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인에 급물상이 타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11회를 보면 두 여자 주인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랑때문에 상처를 받게 될 운명의 두 주인공이 천해주(한지혜)와 장인화(손은서)인데, 각기 서로 엇갈린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에서 천해주는 어린시절 아버지 홍철(안내상)과 함께 울산으로 오게 되고 두 남자를 만났습니다. 창희(재희)와 강산(김재희)이었지요. 두 남자 중 창희와 사랑하는 연인관계로 성장하게 되었는데, 강산 또한 해주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강산은 미국으로 건너가게 됨으로는 삼각관계가 유보되기는 했지만 15년이 지나서 다시 재회하게 되며 재희-해주-강산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해주에게 강산은 그저 '뻥쟁이'이라 그저 좋은 오빠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재희는 어린 해주네를 보살펴주었는데, 아버지 기출(김규철)의 눈을 피해서 연락하며 지내고 연인관계로 발전한 사이였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장인화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강산을 좋아해 오리지널 일편단심 한 남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올인하고 있는 주인공이지요. 그런데 어머니 금희(양미경)의 돌발스러운 외식 자리에서의 발언때문에 창희와 결혼하게 될 운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장도현(이덕화)에게 창희는 과거 집사의 아들이 아니라 회사를 보다 키울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해줄 든든한 사람이었습니다. 검사가 된 창희는 여러모로 사업적인 걸림돌들을 제거해낼 수 있는 역할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법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아낼 수 있기에 장도현은 딸 인화와의 혼사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고로 강산-인화-창희의 삼각관계 역시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 여주인공 중에서 누가 과연 비련의 여주인공이 될지 생각해 보았어요. 재희와 강산이라는 두 남자를 두고 해주와 인화의 사랑은 누가 더 아픈 상처를 안게 될지 주목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모두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에는 애초부터 어긋나 있는 모습인지라 누가 먼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터뜨리게 될까 싶어요.
창희의 아버지 기출은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가 아들입니다. 가난하고 장도현이 무섭기도 했기에 종처럼 살아왔지만, 창희가 검사가 됨으로써 사람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무시를 당하던 장도현으로부터도 더이상 하인취급을 받지 않을 수 있을 뿐더러 금희에게는 자신의 아들과 인화를 결혼시키면 어떨 것이냐며 인간적인 대우를 이제서야 받고 있습니다. 감히 꿈에도 꿀수 없었던 장도현 회장과 사돈지간이 된다는 것은 장도현 회장의 천지조선을 손에 쥘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비록 장도현에게는 장일문(윤종화)이 있지만, 검사인 자신의 아들의 능력이라면 능히 천지조선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으리라 꿈꾸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화와 자신의 아들 창희와의 혼인사이에 걸림돌이 등장했습니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창희는 해주를 몰래 만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해주는 장도현의 부인이 된 금희의 진짜 딸이기도 했었는데, 그 때문에 해주네를 멀리 보내었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쉽게 기출의 마음대로 막아설 수 잇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헤어져 있던 해주와 창희는 연락을 주고받고 급기야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었지만, 천우신조와도 같은 창희와 인화와의 결혼을 기출은 놓칠 수가 없습니다. 해주와의 관계를 막아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인화와 자신의 아들 창희가 결혼하게 된다면 장차 천지조선의 후계자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욕심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기출은 해주에게 절대로 창희와 만나서는 안된다며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해주의 존재는 아들 창희에게 걸림돌이나 다름없었지요. 비록 창희가 대한민국의 검사이기는 하지만 장도현의 사위가 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을 얻게 되는 것이니 빈털털이 해주와의 교체따위는 창희의 성공에 걸림돌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인화는 오로지 한 남자만을 바라보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강산을 보고 좋아했었는데, 20년이나 한결같이 한 남자 강산만을 좋아합니다. 오죽했으면 미국으로까지 건너가 강산이 공부하는 데까지 쫓아갔을까요. 강산의 집안과 자신의 집안에 대한 원수관계를 알고 있음에도 인화의 사랑은 여간해서는 포기가 없어 보입니다. 장도현과 강대평(고인범)의 원한으로 두 집안은 원수의 집안이 되었지만 인화는 여전히 강대평에게 찾아가고 자신있게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강산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요.
생각해보면 가장 쉬게 강산이 원수를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인화와의 결혼이나 혹은 인화의 사랑을 이용해 장도현을 무너뜨릴 수 있을 법해요. 강산이 나쁜 남자였다면 인화의 마음을 이용할 수 있으련만 그렇지 않았지요. 장도현과의 대결을 정공법을 택하며, 숨어서 뒤를 엿보기보다는 장도현에게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경계를 풀게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니다. 선박 감독관이 되어 나타난 강산은 장도현에게 적개심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히려 우호적인 관계를 내세워 앞으로 자신이 싸울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모습이었어요.
11회에서는 장인화가 앞으로 비련의 여주인공이 될 운명이 예고되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강산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아버지 장도현 회장으로 인해서 회사가 문을 닫게 된 강대평에게 찾아가 강산의 거주하는 오피스텔을 알아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와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있는 강산의 주소를 모르고 있던 인화는 강산의 할아버지 강대평에게 의미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강산과 자신의 사랑앞에 강대평과 자신의 아버지인 장도현의 원한관계는 어른들의 일일 뿐이며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관계가 될 법한 강산과의 사랑에 대한 확고한 현대적 여성의 사랑관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인화가 강산의 오피스텔을 알게 된 것을 보면 짐짓 강대평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을 듯 합니다. 회사를 망하게 한 원수인 장도현에게 복수를 꿈꾸고 있는 강대평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장도현 회장에게 복수하는 일념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니 복수는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를 재건하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있지요.
강대평에게 인화는 '자신과 강산이 결혼하게 되면 천지조선을 손에 넣을 수 있을텐데...'라는 무서운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강산의 할아버지와의 얽혀있는 원수지간 인연을 이해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강대평의 편에 설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었지요. 인화의 말 한마디는 강대평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여지기도 해요. 인화와 결혼하게 되면 복수의 단계가 보다 빨라지게 될 수 있으며, 인화역시 그 복수에 대해서도 동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으니까요. 사랑을 위해서 가족까지도 버릴 수 있는 인화의 사랑이기도 했더군요.
강산의 오피스텔을 알아내게 된 것을 보면 강대평은 인화가 말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두 사람간에 모종의 계약이 성사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20년과 15년. 인화와 해주의 사랑은 그렇게 성장의 시간을 겪고 진행형이 되어 있었는데, 강산에 대한 20년간에 걸친 외사랑 인화와 15년에 걸친 연인간의 사랑 해주는 운명이라는 가혹한 시련이 두 사람의 사랑을 갈라놓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지요. 서로 선택하지 않은 운명으로 치닫고 있다는 말이지요.
인화와 창희의 결혼은 이미 알려져 있는 드라마 전개상의 한가지 사실입니다. 정략적으로 이루어질 인화의 창희의 사랑으로 해주-강산-인화-창희의 사람이 소용돌이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여지네요. 사랑을 잃은 혹은 사랑이 없는 사랑이 네사람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주와 창희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창희에게 아버지 기출은 최대의 아킬레스 건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관계인 일문에게도 무시당하는 수모를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수차례 장도현 사장의 집에서 나가서 살자며 하소연을 했었지만, 아버지 기출은 장도현 사장이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진심을 다해 해주를 사랑하고 있지만, 창희는 결국에는 해주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까닭이 아버지 기출에게 있을 거예요. 언젠가는 아버지도 허락하게 될 것이라는 해주의 말과는 달리 해주와 창희의 사랑은 위태롭기만 해 보이지요. 힘을 가질 수 있는 기회, 장도현 회장의 막강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는데, 창희의 아버지 기출은 버릴 수가 없을 거예요. 아들인 창희가 장도현의 딸 인화와 결혼하게 된다면 과거 집사와 주인이라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장도현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는 그릇된 야심을 품고 있는게 기출일 거에요.
기출의 방해로 해주는 결국 창희를 놓아주기로 결심한 모습이더군요. 헌데 드라마 상에서 15년이나 좋아했던 관계를 단지 문자한통으로 정리해 버리는 모습은 어설프게만 보이기도 한 장면이었습니다. 아버지 기출의 간곡한 부탁이라고는 하지만 창희와의 사랑이 너무도 쉽게 끝나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뺨까지 때리던 기출은 돌연 해주에게 무릎을 꿇으며 창희와의 관계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었지요, 해주가 먼저 창희를 놓아주면 인화와의 결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예요. 창희와 해주의 순애보같은 사랑의 서막이 시작되려는 순간이기도 한데, 해주의 결별소식을 받게 된 창희는 해주의 결정을 수긍하지는 않을 겁니다.
절대 헤어질 수 없는 해주와 창희의 사랑과 더불어 인화의 강산에 대한 외사랑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집안의 정략적인 이해관계로 인화는 창희와 결혼을 하게 될 운명을 맞게 되었지만, 인화는 창희를 사랑하거나 좋아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집사의 아들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게 아버지인 도현은 창희와의 결혼을 입에서 꺼내고, 어머지 금희도 창희와의 혼담을 이야기 합니다. 자신의 결정과는 무관하게 인화의 결혼은 철저히 장도현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이 들기도 해요. 사업적으로 든든한 뒷배가 될 검사사위를 얻게 될 장도현으로써는 딸 인화가 창희와 결혼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일이지요. 특히 사업상에서 어려운 일들이 닥칠 때마다 창희는 재벌이상의 권력으로 큰 힘이되어 주고 있으니 다른 그룹의 아들보다 더한 사윗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도현의 진짜 속내가 보여졌었던 11회였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는 어쩌면 딸 인화마저도 수단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들 일문이 금희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도현은 아들에게 화를 내면서 '누가 너의 엄마냐'고 호통을 쳤습니다. 일문은 동생 인화와 창희와의 결혼을 이야기했던 어머니 금희가 미웠다고 말했는데, 장도현은 일문에게 창희는 존재를 '애완동물'로 비유하더군요. 정말 무섭기가 이룰데가 없더군요.
해주와 인화 모두가 사랑에 상처받을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과연 두 여주인공 중에 누가 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될까요? 인화는 사랑하지도 않는 상대와 정략결혼을 하게 될 운명앞에 놓여있습니다. 더욱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처지지요.
해주역시 인화와 비교한다면 비련의 여주인공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창희와의 사랑은 아버지 기출의 방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습니다. 헌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해주보다는 인화가 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화는 창희와 결혼하게 될 운명인데, 창희는 여전히 해주를 향한 마음을 버리지 않을 테니까요. 결혼하게 되지만 인화는 불행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요. 그렇지만 해주에게는 강산이 있습니다.
15년과 20년의 사랑. 해주와 인화의 사랑 중에 누구의 사랑이 더 아프게 그려질 것인지에 따라서 드라마 <메이퀸>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판가름나게 될 겁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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