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연예대상, 코미디를 사랑해달라? 왜 시청자에게만 관심을 바랄까?

연말에는 여러 시상식들이 즐비다. 공중파 3사를 종합해본다면 가수들의 축제인 가요대전을 비롯해 배우들의 잔치인 연기대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능인의 축제인 연예대상이 그것이다. 10여년전만에도 연말 시상식 중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시상식은 배우들과 드라마에게 주어지는 연기대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TV시청자들의 리모콘을 가장 많이 좌지우지하던 것이 드라마라는 장르였었다.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있는 최근에는 연예대상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12월 29일에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는 박명수가 대상을 받았다. 박명수의 수상에 여러가지 불만의 말들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로도 좀 의아스러운 경향이 들기는 하다. 왜냐하면 2012년 박명수가 이끌었던 프로그램들을 돌아보면서 과연 대상수상자인가 아니면 다작출연을 했기에 주어지는 상인가 싶을만큼 의아스러운 경향이 있다. 한가지 예를 든다면 2012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보자.

인기있었던 시즌1과는 달리 시즌2의 '나가수'는 애국가 시청율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도 연말 가왕전까지 치르고 있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는 MBC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나가수'의 시청팬이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가수들의 노래하는 무대는 기대되지만 상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채널을 돌리곤 한다.

왜일까?

누가 떨어지고 누가 가왕에 올라가는 것에는 사실상 신경이 가질 않는다. 단지 가수들에 의해서 편곡되어지고 새롭게 해석되어지는 과거 히트곡들이 재조명되어지는 무대가 시선을 잡는다. 시즌1에서는 이러한 시스템들에 기성가수들의 경쟁이 가미되어서 탈락이라는 요소가 적절하게 시선을 끌었었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진행과정이나 탈락의 결정까지도 시선을 끌지 못한다. '나는가수다'는 박명수와 노홍철이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형태로 바뀌었지만 가수들이 주도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노홍철의 수다와 박명수의 호통이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니 당연지사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채널이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과적으로 MBC 연예대상에서 박명수의 대상은 축하를 보내주고 싶다. MBC 노조파업이 한창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박명수는 예능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볼권리'라는 의미에서 모든 예능인들과 방송인들이 파업하고 재방송이나 예능의 부재가 이어진다면 사실상의 몰락을 의미한다. 무한도전 역시 MBC 파업으로 장시간 파업 레이스에 돌입한 것도 사실이다.

MBC에서 주어지는 상이니 예능계를 이끌어나간 박명수의 수상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다시 한번 박명수의 대상수상에 축하를 보내고 싶다.

2012년 MBC 연예대상에서는 수상자들의 개념발언들이 많이 보여졌는데, 최우수상을 받은 개그맨 김완기의 수상소감이 기억에 남는다. 'MBC의 코미디가 어렵다'는 말로 시작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전하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맞는 말이다. MBC의 개그맨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사람이기도 한데, 요즘에는 '코미디에 빠지다'라는 프로그램이 신설이 되어 불모지였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다시 부활했다.

하지만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바라기 전에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방송사가 아닐까?

예전에도 유재석은 수상소감 무대에서 코미디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전하는 수상소감을 언급하면서 핫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시청자들에게 바라는 수상소감' 이 나왔다. 엄밀히 말해서 MBC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버린 것은 시청자가 아니다.

김완기 뿐만 아니라 박미선 역시 같은 수상소감을 언급했다. '코미디에 빠지다'라는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달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과연 코미디를 버린 것일까?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방송사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설된 '코미디에 빠지다'의 방송시간은 11시가 훌쩍 넘어버리는 시간이다. 끝나면 새벽이 되는 시간이다. 비교해서 안되지만 KBS의 '개그콘서트'의 방송시간대는 9시대다. 주말에 각 방송사에서 뉴스와 인기드라마가 포진되어 있는 시간대에서 편성된 '개그콘서트'는 어찌보면 기라성같은 프로그램들이 즐비한 가운데에서 빛을 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개그콘서트의 여러 유머소재들은 CF에서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손짓까지 한다. 대중이나 혹은 시청자들은 여전히 코미디라는 장르를 좋아한다. 하지만 MBC의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어떠한가? 과거의 명성을 얘기하면서 진전은 없다. 시청율이 없다면 얼마 못가고 막을 내린다. 과거의 명성을 외치고 발전이 없고 지키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은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개그콘서트는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코미디 장르의 대표가 되다못해 이제는 역사나 마찬가지가 되어 있다. 개그콘서트가 마냥 좋았었을까?

최근의 TV방송 프로그램들을 보게 되면 예능프로그램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장르로 자리하고 있지만 진행자들은 모두가 개그맨 출신들이다. 유재석이이나 이경규, 강호동,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등 예능 프로그램들의 대표적인 주자는 역시 개그맨들이 지배하고 있다.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는 가수나 배우들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명맥은 개그맨들이라는 얘기다.

흥미로운 모습은 개그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공중파에서보다는 케이블 채널에서 대접을 받고 있다. 공중파가 외면하고 있는 사이에 케이블에서는 개그맨들을 환영하는 듯 보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시청자들이 개그 프로그램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까?

관심과 사랑은 여전히 보내고 있다. 단지 개그맨들과 프로그램을 푸대접하는 것은 정작 전파를 내보내는 방송사가 아닐까? 여전히 개그프로그램들은 일상에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으로 힐링 해주는 장르다. 시청자들이 사랑을 보내기 이전에 프로그램이 고정되어야 하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MBC 연예대상은 여전히 '무한도전'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장기간 노조파업으로 제대로 방송을 타지 않았으니 후보에서 제외되었다고 여길 수 있겠다.

 
진행자인 강호동은 유재석에게 오랫동안 힘을 낼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유재석은 다른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사실상 유재석이 이끌고 있는 배려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웃음의 소재를 빠뜨리지 않는다. 어찌보면 유재석의 인기비결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기도 하다.

얼마전에 다른 연예 블로그님과의 대화에서도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유재석이 왜 인기를 끌고 있는가에 대한 주제였다. 다른 예능 진행자들과는 달리 유재석은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SBS의 '런닝맨'은 예상과는 달리 최근들어서는 인기를 끌고있는 주말예능프로그램이 되었다. '패밀리가떴다'의 시작을 알린 유재석의 진행과 그 이후 시즌2의 모습은 천지차였다. 결국 유재석과 이효리가 빠진 패떳은 종영되기도 했었다.

2012년 MBC 연예대상을 시청하고 있노라니 '무한도전'은 MBC에게 계륵인가 싶기도 하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대놓고 상주기는 너무도 괘씸하게 여기는 것일까? 연예대상에서 여러 상들의 후보에는 여지없이 무한도전 맴버들로 채워져 있다. 그만큼 MBC예능의 간판이라는 것은 부인할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떠한가. 그렇기에 2013년 MBC의 예능프로그램들의 행보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주목이 되기도 한다.<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연예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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