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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

[경북 상주] 시간이 머무는 마을 '녹동귀농마을'

by 뷰티살롱 201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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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만큼 바쁘고 빠르게 살고 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아 짜증을 내기도 하고 언제부터인가 '기다린다'는 여유가 없어진 듯하기도 해요. 첨단 IT기기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보다 더 여유로워졌다고도 말하지만, 편리한 스마트 기기들의 등장은 사람들이 이동하면서까지도 여유로운 눈길을 가져다주기보다는 하루온종일 조그마한 액정 화면안에 시선을 고정시켜 놓게 만들고, 가정과 직장이라는 경계의 벽을 허물어 일의 연장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얼마전 경북 상주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상주는 '삼백의 고장' 으로 유명하지요. 쌀과 곶감 그리고 명주가 유명한 상주를 들러 함창명주박물관에서 열렸던 축제에 참관하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상주에 내려간 김에 여유롭게 바람을 쏘일곳이 없을까 싶어 상주일대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함창명주박물관에는 '슬로시티 방문자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곳인데, 명주박물관 주변으로 명주 테마파크가 한창 공사중인지라 아마도 내년에는 명주테마파크와 명주박물관은 경북 상주의 새로운 관광 테마코스가 될 듯해 보입니다.

슬로시티 방문자센터에서 멀지 않은 이안면에 위치한 '녹동귀농마을' 이라는 곳으로 향했는데, 채 30여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기도 합니다. 시셋말로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한꺼번에 모아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명주박물관과 녹동귀농마을 일대일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북 상주시는 '슬로시티'는 익히 알려져 있는데, 상주시 전체가 슬로시티가 지정된 것이 아니라 이안면과 함창읍 그리고 공검면 3개 도시가 슬로시티 핵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녹동귀농마을에 도착하니 슬로시티를 연상케하는 달팽이 모양의 조형물이 마을 어귀 이정표를 장식하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디겠지만, 이곳 녹동귀농마을에 오게 되면 자연스레 발걸음을 늦출 수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기만 합니다.

빠른 것이 모두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자연의 풍경앞에 서 있게 되면 언덕너머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들녁에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데, 정지되어 있는 시간만큼 복잡했던 머리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 겁니다.

자연의 변화 한가운데 서 있으면 사람이라는 존재는 작아지게만 느껴질 뿐이예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첨단 기기로 통신하고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현대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태양의 강렬함으로 노랗게 익은 벼이삭들이 만들어놓은 황금색의 들녁은 인간의 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도 합니다. 물론 들판을 개간하고 농토를 만들어놓은 것은 인간이지만, 이삭을 고개숙이게 만드는 것은 적절한 태양볕과 바람 그리고 여름한철에 시원하게 쏟아진 비에 의한 소산물이니까 말이예요.

인간이 위대하다 하지만 자연의 변화 한가운데 서 있게 되면 고개를 숙이게 되는 건은 당연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녹동귀농마을 어귀에서 바라본 황금들녘의 풍성함은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장관이기도 했었습니다.

상주시 이안면에 위치하고 있는 녹동귀농마을은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모여 귀농의 꿈을 일구고 있는 귀농인마을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30여가구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였는데,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도심의 전원주택에서나 볼 수 있었던 특색있는 가옥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을 앞에서 서서 가옥들을 바라보면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이곳 귀농마을에서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곳의 가옥들은 귀농인들이 직접 설계해서 자신들만의 특색있는 가옥들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귀농마을로 들어서기 이전에 황금소 마을이라는 지역교류센터가 있는데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황금소 마을 지역교류센터는 도농교류와 농촌체험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는데, 수용인원이 40여명으로 식당과 세미나실, 숙박룸 등이 있습니다.

녹동귀농마을에 인접해 있는 곳에는 분도요와 홍로요의 도예촌과 도자기 공방이 위치하고 있는데, 산쪽으로 올라가게 되면 상안사가 인접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상안사는 676년에 창건된 조계종 산하의 전통사찰로 석불입상과 석불좌상 등의 불교 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귀농인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녹동귀농마을은 잘 정돈되어진 대로와 대로 양쪽으로는 특색있는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같은 모습입니다.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는 대로를 따라 걸어가게 되면 길 양쪽으로 세워진 가옥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가 있을 거예요. 집집마다 넓지막한 마당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을 키우고 있었고, 길가에는 계절을 알리는 꽃들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한 방문한 듯한 아기자기함이 깃들어 있는 모습에 들고있던 사진기의 샤터를 연신 눌러도 보게 되는데, 어디 곳에 초첨을 맞추어도 작품사진이 나올것만 같은 풍경이기만 합니다. 사진은 찍을 줄을 알지만 정작 작품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한 풍경이었습니다.

외부에서 전해지는 편지를 담아두는 우체통이 집집마다 마당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빨간색 우체통은 영화속에서나 나올법한 모습에 한참이나 시선을 빼앗기도 했었어요. 어디에선가 숨어서 카메라를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만치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걸음도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모델이 된 듯한 캣워킹으로 걸어도 보고 마을 정취에 빠져들게 되지요.

서울에서 20여년을 살아온지라서 도심의 복잡스러움이 이제는 익숙해졌을 법도 하지만 가끔은 복잡한 도심보다는 한적한 마을에서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빠져보기도 합니다. 특히 승용차를 몰고 복잡한 도심을 운전하다 보면 10여킬로미터를 한시간이나 소요하는 대장정으로 짜증스러운이 몰려들기도 하지요. 녹동귀농마을의 한적한 마을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게 되면 절대로 과속할 수는 없을 거예요. 어쩌면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기어갈만치 저속으로 차를 몰게 될 듯해 보여요.

하지만 왠지 녹동귀농마을에서는 자동차의 요란스러운 엔진소리마저도 소음으로 들릴 듯해 보입니다. 특히 방문했었던 날의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날씨여서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순백의 구름이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구름마저도 귀농마을의 인테리어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어느 귀농인의 마당일지 옹기를 화분삼아 인테리어를 멋스럽게 한 모습에 사진기를 들이대 봅니다. 마치 사진기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하기만 한 풍경에 취해보면서 오후의 나른함을 즐겨보기도 합니다.

가로수로 심겨져 있는 감나무에는 대봉이 익어가고 있었어요. 곶감의 고장답게 상주에는 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멀리 회색구름들이 몰려와 금새라도 소나기가 내릴것만 같았지만 산책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어쩌면 방문을 환영한다는 가을 하늘의 배려가 아닐까 싶어요.

조그마한 집안 덧밭에는 손수 키운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가옥들과 어울어려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여지기만 합니다. 직접 재배해서 아침마다 싱싱한 야채와 채소들을 식탁위에 올려놓을 것을 상상해 보니 군침이 절로 나기만 합니다.

산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테라스를 목조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가옥앞에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소식을 기다리는 것일까요? 다락방 유리창문이 꼭 올라가보고싶게 만드는 예쁜 모습에 빠져들게 되네요. 다락방에 누워서 마당을 내려다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깊어가는 가을이라서 연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을 광경을 보진 못했지만, 넓은 연꽃습지는 갈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지산리의 백련단지와는 규모면적으로는 다소 작겠지만 녹동귀농마을의 소박함만큼이나 연꽃습지도 그림같은 풍경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연꽃이 피어나는 7~8월에 녹동귀농마을을 찾게되면 아마도 푸른 연빛과 연꽃은 마을 어귀의 진풍경으로 탄생될 듯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원주책과 같은 특색있는 가옥들과 더불어 연꽃습지는 녹동귀농마을의 대표적인 볼거리가 되겠지요.

도예가 분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곳이 이곳 '녹동귀농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파랗게 생기를 찾은 연꽃밭을 거닐며 사각정안에서 차한잔을 마시면 시간이 잠시 멈추는 감흥에 빠져들게 될 것만 같아요. 사방이 소박함과 현대적인 모습들로 채워져 녹동귀농마을에서는 마치 시간이 잠시 머물다가 지나쳐 가는 듯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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