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 드라마인지, 아무리 퓨전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건 아니다 싶은 장면이기만 합니다. MBC 주말사극드라마인 <닥터진>은 환타지 사극이기는 하지만 역사적인 고증에 입각해서 진행되고 있는 드라마이죠. 조선의 와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 세도정치로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안동김씨의 세력다툼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익을 위해서 적이라 해도 손을 잡은 흥선군 이하응(이범수)과 안동김씨의 수장인 김병희(김응수)의 대결이 흥미진진합니다. 거기에 안동김씨의 세도를 꺾는데 앞장서고 있는 조대비(정혜선)는 이하응의 아들 명복을 왕으로 만들면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려고 합니다. 바로 풍양 조씨 일파를 등용함으로써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려 하고 있죠. 이하응과 안동김씨 그리고 풍양조씨라는 세력의 3파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는 모습은 사극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래에서 온 의사 진혁(송승헌)의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사극드라마의 유형이라는 느낌에서 벗어나 완전히 환타지라는 장르가 되어버리기도 하지요. 드라마의 장르상 사극환타지라는 부분인지라 딴지를 걸려는 것은 아니지만, 진혁의 복색을 볼 때마다 '사극도 아니요 환타지도 아닌 요상한 드라마가 되어 버리고 마는 현상'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미래에서 왔기에 짧은 머리를 영래(박민영)의 도움으로 말총으로 길게 만들었기는 했지만, 조선사회의 일반인의 모습이 아닌 왠지 다른 나라의 사람처럼만 보이는 것도 문제점이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말총으로 묶었든 간에 상투를 틀고 조선시대의 복색으로 변신했더라면 그나마 덜 이질감이 들만도 하건만 드라마속에서 진혁은 시종일관 같은 복색으로만 등장하고 있지요. 사실상 드라마가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드로 방영했다면 그에 따르게 마땅히 복색또한 바뀌어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데 말이예요.

 이하응의 계략으로 명복은 조선의 왕이 되었습니다. 문무백관들이 즉위식에 참석했는데, 진혁 또한 즉위식에 참석했었지요. 헌데, 진혁이 서있는 곳을 보면서 혀를 차게 되었습니다. 문무백관들이 모여있는 곳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곳이 아니지요. 하다못해 왕과 관련된 왕실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품계에 따라서 신료들이 서 있는 위치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정1품과 2품이 서있는 위치가 각기 표시되어 있으며, 낮은 단계인 종1품의 관직을 가진 신하가 서있는 곳 또한 다릅니다. 이는 조선사회가 품계에 의해서 이루어져 있는 양반사회임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한데, 복색또한 벼슬에 따라서 다릅니다.

하지만 진혁은 조선시대에 어떠한 관직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단지 내의원에서 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을 뿐이었죠. 품계로 따지자면 어의의 아랫사람 정도로 분류될 수 있는 직급에 있는데, 진혁은 어떠한 복색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사모관대또한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조선시대는 예법을 중시여기는 사회였습니다. 하다못해 낮에 벗이 집으로 방문하더라도 의복을 갖추며 벗을 맞이할 정도로 복색에 관한한 예법을 따르는 사회이기도 했었습니다. 허나 일반 백성들의 경우에는 달랐겠지요. 먹고살기가 어려운 일반 백성들이야 복색에 관한한 양반들의 예법을 따르지는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고종의 즉위식은 크나큰 국가의 대사입니다. 신료들은 사모관대를 정히 갖추고 왕을 맞는 자리에서 뜸금없는 복색으로 이하응의 바로 뒤쪽에 서 있는 진혁의 모습을 시청하고 있으려니 한국드라마인지 아니면 일본드라마인지 정체가 의심스럽기만 하더군요.

닥터진을 흥미있게 시청하는 한사람으로써 진혁과 영래의 러브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흥선대원군과 조대비 그리고 김병희의 대립구조가 주는 긴장감과 전개에 관심이 갑니다. 지나간 역사의 한 사건을 토대로 미래에서 온 진혁에 의해 일순간 뒤바뀌어진 역사의 흐름을 제자리로 돌리려 하는 전개가 흥미롭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는 이하응이 안동김씨와 맞서는 것도 흥미로운 소재이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진혁의 복색만이라도 달리 설정했더라면 이같은 이질감은 덜 들겠지만, 애석하게도 17회가 방영되는 동안 진혁의 모습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진혁이 역사를 뒤틀리게 만들었다는 것도 그리고 역사를 제자리로 되돌리려 하는 노력도 어찌보면 한국적인 모습에서 벗어난 진혁의 의관때문에 이질감만 들더군요. 제작진은 애초부터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조선시대가 개방되어 있는 사회인지라 진혁의 모습을 의심하지 않는 것일까요?

영래는 천주교 신자로 이후 흥선군의 천주교탄압에 의한 희생양이 될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진혁은 자신이 돌아가야 할 운명을 알고는 흥선군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적어 건내주었는데, 어쩌면 진혁이 건네준 문서로 인해서 이하응은 천주교를 탄압하는 사건을 터뜨리게 될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하응의 아들 명복이 왕이 되기 위해서 옥쇄를 건넨 이가 바로 김경탁(김재중)이었는데, 김병희의 서자로 2중스파이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지요. 어쩌면 이하응에게 건넨 문서를 가로채게 됨으로써 전혀 다른 문서를 보게 되어 이하응이 천주교를 탄압하게 되는 사건으로 전개될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역사를 거슬를 때마다 혹은 과거의 일을 발설할 때마다 진혁의 머리속에는 사람을 닮은 종양이 커지고 있습니다. 역사에 개입하면 할 수록 혹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지요. 과거에서 만나게 된 영래는 미래의 미나(박민영)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지 점차 의혹만 커지고 있는데,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 뿐입니다. 바로 춘홍(이소연)이었죠. 하지만 영래가 어떻게 미래에서 과거로 오게 된 것인지는 진혁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춘홍이 지니고 있는 비밀은 드라마 <닥터진>에서의 가장 큰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수도 있어 보입니다.

명복이 왕이 됨으로써 이제는 안동김씨와 풍양조씨까지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이하응은 어떻게 난관을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진혁의 의술로 조대비가 총애하는 조카인 조씨부인(장영남)의 출산을 진료하게 되었는데, 이하응은 진혁의 의술을 이용해 종친들의 힘을 이용할 듯해 보입니다. 사극과 환타지를 넘나들고 있는 <닥터진>이 최소한의 복색이라도 고쳐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기만 하네요.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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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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