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조승우, 백광현-도망자 킴블의 유랑기 시작하나?

by 뷰티살롱 2013. 1. 8.
반응형


MBC 월화드라마인 '마의'가 새로운 시즌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양반의 신분, 그것도 명문가의 자손이었던 광현(조승우)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인 강도준(전노민)을 역모의 죄로 잃었고, 신분조차도 몰랐었다. 하지만 우애곡절끝에 신분을 되찾는 듯 보였다. 도준과 지기였던 수의녀 장인주(유선)의 도움으로 강도준의 아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집안의 인장과 출생서를 얻을 수 있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수의영감인 고주만(이순재)이 수술 후유증으로 파상풍에 걸려 죽음을 당했기에 현종(한상진)은 수술을 주도했던 사람들에게 죄를 물었다. 이제 갓 절반의 진행율밖에 되지 않았기에 백광현에게 최대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은 예측되어 있었고, 어렴풋하게나마 이병훈 감독의 사극전개상 절제절명의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던 바다.

전작인 '대장금'에서도 장금은 수랏간에서 음식경합으로 최고의 찬사를 받게 되지만 결국 유배를 떠나게 되는 대목이 있다. 드라마의 극적인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데, '마의'에서도 이같은 극적 위기이자 전환점이 되는 부분이 어쩌면 죄인으로 몰려 쫓기게 되는 대목일 듯 보여진다. 단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금은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 음식이 아닌 의녀로써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전환점이지만, '마의'에서는 죄인의 신분으로 '명문가 강도준의 아들' 이 아닌 '백광현 자신으로의 새로운 출발' 이라는 자성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이 달라 보인다.

태어나면서 자신의 신분을 몰랐었던 백광현은 그동안 자신의 진짜 뿌리찾기가 주된 흐름이었다. 백석구(박혁권)의 손에 길러졌던 광현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목장으로 들어가 동물을 고치는 마의가 되었고, 궁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이 천한 신분이 아닌 조선 명문가의 자손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백광현의 신분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명환(손창민)에 의해서 광현의 신분과 출생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이 완전히 사라지게 됨으로써 사실상 '백광현이 아닌 강광현' 이라는 증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광현이 스스로 자신의 실력만으로 인의가 되고 어의의 자리에 오르게 될 수 밖에 없는 자수성가의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보인다.

백광현이 강도준의 아들임이 밝혀지게 되면 이명환은 자신이 구축했던 모든 부와 영예를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다. 강도준의 여식이라 여겼던 강지녕(이요원)이 강도준의 여식이 아니라는 정황이 드러나게 된다면 이명환은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었기에 백광현을 없애야 했다. 그렇기에 이명환은 장인주와 최대 딜을 만들어냈다. 고주만이 파상풍으로 죽음을 당했지만, 수술에 어떠한 문제점도 없다는 것을 증언해 준다면 최소한 백광현의 목숨은 구명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명환이 현종에게 수술로 인해 고주만 영감이 죽게 되었다고 증언하게 된다면 수술을 집도한 백광현은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지기였던 강도준에게 억울하게 역모의 죄를 뒤집어 씌웠던 증언과도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과거 강도준을 향했던 증언과 백광현을 향했던 증언에는 사람 목숨을 좌우한다는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명백히 다른 점이 있다. 과거 강도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것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이루어진 거짓증언이었던 반면, 백광현에게 행한 증언은 자신의 것을 지키려했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만하다.

장인주는 이명환의 빅딜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고주만 영감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라도 백광현의 목숨을 살려내야 했기에 이명환에게 강도준 집안의 인장과 광현의 출생서를 넘겨주었게 되었다.


현대의 유전자 공학이 없는 조선시대에 집안의 인장과 출생서가 없다면 백광현이 강도준의 아들임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강광현으로써의 신분찾기는 물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이라 한다면 고주만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백광현에 대한 신분을 회복할 수 있는 증거를 남겨두었을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든다. 마지막까지 고주만은 이명환에게 뉘우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었다. 마의의 신분으로 내의원 제조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비밀도 발설하지 않았었다. 헌데 지난회차에서 고주만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마지막 사력을 다해 무언인가를 남기려 애를 썼다.

백광현의 출생을 증명할 수 있는 인장과 출생서가 드라마 초반에는 보여지지 않았었기에 '어떻게 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의아한 부분이었는데, 느닺없는 강도준의 인장과 출생을 증명할 수 있는 서신이 장인주의 손에 주어지는 모습을 시청하면서 흡사 결정적인 순간에 고주만의 숨겨진 서신이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이 들기도 한다. 이는 어쩌면 현종이 이미 지니고 있을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현종은 서인들의 빗발치는 상소에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에 백광현의 처사를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처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종이 바라는 개혁은 쉬운 것이 아니다. 왕을 지지해줄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왕의 뜻을 따라주어야 할 사람들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런데 서인들의 세력은 너무도 크기만 하다. 정성조(김창완) 대감을 비롯해 이명환과 인선왕후(정혜선) 등 궁중 대소신료는 물론 왕족들 모두가 서인의 세력권이다.

고주만은 현종과 더불어 개혁을 이루어나갈 수 있게 해주었던 유일한 지지세력이라 할 수 있었다. 치종청 역시 이러한 개혁의 한 방향에서 부활한 의료기관이었다. 하지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 현종에게 더이상의 힘은 없어 보인다. 순망치한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빨이 시리다라는 말로 한쪽이 없어지면 다른 한쪽은 사멸되게 되는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달리 말한다면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될 관계에 있는 두 나라 혹은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종과 고주만이 어쩌면 그러한 관계라 할 수 있다.

고주만의 죽음은 백광현의 고난이기도 하지만, 현종에게는 서인세력이 주도하는 조정을 개혁하려 하는 의지를 꺾어놓은 사건이기도 하다. 점차 이명환과 정성조 대감을 위시한 서인세력의 힘은 커져갈 것이고, 주인공인 백광현이 궁으로 다시 돌아오기 이전까지 최고의 권력자들로 궁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엿보이기도 한다.


황망한 전개이기는 하지만 백광현은 제 2의 인생전환기에 들어섰다. 왜 황망하다고?
극중 백광현의 위기에선 늘 칼잡이들과 무사들이 위협을 한다. 그럼에도 백광현 한명을 처지하지 못한다? 어이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칼로 밥벌어먹는 무관이나 칼잡이들이 무기도 들지않은 백광현 하나를 처지하지 못한다면 백광현은 아마도 초절정 무림고수쯤 되나보다. 극적 상황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백광현이 무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나가는 모습이나 이번 회차에서도 망망대해처럼 보이는 강 한가운데서 무사의 칼날을 피해 살아나게 된다면 다소 황망한 상황이 아닐까 싶기만 하다.

백광현은 아마도 무림고수임에 틀림이 없다.

장인주와의 거대한 빅딜에 나선 이명환은 자신의 아들까지 속아 넘겼다. 백광현을 살려준다는 조건으로 장인주에게 인장을 넘겨받았지만, 이명환은 언젠가 백광현이 자신을 위협하게 될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살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명환의 아들 성하(이상우)는 아버지의 그같은 뜻을 용인하지 않는다.


아이러니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드라마 '마의'를 시청하면서 최대의 민폐남은 어쩌면 이성하가 아닐까 싶기만 하다. 아버지의 뜻을 반대하고 늘 올곧은 길을 걷고자 하는 캐릭터가 이성하로 보여진다. 비록 아버지의 행동과 생각이 나쁘다 여기지만 부모의 뜻을 면전에서 반박할 수 있는 자식은 그리 많지가 않다. 청렴결백한 선비의 도를 지니고 있는 이성하의 태도는 드라마 '마의'에서 최대의 민폐남이 아닌가 싶기만 하다.

강지녕을 향한 성하의 지고지순한 마음은 여인의 마음같기만 하다. 바른 선비의 도를 다하고 사모의 정을 주고 있지만, 과연 '사랑을 나눌 수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기만 하다. 한 여인에 대한 사모의 정은 결코 타인과 나눌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하는 지녕에 대한 사모의 마음을 백광현에게 양보한 것일까? 그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방식으로 지녕을 사모한다. 하지만 사랑은 양보하는 것도 아니고 나누는 것도 아니다.. 지녕의 마음이 광현에게 있다해서 성하는 지녕의 의지를 따른다. 바보같은 사랑을 한다. 결코 자신에게 올 수 없는 사랑을 한다.

고주만의 죽음으로 드라마 '마의'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들어섰다. 백광현은 숙휘공주(김소은)의 도움으로 도망자의 신분이 되었다.
 


대한민국에 흑백TV가 보급되기 시작했을 당시 어린 나이의 필자의 눈에 미국드라마 한편이 있었다. 헐크나 6백만불의 사나이 등의 고전의 미드 시리즈 중 '도망자'라는 작품이 있었다. 흔히 알기로 도망자는 영화화된 해리슨포드와 토미리존스의 영화 '도망자'를 원작으로 아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도망자'는 TV드라마로 먼저 선을 보였었다. 매 주말마다 TV 브라운관에서 펼쳐지는 살인자가 된 리처드 킴블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아내를 죽인 킴블은 경찰인 제라드에게 붙잡히는 위기를 맞게 되지만,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추격을 벗어나게 되고 새로운 마을을 찾아가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추격자와 유랑기가 이어지는데, 킴블은 자신이 거쳐가는 마을에서 사람들을 의술로 목숨을 구해주는 여정이 볼거리였던 작품이었다.

드라마 '마의'에서 백광현은 숙휘공주의 도움으로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어쩌면 관군의 추격을 피해 계속해서 도주하게 되는 운명이 되는 것은 아닐까? 백광현이 가는 곳에서는 늘 명성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죽을 고비에 있었던 사람들이 살아났다는 명성말이다. 백광현은 혜민서가 아닌 천인의 명의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예상이 든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명성은 어떤 권세보다도 무섭게 강렬해질 수 있다. 죄인의 신분으로 도망자가 되어버린 백광현에게 어떤 인생역경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마의'>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