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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닥터진21회, 카인과 아벨을 닮은 형제 '대균과 경탁'

by 뷰티살롱 201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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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해서 과연 역사를 바꿀 수가 있는 것일까요? 만약 세상이 어떤 법칙에 의해서 정해져 있는데로 흘러간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은 자신이 하기 나름' 이라는 말은 허무하기만 할 거예요. 이미 세상에 태어났지만 운명지어진 사람들의 인생은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정해진 수순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되니까요. MBC SF사극 주말드라마인 <닥터진>을 시청하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현재의 외과의사인 진혁(송승헌)은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 흥선대원군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의 사회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안동김씨의 세도정치가 극에 달하던 때였는데, 흥선군 이하응(이범수)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상가집 개처럼 살아가던 때였습니다. 그렇지만 진혁이 역사에 개입되게 됨으로써 죽어야 할 사람을 살리게 됨으로써 역사가 되틀리게 되죠. 안동김씨의 실권자인 김병희(김응수) 대감을 현대의술로 살려낸 것이 그 시초였습니다. 그렇지만 역사는 진혁이 현대에서 배운것처럼 흥선대원군의 집권기로 넘어가게 되고,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어찌보면 진혁이 막으려 했던 혁사, 바꾸려 했던 역사였지만, 진혁이 개입되어 틀어지는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서 제자리를 다시 찾으려 하는 반작용이 작용하는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법국(프랑스)의 함대가 조선으로 쳐들어오게 되는 신미양요는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진혁과 영래(박민영)가 막으려 했었고, 흥선군은 선교사에게 밀약까지 하면서 전쟁을 막으려 했지만, 도리어 전쟁은 안동김씨에 의해서 재현되었습니다. 막으려 했지만 막아서는 힘에 저항하는 다른 보이지 않는 반작용이 생겨난 듯한 모습이었죠. 진혁이 알고있던 역사는 바뀌어지지 않고 역사의 한 흐름으로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는 <닥터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인데,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과연 진혁이 현재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점일 겁니다. 특히 죽은 춘홍(이소연)의 말처럼 현재의 시간속에서 미나(박민영)이 병원에서 죽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과거에 살다 미래로 갔던 춘홍은 진혁에게 수술을 받아 살아난 아이였는데, 어떤 연유로 다시 과거로 돌아왔습니다. 진혁을 살리기 위해서 과거로 다시 돌아왔다는 춘홍의 말이라면 분명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일 거란 생각이지만 춘홍은 죽었습니다.

진혁과 영래의 러브라인보다 흥미진진한 모습이 안동김씨 김병희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양방대응일 겁니다. 줄곧 권력을 쥐기 위해서 조대비(정혜선)를 사이에 두고 왕위를 이어갈 후사 문제로 대립되었었는데, 서양 선교사와 흥선군의 밀약, 조대비와 안동김씨와의 밀약이 담겨있는 문서 쟁탈전으로 흥미진진한 맞수싸움을 벌였습니다. 장기판의 장군과 멍군을 오가면 두사람의 정치적인 대립과 권력의 주도권 싸움이 재미있게 그려졌던 모습이었죠.

아들을 왕위에 올리게 된 흥선대원군은 권력을 손에 쥐기는 했지만 완전하지는 않았지요. 여전히 안동김씨의 김병희 대감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반쪽짜리 권력만을 쥐고 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상으로 김병희가 죽었어야 했었지만, 진혁의 의술덕분으로 살아나게 된 것이 그 원인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진혁의 의술보다 더 강한가 봅니다.

진혁이 죽어야 할 사람을 살렸지만,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새로운 변화의 힘은 그것을 막아내고 그대로 흘러가게 하려는 반발력의 힘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법국의 군함을 조선으로 오게 만든 것은 흥선대원군의 천주교 박해가 원인이 아니라 안동김씨 김병희의 위협때문이었습니다. 조선이 넘어야 할 전쟁은 역사대로 흘러가게 된 것이지요.

김병희는 마지막 수를 쓰려고 했었지요. 바로 왕을 암살하고 새로운 왕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병희의 서자인 김경탁(김재중)은 흥선군에게 미리 사가로 나가는 왕의 행렬에 빈가마로 나가라고 전했습니다. 김병희 대감의 살수가 기다린다는 것을 알린 것이었는데, 경탁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흥선대원군의 편으로 완전하게 돌아선 듯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탁의 배신은 김병희의 계략이었습니다. 왕을 시해하려는 음모를 알려주게 됨으로써 사가로 나가려는 왕을 다시 궐안으로 향하게 했고, 왕을 호위하기 위해서 전 병력들이 배치하게 되었습니다. 허술해진 것은 다름아닌 왕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처소였었죠. 김병희는 이하응의 목숨을 노린 것이었죠. 하지만 불행해도 김병희의 마지막 수는 끝내 한사람의 배신으로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들 김병희의 적자인 아들 김대균(김명수)의 배신이었습니다. 숨막히는 흥선대원군과 안동김씨 김병희의 대결속에서 이중스파이 역할로 상대방을 오가면 줄기자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경탁의 모습은 이야기의 전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게 만든 최고의 반전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적자인 김대균의 배신또한 예상치 못했던 또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대균은 안동김씨 김병희의 적자였지만 하는 일마다 사고를 불러 아비인 김병희의 눈밖에 났습니다. 서인과의 밀거래를 통해서 금괴를 반입하기도 했었는데, 그 일이 커져 안동김씨의 존폐를 좌우하게 하는 사단을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서자인 경탁과의 비교에서도 단지 서자와 적자라는 차이 하나만 있었을 뿐, 항시 아비인 김병희에게는 꼴치거리에 화초에 기생하는 벌레만도 못했습니다. 늘 사고만 치고 뒷수습은 감당하지 못하는 행동을 보면 앞으로 안동김씨를 이어가게 될 후계자로 흥선군과의 싸움에서는 맥을 추지 못할만치 어리숙하고 미련한 인사이기도 했어요. 김병희가 죽었더라면 권력을 잡은 이하응이 안동김씨 세력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으련만, 진혁의 의술로 김병희가 살아나게 됨으로써 대립의 균형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김대균은 점차 서자인 경탁을 신임하는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고, 급기야는 아비인 김병희의 사후에 안동김씨를 이끌어나갈 후계자로 동생이자 서출인 경탁이 될지도 모를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특히 주위 사람들까지도 경탁에 대해서 입방아를 올리고 있었던 터라 김대균의 불안은 높아져만 갔을 거예요. 권력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인가 봅니다. 조선을 건국하고 형제의 난까지 일으키며 형제간에 칼을 맞대면서 피를 불렀던 과거 역사를 보게 되면 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세삼스레 엿보여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위치에 불안함을 느낀 김대균은 아비인 김병희의 마지막 한수에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사가로 나가는 왕을 다시 궐안으로 들이게 함으로써 모든 궐의 군대가 왕을 호위하는데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계산하고 흥선대원군을 치려했던 김병희의 계략을 오히려 흥선군에게 발고하게 되었습니다.

내부의 적이 대치하고 있는 적의 실체보다 더 무서운 법이죠. 안에서 깨져 조금맣게 균열이 간 항아리는 조그만 접촉에도 쉽게 깨어지듯이 적자인 김대균의 배신은 김병희에게 치명타를 안겨 주었습니다. 안동김씨의 권력을 쥐려 했던 김대균은 결국 아버지를 버린 패륜을 저지르면서까지 흥선대원군 이하응과 손을 잡았습니다. 권력의 무서움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김대균의 배신으로 운현궁에 잠입한 김병희와 김경탁은 도리어 위기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반전이었습니다. 흥선대원군을 따르려 했던 김경탁의 배신이 사실은 아비인 김병희의 계략으로 진행되었다는 점도 하나의 반전이었는데, 뒤통수를 친 김대균의 배신은 대박이기도 했습니다.

서자였지만 아비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며 스스로 주인의 말에 따르는 개처럼 살아가려 했던 서출인 경탁의 품에서 김병희는 마지막 돌파구가 없음을 알고 스스로 자결을 했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서 아비까지도 배신한 김대균의 배신과 스스로 개같은 인생을 자처한 경탁의 모습을 보니 흡사 <카인과 아벨>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서의 이야기처럼 형이 동생을 죽인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를 죽게 함으로써 죄를 지게 된 김대균과 마지막까지도 악인인 것을 알면서도 지키려 했던 경탁의 모습을 보니 <카인과 아벨>이라는 성서속의 형제가 떠올랐습니다.

안동김씨의 세력을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해서, 권력을 쥐기 위해서 김대균은 아비를 배신하고 권력을 잡게 되겠지만, 아비인 김병희만큼 머리를 쓰지 못할 겁니다. 즉 이하응과의 권력싸움에서는 새발의 피만도 못한 하수밖에는 생각지 못할 위인일 거예요. 달리 말하자면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의 붕괴나 다름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과 안동김씨 김병희의 오랜 싸움이 종결되고 이제는 마지막 한가지가 남아있는 셈입니다. 바로 진혁이 다시 현재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가 하는 점일 거예요. 법국 함대가 강화도를 점령하기 위해서 전쟁이 벌어졌고, 영래는 강화도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진혁은 영래에게 위기가 찾아오게 될 것을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춘홍이 죽어가면서까지 말했던 진실, 현재의 미나가 죽었다는 사실은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요? 미래의 미나가 죽었다면 현재의 조선에 살고 있는 영래또한 죽게 될 운명에 처한 것이나 다름없지요. 그것이 평행우주니까요. 어쩌면 미래에 살고 있을 미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마지막 강화도에서 일어나게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첫회에서 진혁의 병원에서 정체불명의 환자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의료품을 훔치고 옥상에서 떨어지려 했었지요. 그것을 만류하다 진혁이 대신 과거의 조선시대로 오게 된 것이었구요. 살려야 할 사람이 있다는 말은 어쩌면 영래를 두고 한 말이었을 거예요.

한가지 연상되는 점은 미래의 미나가 죽게 된 것은 어쩌면 과거속의 영래가 죽었기 때문일 거란 예측이죠. 병원에 난입했었던 환자는 어쩌면 경탁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경탁은 강화도에서 목숨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영래를 구하고자 현재로 타임러프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동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인물이자 한 사람인 영래와 미나는 죽지 않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과거속의 영래를 구해야만이 미래의 미나가 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결국 춘홍이 죽으면서 말한 진실은 아직 시간이 흘러가지 않은 것이라는 결론에 생깁니다. 강화도에서의 전쟁으로 영래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고, 그 위기의 관건이 미래의 미나가 살아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라 보여지더군요.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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