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명환은 더이상 악인으로써의 모습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짙게 깔리고 있는 회개와 회한의 눈물이 이명환으로 하여금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권력욕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은 드라마 '마의'의 최대 약점중 하나일 듯싶기도 하다. 수의자리를 놓고 고주만과 경쟁하면서 일정정도는 고주만을 견제할 수 있도록 보다 더 독해졌어야만 했었는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벼슬을 내려놓았다. 이는 드라마의 경쟁구도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악인의 실종을 의미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사극드라마라는 장르를 보면 항시 주인공을 몰아세우는 반대인물이나 반대극부가 있기 마련이다. '광개토태왕'에서는 모용보(임호)와 고운(김승수)이 있었듯이 허준에서는 라이벌로 유도지(김병세)가 등장했었고, 정치적인 반대세력으로 양예수(조경환)가 등장했었다. 대장금에서도 이같은 라이벌과 대립구도는 등장했었고, 특이하게도 전반부와 후반부의 대립구도는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었다. 즉 전반부에서는 라이벌에 의해서 혹은 대립적인 인물들에게 모략에 빠져 위기를 맞게 되고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되는 모진 역경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드라마 '마의'에서 백광현의 전반부는 승승장구를 보는 듯하다. 정성조(김창완) 대감이라는 정치적인 대립적 인물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고주만을 비롯해 백광현에게는 손한번 쓰지 못하고 밋밋한 악의 축으로만 등장한다.

하다못해 배우 김창완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여놓아야 할 중심적인 악의 세력이지만 왠지 현대극과 사극을 교묘하게 오가는 대사로 시청자들을 웃기기도 한다. 악인이 코믹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게중심을 잃는다는 것과 같다. 악인은 절대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고 원성을 한몸에 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드라마 '마의'에서는 어느 누구도 욕먹을만한 악인이 없다.

이명환은 늘 양심과 욕심 사이에서 갈등하며, 중간점에서 길을 잃고 있는 듯한 캐릭터로만 보인다. 늘 이명환을 발목잡는 것은 자신의 태생과 친구를 배신했다는 죄의식이 지배한다. 악인에게는 후회도 용서도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명환은 절대로 악의 축에 들 수 없는 캐릭터로만 보인다. 최대 약점중의 하나에 해당되지만 이명환을 버금가는 인물은 더 존재한다.

바로 이명환의 아들인 이성하(이상우)라는 캐릭터다. 강지녕을 사이에 두고 백광현과 사랑의 라이벌로 등장해야 할 인물이지만 언제나 공명정대한 선비로써의 지조를 잃지 않는다. 하다못해 이성하는 자신의 아버지가 저질른 죄를 찾아내기 위해서 은밀하게 조사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뇌와 뉘우침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라는 특성상 주인공을 빛내는 것은 늘 절대적 악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의'에서는 주인공의 위기는 있지만 절대적인 악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악인들은 늘 후회하고 고뇌한다. 마치 주인공이 해야만 하는 기본적인 소양을 즐기는 듯이 말이다.

이명환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친구였던 강도준의 여식을 양녀로 맞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친구의 여식을 보살피려 한다는 책임감속에 강도준의 가문과 재산을 이용해 자신의 영달을 채우려는 욕심이 앞서 있었다. 하지만 강지녕의 반대에 부딪쳐 욕심도 쉽게 좌초되고 만다. 이는 명백히 말해 절대적인 악인이 될수 없는 이명환의 양심이 보여지는 모습이기도 하다.

골수염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를 맞았던 고주만은 백광현의 수술덕에 가까스로 다시 소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곤 광현에게 이명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람은 처음부터 악한 사람이 없었다. 단지 잘못된 무리속에 속해 있다보니 그 색깔에 자신이 물들어가고 있을 뿐' 이라는 명대사를 날렸다.

고주만의 이야기처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악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듯이 자신이 속해있는 무리가 나쁜 생각으로 모여져 있다면 서서히 물들게 된다. 이명환이 그런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주인공의 성공을 빛내주어야 할 악의 화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주인공의 성공스토리는 그 빛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숙휘공주(김소은)와의 로맨스가 부각되는 점도 어쩌면 백광현에게 이렇다할 최대의 라이벌이나 반대 세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비인 강도준이 그러했듯이 백광현에게는 적은 없고, 친구들이 많다. 의생 선발시험에서 광현을 제치고 수석으로 합격한 윤태주(장희웅)의 등장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기대하기도 했었다. 어찌보면 이병훈 감독이 만들어낸 전작들과 흡사하고 유사한 구도가 될 수도 있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쓴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허준의 마의버전이라 해도 엄연히 다른 드라마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윤태주는 광현의 적대적 관계이기보다는 최고의 친구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백광현의 의술이 날로 발전하고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달리 악인들의 성장은 더이상의 진전이 없어 보인다. 이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요소가 없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배우 조승우에게는 대표작이라는 명예를 안겨 주겠지만 드라마 '마의'를 훗날 떠올릴 때에 이렇다할 기억이 없을 것이다. 단지 배우 조승우의 출연작이라는 것만 기억될 뿐이다.

다행스레 26회에서는 수의영감인 고주만이 회생했지만 탕약을 먹고는 쓰러졌다. 이는 이명환 아니 서인세력인 정성조 대감의 계략이란 예감이 든다. 즉 반대 세력을 없애기 위해서 탕약에 판별되지 않는 약을 또다시 쓴 것이란 예측이 든다. 정성조 대감과 뜻을 같이 한 것이 이명환일 것이다.

고주만이 없어지게 된다는 것은 이명환으로써는 더이상 자신의 양심에 돌을 던질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양심의 사망선고와 같은 것이다. '명환아~ 강도준과 네가 의생시절이었을 때에 이렇게 부르곤 했었지.' 구사일생으로 다시 살아 깨어난 고주만은 이명환에게 양심을 저버리지 말고 올바른 길을 가도록 종용했었고, 고주만은 늘 이명환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세워준 사람이다. 자신의잘못을 막아주었던 사람이 없어졌다면 더이상의 자기성찰에 대한 미련도 없다는 것이 된다. 즉 이명환의 절대적 악인으로의 재탄생을 의미하기도 할 법하다.

26회까지는 마치 배우 조승우의 포토그래피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중후반부는 선과 악의 대립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긴장감이 더할 것이란 기대가 든다.

그중에서 이명환의 변신을 기대해보자. 지금껏 이명환은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자신의 신분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다. 하지만 고주만이 죽음으로 인해서 신분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가 있게 되었다.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람이었으니 이제 세상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게 된 것이다. 혹시 모른다. 내의녀인 장인주는 이명환이 마의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일수도...

강도준의 침함을 가지고 있는 백광현에서 시작해 이명환은 비로서 강도준에게 여식이 아닌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이 보살폈던 강지녕은 강도준의 여식이 아닌 장인주가 바꿔치기한 다른 사람의 여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강도준의 재산과 명성을 통해서 성공을 이루려하는 이명환의 야심은 자신의 아들 성하와 지녕이 혼례를 올리게 됨으로써 완전히 강도준이 가진 모든 것들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백광현이 나타난 것이다.

광현이 나타나게 됨으로써 자신의 야심에 최대 걸림돌이 되려 한다. 이는 친구를 배신한 양심과는 상반되어 자신의 욕심이 밖으로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모티브가 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위기가 찾아오면 방어본능이 있기 마련이다. 강지녕을 통해서 이루려 했었던 것들이 일거에 백광현의 실체를 알게 됨으로써 빼앗기게 된 상황이 되었으니, 이명환은 이제부터 자신의 것들을 지키려 하는 방어체제에 돌입하게 될 듯하다. 즉 강도준을 배신했다는 죄의식보다는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욕심이 앞서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명환의 욕심과 야심이 커질수록 백광현에게는 더큰 불행과 위기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지기 마련이듯이 백광현이 어의에 오르기까지 숱한 고난과 위기는 시청자들에게는 환호를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