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나라

비정한도시(2012), 우린 세상 누군가에게 가해자이다!

by 뷰티살롱 2012. 10. 29.
반응형

얼마전에 학원폭력에 대한 소재를 드라마로 방송되었던 '못난이 송편'을 시청하고 주말을 이용해 영화 한편을 관람했습니다. 김문흠 감독의 '비정한 도시' 라는 영화였는데, 명품 연기를 보여주는 조성하 출연이라는 점 때문에 개봉전부터 기대되었던 영화이기도 했었습니다. 헌데 영화제목에서의 느낌은 마치 액션 영화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생각과는 달리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김석훈, 서영희, 조성하, 이기영, 안강길 등 tv드라마에서 굵직한 명품 조연을 선보이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 '비정한 도시'는 옴니버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로가 연과성이 없는 듯해 보이는 보통 사람들이 결국에는 모두 비정하게 얽혀있다는 내용이지요. 흡사 현대 사회에서 페이스북 4번만 하게 거치게 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인연이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옴니버스 영화로 관객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 외국영화에서는 '러브액추얼리'와 한국영화에서는 '내생 최고의 순간'일 거예요. 흡사 두 영화는 삶이 아름답고 때로는 눈물나게 기쁜 일들이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영화 '비정한 도시'는 이들 두 작품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들추어보여주고 있는 비정한 사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대우(김석훈)는 신체포기각서를 쓰면서까지 아픈 아내 수민(서영희)의 수술비를 마련하게 되지만, 제2금융권의 덫에 걸려 어떻게 해서라도 일주일안에 5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구해야 합니다. 김대우가 사채를 빌어 쓴 돈은 고작해야 2천만원이었지만 만 3개월만에 원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갚아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지요. 도저히 구할길 없는 막막함에 길을 걷던 김대우는 늦은 밤 돈일호(조성하)의 뺑소니를 목격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찾은 듯 하게 되지요.

김대우의 아내인 수민은 삶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하던 중에 탈옥수 심창현(안길강)을 만나게 되는데, 탈옥수에게 죽여달라고 애원을 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정작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은 수민이 아닌 탈옥수 심창현이었지요.

모범시민처럼 살아왔던 택시운전사인 돈일호는 다소 사회에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착하게 살아가는 가장으로 하루를 마감하려 합니다. 헌데 난데없이 뛰어든 자전거를 탄 고교생을 치게 되고 겁에 질러 도망을 치게 되지요. 그 광경을 목격한 김대우의 협박에 못이겨 일생일대의 위험한 사고를 치게 되는데, 사람을 납치해 김대우가 요구하는 5천만원을 만들려고 합니다. 헌데 그가 납치한 사람은 다름아닌 김대우를 협박하던 사채업자의 아내였습니다.

무엇하나 연관되어 있지 않을 법한 사회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건과 연류되게 되는 모습은 흡사 해피엔딩과 따뜻함이 전해주던 영화 '러브액추얼리'와 '내생애 최고의 순간'을 연상케하는 옴니버스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영화가 바로 '비정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이 보일 때마다 어떤 이야기로 엮이게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웃음나오는 것이 아닌 암울하고 슬픈 현실의 고통을 반복하고 있어요. 그것도 사람에 의해서 사람에게 고통받고 상처받게 되는 인연의 먹이사슬을 보여주고 있지요. 세상은 언제나 밝은 것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듯이 어둠이 있기 마련인데, '비정한 도시'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두운 사회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또한 인간이기도 할 거예요. 성공을 위해서 타인을 밟고 일어서야 하는 사회가 인간사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론 서로가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또 누군가의 희생을 만들어놓기 마련입니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 고통을 받고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지요. 세상은 너무도 많은 비리와 폭력에 노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세계마저도 자신들만의 권력으로 새로운 이해관계가 만들어져 있고, 그로 말미암아 학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지만, 비단 이러한 폭력의 구조는 아이들의 세계만이 아니라 가장 높은 사회적 권력자들에게서도 비리 등의 다른 이름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법을 만들어내고 사회적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그에 반대되는 사람들에게는 단지 하나의 족쇄에 지나지 않는셈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 족쇄마저도 하나의 규범이 되고 지켜야 하는 질서의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 '비정한 도시'는 인간사회의 모순됨을 비틀어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손바닥을 마주치며 긍정을 표현하기에도 애매한 중간점에 있는 영화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현대를 살아가면서 합리적일 것이라 말하면서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부당한 이치가 될 것이니까요. 마치 부러진 화살처럼 말이예요.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