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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닥터진 6회 진혁, 역사의 뒤틀림을 이제야 깨달았나?

by 뷰티살롱 201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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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후에나 존재해야 할 물건이 만들어진다는 건 역사를 뒤바꾸는 일입니다. MBC 주말 드라마인 <닥터진>은 사실상 처음부터 모순의 연속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21세기에 있어야할 외과의사 진혁(송승헌)이 조선시대 말로 타임러프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칫 역사가 뒤바뀌어 버릴 수 있는 일이죠. 진혁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 그가 접촉하는 사람들이 진혁으로 인해서 죽어야 할 목숨이 연명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역사의 흐름을 뒤바꾸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스파이더맨>을 보게 되면 선택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피터파커는 돈을 벌기 위해서 밤에 열리는 파이터 경기에 뛰어들게 되죠. 가면을 쓰고 출전해 경기에서 우승하게 되지만, 약속했던 돈보다 적은 액수를 받게 되자, 경기장을 턴 강도를 그대로 놓아주게 됩니다. 잡았어야 했을 강도였지만, 피터파커는 제대로 된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어 앙갚음으로 강도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강도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파커의 삼촌을 죽이게 됩니다. 만약 피터파커가 강도를 잡았었다면 삼촌은 살았을 겁니다. 피터가 행동했던 것에는 결과적으로 좋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드라마 <닥터진>에서 진혁은 21세기 의술을 사용해 사람들을 구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괴질(콜레라)에 대한 정확한 치료법이 없었던 조선시대였던지라 진혁의 의술은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진혁으로 인해서 죽어야 했던 사람들이 살아나게 되고 그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세상의 조그마한 것들을 바꾸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변화는 비록 작겠지만, 진혁에 의해서 살아난 사람들이 열이 되고 스물이 된다면 그 파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진혁이 가지고 있는 의술을 사용해 사용할 때마다 자신이 역사를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습니다.

진혁은 좌의정 김병희(김응수)가 위급할 때에 뇌수술을 통해서 살려냈습니다. 또한 영래(박민영)의 오래비인 영휘(진이한) 또한 뇌수술로 목숨을 살려냈으며, 기생인 춘홍(이소연)을 인공호흡으로 살려내기까지 했습니다. 주팔이(이원종) 역시 진혁의 응급처치 덕분으로 목숨을 구제할 수 있었던 캐릭터입니다. 그렇지만 진혁은 자신이 사람들을 살릴 때마다 역사가 되바뀌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린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양심에 의해서 의술을 펼쳤을 뿐이었죠.

사람들을 만나고 접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시간은 어그러져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진혁은 조선시대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런 도중에 기방의 계향(윤주희)이라는 기생이 매독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는 페니실린을 제조하려고 합니다. 현대 의학에서 페니실린을 제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겠지만, 조선시대에는 페니실린을 만들수 있는 도구도 없었거니와 지식또한 전무했었습니다.

진혁이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만들려 했던 페니실린은 유럽에서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신약이었습니다. 과일이 썩을 때에 푸른 곰팡이를 원료로 약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조선시대의 의원들에게는 신기하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몸이 썩어가는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명약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조선은 물론 가까이있는 중국이나 일본 혹은 다른 나라에까지 전파될 수 있는 신비의 약이 될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매독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수은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몸이 호전되었다 느낄 수 있는 치료가 전부였지만 사실상 수은치료법은 사람을 죽게 만드는 처방이었습니다.

화타가 다시 환생한다 해도 당시의 치료법으로는 매독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계향을 살려야 한다는 진혁은 21세기에 가정에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는 푸른곰팡이를 이용한 페니실린을 제조하려 하고 있는 것이죠.

드라마 <닥터진>을 시청하면서 의아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21세기 의술을 행하면서도 조선시대에 진혁의 치료법에 대해서 양반들이 아무런 저지도 없었다는 것이 이상한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닥터진>이라는 작품은 일본드라마가 원작이다보니 등장인물이나 인물관계도가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할 겁니다. 그렇기에 김병희의 머리를 정으로 깨면서 뇌수술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죠. 김병희가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면 진혁에 의해서 살아나게 됨으로써 역사자체가 새롭게 바뀌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계향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진혁은 페니실린을 제조하게 되는데, 자신이 설계한 제조장비를 함박웃음지으며 바라보다 허광(정은표)가 던진 말에 순간적으로 자신이 역사를 바꾸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의학계를 68년이나 거슬러, 그것도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페니실린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은 일대 혁신이나 다름없는 대 사건이 될 수 있고,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될 수도 있는 혁신이 되기도 할 겁니다.

없어야 할 물건들이 조선시대에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스러운 일입니다. 진혁으로 인해 역사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혁은 허광의 말에 페니실린을 만드는 일을 중단하게 됩니다. 약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었죠. 계향이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맞아 들어가게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계향이 살아나게 됨으로써 그 시대의 인물들은 새로운 사건들에 연류되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기 때문이죠.

드라마 <닥터진>의 6회를 시청하면서 주목해야 할, 앞으로 흥미진진하게 될 모습이 기대되더군요. 진혁은 이제 사람들을 살리는 의술을 펼치는 것을 넘어서 또다른 의무감을 지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역사를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이죠. 흥선군 이하응(이범수)와 인연을 맺었지만, 진혁으로 인해서 죽어서는 안될 인물이 살아났습니다. 바로 고종 임금이었습니다. 도성에 괴질이 발병하고 이하응의 아들인 명복역시 괴질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명복이 죽게 된다면 조선의 역사는 다르게 변하게 될 것이고 21세기 역시 새로운 시대가 됩니다.

즉 진혁이 과거 조선으로 가게 된 데에는 필연과 우연이 동시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것이 진혁이 과거로 갔기 때문에 발생된 시간의 어그러짐인지는 모르지만, 역사의 흐름대로 지나가야 할 것이었지만, 반대로 진혁이 과거로 가야만 했던 필연또한 존재한다는 점이었죠. 조선시대로 타임러프를 한 진혁은 그 시대에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지닌 명의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인해서 반드시 살아있어야 할 사람들이 시간의 균열로 인해서 죽을 운명이 되기도 했던 것이죠. 안동김씨의 수장인 김병희역시 죽지 말아야 할 운명이었지만 진혁이 없었다면 죽었을 운명이었습니다. 역사를 거스리지 않고 진혁은 사람들을 구제해야만 하는 이상야릇한 상황이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21세기에 진혁의 약혼자였던 미나의 다른 모습인 영래나 영래의 정혼자인 김경탁(김재중)과의 관계역시 어쩌면 처음부터 어딘가 잘못되어 있는 관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그 시대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인물이 환생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 보였지요.

계향을 살리는 것을 포기한 진혁에게 이하응은 그깐 역사라는 것이 무엇이관데 사람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뜯어 고치면 되는 것이지 역사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입니다. 두려워 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지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죠.

흥선군은 과거의 사람이지만 진혁은 이미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살렸던 사람들은 살아있어야 했던 사람들이고 그들이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역사가 그대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계향으로 인해서 진혁은 그제서야 자신이 개입되게 됨으로써 역사가 뒤바뀔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즉 의학의 역사가 뒤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됨으로써 페니실린 제조를 중단하게 되었던 것이죠.

드라마 <닥터진>은 의학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역사라는 커다란 흐름역시 함께 지향해 나가야 할 드라마입니다. 이하응의 집권과 외세를 배척하는 쇄국정책까지 이어지게 되어야 하니까 말이예요. 계향으로 인해서 이하응은 김병희의 적자인 김대균(김명수)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양인과 거래를 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동김씨를 몰아내는 분노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계향과의 인연은 없어야 할 듯하기도 합니다.

단 하루를 사람답게 살기를 원하는 계향을 살리기 위해서 진혁은 아무도 모르게 페니실린을 제조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제조법이나 페니실린 자체도 계향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만 만들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그 시대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살리되 진혁은 역사가 어그러지게 됨을 경계할 듯하기도 하더군요.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더라도 그 사람이 살아있어야 할 사람인지 아니면 그 시대에 없어야 할 사람인지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의술을 펼칠 듯하더군요.

역사를 바꾸는 일,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는 하지만 현대의학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진혁으로써는 두가지를 모두 생각해야 합니다. 의사로써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동시에 지녀야 하기에 앞으로의 <닥터진>에서 진혁의 행보가 흥미롭게 전개될 듯해 보입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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