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인기드라마인 '해를품은달'에서 성인연기자들의 연기력에 잣대를 들이대게 만들었던 아역배우 김유정이 새로운 드라마 '메이퀸'에서도 존재감을 무색케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5회와 6회는 무척이나 빠른 템포로 흘러갔는데, 어쩌면 아역시절을 빠르게 전개하고 성인으로 넘어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나갈 것으로 추측이 되기도 해요. 사실 전체적인 극중 주인공이 아닌 어린시절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드라마의 성공에도 적잖게 단점인 요소를 지니기 때문이지요. 아역이 뜨면 뜰수록 성인연기자들에게는 부담감이나 혹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아역에서 성인으로 옮겨간 과정에서의 괴리감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메이퀸> 5회와 6회는 해주(김유정)와 홍철(안내상) 부녀의 사랑이 절절하게 그려진 모습이었습니다. 기출(김규철)에게서 과거에 받았던 돈으로 천병장은 배를 샀었고 짧았었찌만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던 듯 예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6회에서 천병장이 삽시간에 가난하게 된 데이는 사건이 있었더군요. 소유했었던 배가 잘못해서 다른 배와 사고를 일으켰던 가 보더군요. 그 때문에 사채빚을 지게 되었고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었습니다. 가진 것 하나없는 집안형편이었지만 기출에게서 떠밀려 키우게 되었던 해주에 대한 홍철의 사랑은 직접 낳아서 키운 아버지의 사랑을 뛰어넘는 부성으로 가득하기만 했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갓난아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온 홍철에서 한마디 설명도 듣지 않고 키웠던 달순(금보라)은 홍철이 밖에서 낳아 데리고 온 아이라 짐작하고 갖은 구박을 했던 것이구요. 해주에 대한 출생의 비밀을 달순에게 조금이라도 설명해 주었더라면, 적어도 자기자식이 아니라는 말만 했었더라도 해주가 달순에게 모진 구박을 받지는 않았을 수도 있을 터인데, 홍철은 아마도 해주가 자라면서 가짜 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파할 상처를 알고 있었던가 봅니다. 그래서 비록 달숙이 친엄마는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자기의 딸로 키웠던 듯 싶어 보입니다. 낳은 엄마는 모르더라도 자신을 친아버지로 알고 자란다면 어린 해주는 비록 한쪽 부모지만 아버지로 인해서 잘 자라지 않을까 하는 홍철이 깊은 사랑이 숨어 있었던 게지요. 아버지인 홍철의 바램대로 해주는 홍철을 친아빠로 생각하고 구김없이 자랐습니다. 비록 계모인 달순에게 갖은 고박에 식모살이까지 하면서 자랐지만, 아버지인 홍철의 사랑이 있었기에 밝고 당찬 아이로 클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모든 불행이 어느날 데리고 들어온 해주때문이라 여기고 있는 달순의 구박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로써는 가장 치떨리는 악녀의 모습이었을 거예요. 구박의 정도가 얼마나 심했던지 시청하는 내내 최고의 악역인 장도현(이덕화) 사장보다 더한 악역 포스마저 넘어서는 듯 보여지기도 했었습니다. 밥을 먹더라도 해주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인 달순의 마음에 들게 할까 늘 궁리하지만 달순은 해주를 오로지 식모 수준이하로밖에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말하는 것은 시궁창같은 욕설에 행동또한 거침없기만 합니다. 하다못해 해주가 알고 있는 사람들도 그다지 곱지않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었지요.
6회에서는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 모습이었는데, 바로 해주의 아버지인 홍철이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이었지요. 물론 기출에 의해서 일어난 계획된 범행이었지만, 기출은 홍철을 치고 곧바로 뺑소니를 치게 됩니다. 자신의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미리 차량의 번호판까지 바꾸었는데, 사고당시의 모습을 살펴보면 홍철을 죽이려 하는 순간에 기출은 핸들을 다른 방향으로 꺾으려다 예기치 못하게 사고를 낸 듯해 보이더군요. 일종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실행하는 순간 멈칫했었다는 것이죠.
홍철은 어쩌면 교통사고로 죽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되기도 해요. 해주로써는 자신을 사랑해주던 아버지를 잃게 됨으로써 외톨이나 다름없이 처지가 되는 것이겠지요. 특히 앞으로는 홍철을 대신해서 가족을 부양하는 소녀가장이 될 것으로 예상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순의 횡포는 더욱 높아져갈 것으로 예상되고, 오빠인 상태(김동현) 또한 해주에게는 늘 돈을 뜯어가는 양아치 오빠로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예상이 들기도 하더군요. 드라마의 공식으로 본다면 오빠인 상태는 해주에게 든든한 오빠가 되어야 하는데 어머인 달순과 함께 있는 모습을 유추해보면 든든한 오빠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동생을 구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양아치로 성장해가지 않을까 싶어 보이더군요.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친 해주의 아버지인 홍철이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되는 부분입니다. 홍철은 해주를 데리고 오랜만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게 되는데, 마치 자신의 유언을 전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자신이 없더라도 언제나 늘 자신이 곁에 있으니 밝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유언같은 거 말이지요. 부녀의 사랑이 어느때보다 깊게만 느껴지던 장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보면서 슬프게만 느껴지더군요. 곧 닺칠 비극이 예상되었기 때문이었지요.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놓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나 인물들간의 대립구조를 차츰차츰 만들어놓기 마련인데, 딸인 해주와 아버지 홍철이 바다로 나아갔었던 장면은 마치 자신의 유언을 전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그런 느낌때문이었을지 즐겁고 밝은 모습을 담고 있는 부녀이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둡고 암울한 모습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홍철의 죽음은 아마도 이미 예정되어져 있는 시나리오일 거예요. 해주-홍철의 부녀간의 사랑이 너무도 훈훈하고 정감이 넘쳐서 드라마 <메이퀸>의 애청자들은 배우 안내상을 '죽이지말라'는 댓글이 줄을 잇기까지 했었는데, 어느정도 시청자들에게도 홍철의 죽음은 예고되어 있었던 것이었지요.
기출은 장도현의 협박과 홍철의 고집으로 끝내 사고를 내고 말았습니다. 기출의 범행이 이해되는 부분이 6회에서 등장했는데, 장도현으로부터 도망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들인 창희(박건태)의 말처럼 따로 나가 살지도 못했습니다. 해주의 친아빠인 윤학수(선우재덕) 박사를 죽일 당시에 장회장에게 다쳤던 총상입은 한쪽 다리는 언제나 쑤시고 아픕니다. 다리의 통증은 달리 말하면 장회장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윤학수 박수, 해주의 친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홍철을 사고사시키고 집으로 돌아온 기출은 총상을 맞은 다리의 통증을 느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지만, 기출이라는 인물에 대한 함축적인 성격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장도현의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알고 있기에 떠나자는 아들 창희의 말을 들을 수가 없는 힘없는 존재가 바로 기출이었지요. 창희는 힘없는 기출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희망이었는데, 장도현은 기출 혼자만을 협박한 것이 아니라 기출에게 아들을 담보로 협박하는 모습도 비추었습니다.
홍철이 사고를 당함으로 인해서 드라마 <메이퀸>은 본격적으로 아역배우들에서 성인연기자로 들어서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볼 수 있을 거예요. 기출이 만약에 머리를 다쳐서 죽지 않고 기억상실증이나 혹은 식물인간이 되는 설정이 된다면 아마도 시청자들의 열성에 힘입어서 살려두게 되는 상황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간혹 인기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일부 대본을 수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주와 홍철의 부녀간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모습이예요. 홍철이 죽게 되면 해주는 세상에 오로지 혼자 남게 되는 셈이 되니 그 상실의 깊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둡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해를품은달>이라는 드라마가 아닌 <구미호:여우누이뎐>이라는 드라마를 기점으로 아역배우 김유정은 사실상 아역배우의 반열을 벗어난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C의 사극드라마였던 <계백>에서도 잠깐 등장했었는데, 배우 김유정의 존재감은 여느 성인연기자보다 높기만 하다는 얘기지요.
드라마 <메이퀸> 6회에서는 아역배우 김유정이 아닌 연기자 김유정을 볼 수 있었던 회차이기도 했었습니다. 해주라는 캐릭터가 살아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연기자 김유정이 그토록 무섭게 캐릭터를 만들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기출의 행동으로 홍철은 트럭과 접촉사를 당하게 되는데, 김유정의 물오른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지요. 어린 나이때부터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했던 연기자의 연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해 보이기도 해 보이더군요. 아버지와 만나게 되는 반가움과 곧이어 이어진 트럭과의 접촉사고, 잠시동안 넋을 잃어버린 듯하다 멘붕되어버린 오열연기에 이르기까지 흔히 아역배우라 하기에는 연기깊이가 폭넓은 씬이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병원에 실려오게 된 뒤에 집으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손을 떨어가며 동전을 공중전화기에서 떨어뜨리는 두려움을 연기해내던 모습들은 오랜기간 연기해온 성인연기자들의 연기를 보는 듯하기만 했습니다.
홍철의 사고는 나비효과처럼 대단하게 퍼져나갔어요. 해주의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해주친구나 학교오빠들이었던 아이들은 모두가 자신들의 부모에게 병원으로 가자고 재촉했습니다. 창희는 해주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아버지 기출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는데, 인화(현승민) 또한 어머이인 금희(양미경)를 데리고 병원으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인 기출과 홍철. 잃어버린 딸과 엄마의 관계인 금희와 해주 그리고 그 모든 비밀을 알고있는 홍철의 관계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버린 것이었지요. 그렇지만 홍철과 기출은 왠지 끝내는 만나지 못하게 될 듯해 보이더군요.
6회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힘겹게 홍철이 병실안으로 들어온 금희에게 무언가를 가리키는 모습으로 끝이 났습니다. 어쩌면 홍철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도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 개인적인 예상으로 7회에서 홍철은 끝내 죽음을 맞게되지 않을까 싶기만 했습니다.
홍철의 죽음으로 주인공들의 아역시절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성인으로 교체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 보이더군요. 해주의 출생의 비밀을 끝내 홍철은 금희에게 알라지 못하고 말이예요. 하지만 금희와 홍철 그리고 해주가 한자리에 있게 된 모습은 극적인 장면이기도 했었지요. 비밀을 알게 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묻힐 것인가 하는 드라마 상으로는 극적인 장면이었으니까요. 홍철의 손짓 하나로 금희는 해주에게 새로운 시선이 싹트게 될 듯해 보였습니다. 홍철은 정신이 들고 옆에 있던 해주를 향해서 손가락을 가리켰는데, 금희가 병실안으로 들어온 것을 밝견하고나서였습니다. '불쌍한 내딸을 부탁합니다'의 제스처라기 보다는 '당신 딸이예요'라는 것을 금희에게 알리고 싶었던 제스처였지만, 말을 하지 않고 끝이 났지요. 홍철의 그같은 행동은 금희에게 해주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고편에서 보니 홍철이 가지고 있던 노란 아이옷이 발견되고 금희가 오열하는 장면이 보여지더군요. '왜 그사람이 이걸 갖고 있는 것이냐'며 장도현에게 오열하는 장면이 보여졌었는데, 어쩌면 홍철에 의해서 아기가 살해되었다는 혹은 아이를 주워 고아원에 입양보냈다는 등의 설명이 이어질 수도있을 거라 보여지기도 해요. 결국 해주에 대한 완전한 친딸찾기는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그로인해서 해주에게 후견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보입니다. 잃어버린 어린 딸과 똑같은 흉터를 지니고 있던 해주라는 아이가 혹시 자신의 딸이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겠지요. 그것이 노란 아기옷의 발견으로 점차 더 금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계기가 될 듯 싶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홍철의 사고는 금희와 해주는 물론 장도현의 악행에 크나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 같아요. 모든 것을 감추려 했던 기출의 행동이 오히려 일을 크게 벌이게 된 계기를 만든 것이었지요. 과연 금희는 자신의 딸을 알아보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사고로 해주와 헤어지게 될 것인지 다음주가 기다려지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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