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몸보신이나 한번 하러가자~~ 오계 먹으러~~"

"오골계? 좋지"

"오골계는 무슨....오계다 오계!!"

"오계???"

뜻밖의 말이었습니다. 먹거리 찾아다니는 친구가 느닺없이 전화를 걸어와 오계를 먹으러 가자는 말에 고개가 갸우둥거리기만 했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보양식으로 오골계라 말한 것이었는데, 오골계가 아니라니 좀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었지요.

겉모습에서 뿐만 아니라 뼛속까지 검은 빛을 띤다고 해서 붙여진 대표적인 보양식이 오골계라는 게 있습니다. 서울 외곽의 경기도의 한적한 맛집을 통해서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보양식인 오골계는 익히 알고 있을 법합니다. 여름철 복날이 되면 특히 인기를 끄는데 삼계탕인데, 그보다 한단계 더 인기있는 보양식이 오골계탕이 될 듯 싶어요.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이 흠이지만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기도 하지요.

그런데 오골계가 아닌 오계라니....

특별한 일정도 없고해서 드라이브 겸 오랜만에 친구차에 동승해서 시골로 향했습니다. 보양식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서울에서 출발해 3시간 남짓 걸린 듯 합니다. 톨게이트를 지나고 경부고속도로를 타다가 중간에 논산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는데, 고속도로를 지나서 한참을 국도따라 외진 곳에 도착했지요. 한눈에 보기에도 멋스럽게 보이는 오래된 나무 두어그루가 마당 한가운데 버티고 마치 식당의 수호신인 양 손님들을 반기는 식당이었습니다.

'계모의 행복한 밥상'이라는 식당이름이었는데, 하필이면 왜 계모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의아하기도 하더군요. 계모라는 단어가 그리 기분좋은 느낌은 아니기 때문이었지요. 장화홍련이나 심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이야기속 계모는 악독하고 욕심많은 심술쟁이로 인식이 많기에 언뜻 식당이름을 올라다 보고는 의아스럽기만 했습니다.

"계모? 이름 한번 특이하네?"

"그치? 나도 처음에 그리 생각했는데, 맛은 좋더라 계모 밥상 한번 받아봐 ㅎㅎ"

"그런데 오계는 뭐냐?"

재차 물어보는 질문에 친구는 성큼 식당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주인장은 너스레한 웃음으로 상차림을 해 주었는데, 친구녀석은 몇번 이곳을 찾은 듯 보였어요. 상차림이라고 해야 그다지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내오는 것이 아니라 계란으로 보이는 장조림과 김치 양파을 조림한 것과 나물이 전부였었습니다.

"여기 오골계가 맛있다고 하던데요..."

내 말을 듣고는 주인은 살짝 웃으면서 말해 주었습니다.

"오골계가 아니라 오계라고 불러요. 연산 오계."

연산 오계는 천연기념물 265호로 국가지정사육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시더군요. 잠깐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오골계라고 잘못 불려온 천연기념물 265호 연산 화악리의 오계가 최근 본디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까마귀(烏)처럼 ‘뼈(骨)가 검다’는 뜻을 가진 오골계는 원래 흰 솜털로 덮여 있으되 뼈가 새까만 일본오골계(실크오골계)를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깃털색은 물론이고 뼈와 피부, 눈, 발톱까지 온통 새까만 한국의 검은 닭 이름은 오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오계를 길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는 고려시대 문인이자 학자였던 제정(霽亭) 이달충(李達衷 1309~1385)의 문집인『제정집』에 오계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합니다. 제1권 「신돈 이수(辛旽二首)」라는 시의 두 번 째 수에 “누렁 개와 검은 매는 진실로 꺼리는 바이고, 검은 닭(烏鷄)과 흰 말(白馬)은 이 어찌 행운인고”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의 협주에 “신돈이 나이 들어 검은 닭과 흰 말을 먹고 정력을 보충하는 약으로 삼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간혹 한국 오계의 원산지가 동남아시아라거나 중국 혹은 일본에서 전래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토종으로서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이는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오골계는 각기 우리 오계와 품종과 생김새가 다릅니다. 신돈이 살았던 때를 기준 삼아도 7백 여 년 넘게 우리나라에서 살았으니 오계를 이 땅의 토종이라 불러 마땅하겠습니다.

저희 집안에서는 亨자 欽자 쓰시는 5대 조부께서 연산의 특산품으로 조선 철종임금께 진상한 기록이 있고, 그로부터 6대 째 저희 가족들이 연산오계의 혈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1974년 작고하신 제 조부께서는 1968년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나의 부친께서 고종임금께 마지막으로 진상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부에서는 1980년 연산오계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초대 지정사육인이셨던 제 선친께서는 2002년 돌아가시기 전 (주)농업회사법인 지산농원을 세워 지정사육인 지위를 인계하시고 전 재산을 오계에게 상속하셨습니다. 지산농원이 선조들의 뜻을 받들어 이 땅의 소중한 자연유산인 연산오계를 지키고 후세에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계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셔서 그제서야 오골계와 연산 오계의 차이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어지기 때문에 식용으로 사용되는 개체수도 엄격하게 관리되어지고 있는데, 일종에 정해진 수량만큼만 요리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미리 예약을 해서 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겠지요.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는데, 일반적으로 일년에 두어번은 오골계탕을 서울 외곽에서 먹곤 했었는데, 연산 오계는 국물에서뿐만 아니라 오계의 껍질이 짙은 검은색이 눈길이 갔었습니다. 황기를 넣고 끊인 육수여서인지 황기냄새가 코를 자극했었는데, 보양식이 이쯤은 되어야 보양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기질은 연하지가 않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릴 필요가 있을 법합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닭을 요리하는 삼계탕은 연한 닭가슴살이 일품이겠지만, 중닭을 요리하는 백숙요리를 맛보신 분들은 삼계탕에 사용되는 닭고기보다 살이 질기다는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연산 오계의 요리도 씹히는 맛이 있는 다소 질긴 느낌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맛에서만큼은 일품이더군요.

사진이고 나발이고 일단 먹고나서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은 시식을 흠~~

뼈에 붙어있는 껍질까지 검은 색을 띠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허벌나게 먹고 난 뒤에 초토화된 모습입니다^^ 뼈도 검은 빛이 나는 것이 보일 거예요. 발톱에서부터 뼈까지 검어서 까마귀를 닮은 오계탕이었습니다.

탕을 먹고 나니 죽이 나오더군요. 오계탕을 끊이면서 남은 육수로 만든 죽인데 죽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탕과 죽을 먹으니까 움직이기가 싫어지더군요. 한숨 자고 일어나면 딱 좋을 듯싶기도 하고요^^

"오랜만에 오셨으니 서비스로 하나 드리도록 할께요"

계란이 하나가 나왔는데, 바로 오계알이라고 하더군요. 계란과는 달리 오계란은 비린맛이 없어서 그냥 먹어도 상관이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먹어보니 비린맛이 나지 않고 가뿐하게 목넘김이 되었습니다.

가격도 꽤 비쌀 거라 예상이 들었는데, 비교적 1인분 치고는 저렴한 가격에 놀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울 외곽에서 맛보는 백숙이나 오골계 탕에 비해서 오계의 1인분 가격은 그리 비싸다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년수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많은데 3년된 연산오계가 가장 비싸더군요. 제가 먹은 것은 황기보탕이었는데, 한사람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었고, 특히 보양식으로 가격대도 높지가 않아 보였어요.

지산농원이라는 곳은 엄격하게 오계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오계를 알리고자 어떻게 사육되고 있으며 관리되어 있는지를 설명하는 안내팻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한적한 외곽에 자리하고 있어서 식사를 마치고 정자에 앉아서 커피한잔하면서 휴식을 취하기도 좋을 듯해 보였지요.

한눈에 보기에도 꽤 운치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데, 정자도 지어놓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연산 오계의 오계들은 모두가 자연에 방목하다시피 하며 키워지고 있는데, 풀을 뜯어먹기도 하고 땅속에 있는 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해서 땅을 파는 모습들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짙은 검은색을 띤 우두머리 오계가 경계를 서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지산농원을 보여주었는데는 일반적으로 우리에서 키워지는 식용용 닭 사육장과는 다른 모습이었지요.

경계를 이루는 그물이 대나무숲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그물 너머에도 몇마리가 방사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물을 넘어서 도망(?)을 친 영악한 넘들이지요.


지산농원의 <계모의 맛있는밥상>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인삼주에서부터 기념품까지 말이예요. 맛있게 먹은 오계탕을 집에 가지고 가서 먹고 싶다면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는데,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오계탕 뿐만 아니라 오계란과 토종간장과 된장 등을 포장해서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오골계는 많이 들어왔었는데, 오계탕이라는 건 처음 접했던지라 특별한 먹거리였기에 소개해 드리고자 포스팅을 남겨봅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은 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주말 아침에 출발해서 가게 된다면 충분하겠지만 이미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들 거예요. 출발하기에 앞서서 미리 예약하게 되면 더 편리하겠지요^^

오계와 오골계의 차이를 알게 된 특별한 경험이었는데, 철저하게 관리되면서 키워지고 있다고 하니 맛이 더 좋게만 느껴졌어요. 연산오계 특별한 상차림 한번 받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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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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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속까지 까만 오골계는 볼때마다 신기한듯 합니다! ^^
    맛있는 포스팅 잘 보고 가요~

  2. 넘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구경 잘하고 갑니다 ㅎㅎ
    다음에 또 놀러올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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